호랑이 형님

호랑이 형님

분류 문학 > 이상적인물형 > 효우(孝友)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한국구전 (5, 479)
• 내용 :
옛날에 강원도 어느 산골짜기에 모자가 살고 있었는데 가난하여 나무를 해다가 삼십 리나 되는 읍으로 짊어지고 가서 팔아 연명하고 살았다. 하루는 아들이 나무를 하다가 느낌이 이상하여 앞을 봤더니 호랑이가 있었다. 아들은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말이 생각나 덤벼들려고 하는 호랑이에게 “이이구, 형님” 이라고 하며 반가워했다. 호랑이는 이상해서 왜 자기를 형님이라고 하는지 물으니, 아들은 어머니가 전에 형님 한 분이 계셨다고 했는데 그 형님은 호랑이 탈을 쓰고 태어나 산에가 살고 있다고 늘 말씀하셨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아들은 형님을 만나니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고 했다. 호랑이는 그 말을 진짜로 믿고 아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사는지를 물었다. 그리고 다음부터 밤중에 노루나 멧돼지를 잡아다가 아들 집 마당에 두고는 했다. 그래서 그 아들은 나무장수를 그만 두고서 고기장수를 해 돈을 많이 모았다. 그런 후 어머니에게도 그 호랑이 얘기를 했다. 어머니는 밤에 ‘어흥’ 소리가 나거든 버선발로 달려 나가 눈물도 흘리고 퍽 반가워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이 나이가 차서 결혼을 시켜야 하는데 산골짜기에 둘이 살다 보니 신부를 구할 재간이 없어, 호랑이에게 얘기를 했다. 호랑이는 알았다고 하고 서울에 가서는 시집가는 정승 딸을 잡아왔다. 얼마 후 신부가 아들의 집에서 깼는데 아들을 보고, 호랑이에게 물려간 자신을 구한 생명의 은인이라며 시집을 왔다. 오륙년 흘러 아들을 둘 낳고 집을 새로 짓고 살고 있다가 아들은 호랑이를 찾아갔다. 혼인한 후에는 부인이 호랑이를 보면 안 되니 산에서 만나기로 한 것이다. 동생은 호랑이에게 처갓집에 가 보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겠냐고 물었다. 호랑이는 당나귀 가죽으로 자기를 씌워 주면 자기가 태워 가겠다고 하고 처갓집으로 출발했다. 처갓집에 가자 죽은 딸이 돌아왔다고 좋아 하였는데 그 집에는 예전에 혼례를 못 치룬 신랑감도 같이 있었다. 그 신랑감은 자기 신부를 뺏어간 아들에게 장기 내기를 했다. 이기면 동생이 색시를 돌려주고 지면 동생에게 천 냥을 주기한 내기였다.

동생은 부인을 빼앗길 수 없어 호랑이 형님에게 가서 사정을 얘기했다. 그랬더니 호랑이 형님이 장군 자리가 되면 ‘장군!’ 하고 소리를 질러라. 그러면 내가 가서 사람들을 놀라게 해 줄 테니 그 틈을 이용해 말을 바꾸라고 했다. 그렇게 해서 호랑이는 동생이 내리 세 판을 이기게 해 주었고, 동생은 돈 삼천 냥을 벌게 되었다. 동생 부부는 처갓집에서 며칠을 머물렀는데 장모가 좋은 집 하나를 장만해 줄 테니 같이 살자고 했다. 그러자 동생은 집에 노모가 계시니 노모가 죽거든 들어와 살겠다고 했다. 동생 부부가 다시 집에 돌아와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었는데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그걸 알리기 위해 산으로 가서 호랑이를 만났는데 호랑이는 마침 토끼를 잡아먹고 있었다. 동생은 호랑이에게 어머니가 돌아가신 사실을 알리고 호랑이에게 삼년간 육식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 뒤로 호랑이는 그렇게 하였는데 호랑이는 원래 육식을 하는 동물이라 풀만 먹고 살 수가 없어 야위어 결국 죽고 말았다. 동생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는 정말 친 형이 죽은 것처럼 슬퍼하며 장사를 지내줬는데 그 곳이 남산 어디쯤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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