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 친구

정승 친구

분류 문학 > 이상적인물형 > 효우(孝友)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관료
• 지역 : 기타
• 출처 : 한국구전 (6359)
• 내용 :
옛날에 우승상과 좌승상을 지낸, 김 승상과 이 승상이 있었는데 이 둘은 죽마고우로 벼슬을 하직한 다음에도 같은 곳에 살며 우의 좋게 지냈다. 이 승상은 국내 일을 보러 나가기를 잘 하여, 김 승상이 이 승상 집의 대소사도 맡아 보아주었는데 이 승상 집이 가난하여, 먹을 것과 땔감을 대 주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벼를 얼마를 주더라도 그 날 하루 먹고 나면 없어지는 것이었다. 며칠 먹을 것을 주어도 한 끼 먹고 이튿날 먹을 게 없어 굶고 있는 것이 이상한 김 승상은 이 승상네 집에 벼 한 섬과 나무 한 동을 보내주고 그 집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한 밤중이 되자 바람이 불며 이 승상네 집 위에 있는 하늘로부터 불빛이 내려와 벼와 나무가 올라가는 것이 보였다. 김 승상은 ‘자기 복이 아니면 남이 암만 도와주어도 소용이 없구나, 자기가 노력을 해서 살라고 하는 것이구나.’고 생각하고, 이제 이 승상네를 도와주지 않으려고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김 승상은 일부러 서울로 가 이 승상이 찾을 수 없게 하였다.

이 승상은 자신의 집에 대소사를 맡아주던 김 승상이 없자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며칠씩 굶게 되었다. 어떤 포수가 있어 사냥하러 산에 갈 때마다 이 승상네 집 앞을 지나다녔는데 며칠이 지나도록 그 집에서 밥하는 연기가 나지 않아 이상하여 이 승상네 집에 들어가 보았다. 이 승상 집의 문을 여니, 다섯 식구가 다 눈만 말똥말똥 뜨고 있었다. 포수가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보자, 이 승상이 밥을 못 먹고 굶어서 그렇다고 간신히 대답하는 것이었다. 포수는 자기가 가지고 있던 쌀로 밥을 해 그 식구들을 먹이고, 어쩌다 이리 굶게 되었냐고 물어보니 이 승상은 김 승상이 도와주다 안 도와줘서 그렇다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포수는 이 승상을 데리고 산으로 올라갔다. 산꼭대기에 올라간 포수는 총에 총탄을 재어 이 승상에게 주고는, “내가 산을 넘어 갔다 올 때까지 총을 지키고 있으시오, 그리고 호랑이가 나온다든지 하는 위험한 일이 생기기 전 까지는 절대 총에 손을 대지 마시오.”라고 하고 사라졌다. 이 승상은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기 전까지 기다렸으나 포수는 돌아오지 않았다.

총을 두고 떠날 수가 없던 이 승상은 밤이 되도록 총을 지키고 있었는데 갑자기 소리가 나며 호랑이가 나타났다. 호랑이는 할머니를 물고 있었는데 할머니를 공중으로 던졌다 입으로 다시 잡고 하면서 할머니가 죽기 전까지 가지고 노는 것 같았다. 이 승상은 호랑이가 나온 위기 상황인지라 총을 들고, 호랑이가 할머니를 공중에 전지고 입을 벌려 잡으려고 할 때 호랑이 입에다 총을 쏘았다. 호랑이는 펄펄뛰다가 죽어버렸고, 이 승상은 기절해 있는 할머니를 깨웠다. 이 승상이 정신이 든 할머니의 사정을 들어보니 할머니는 서울 동대문 밖에 큰 부잣집에 사는데 밤에 대변을 보러 나왔다가 호랑이에게 잡힌 것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이 승상은 할머니를 집에까지 무사히 데려다 주게 되었는데 부잣집 주인은 어머니의 목숨을 구해준 이 승상을 극진히 대접하여 집에 묵게 하였다. 이 승상은 집에 두고 온 식구들이 걱정되었지만 주인이 자꾸 잡는 바람에 삼 개월을 지내고 집으로 돌아갔다.

삼 개월 후 집에 가려니까 부자는 기대했던 것과 달리 노자 돈과 옷 한 벌만 해주고 이 승상을 보냈다. 이 승상은 섭섭하였지만 말은 하지 못하고 집으로 왔는데 이 승상의 집은 없어지고 김 승상의 집만 있었다. 그래서 김 승상의 집으로 가니 김 승상이 쫓아 나오면서 그동안 어찌 된 일인지 물었다. 이 승상이 그간 있었던 일을 말하고는, 김 승상이 말도 없이 가서 자신의 식구들이 다 굶어 죽었다고 원망했다. 김 승상은 이 승상에게 자신이 얼마나 이 승상을 도와주었는지 적어 둔 책을 보여주며, “인생의 길은 고난을 겪은 후에 승리하는 것이다.”고 말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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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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