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추

• 갈래 : 전설
• 시대 : 삼국
• 신분 : 왕족
• 지역 : 영남
• 출처 : 삼국유사 ()
• 내용 :
신라 제 29대 태종대왕은 삼국통일의 위업을 달성한 왕으로 이름은 김춘추이고, 각간 용수의 아들로 어머니 천명부인의 진평왕의 세 딸 중 하나이다. 태종이 즉위했을 때 한 백성이 머리는 하나인데 몸뚱이는 둘이고 다리는 여덟 개나 달린 돼지를 바쳤다. 점쟁이는 이것을 보고 “천하를 통일할 상서로운 징조입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태종의 부인은 김유신의 막내누이인 문명황후 문희인데, 두 사람의 결혼에는 김유신의 꾀가 크게 작용을 했다. 이전에 어느날 문희의 언니 보희가 꿈을 꾸었는데, 서악에 올라 오줌을 누었더니 서울 장안에 오줌이 가득 차는 것이었다. 아침에 동생 문희에게 꿈 이야기를 했더니,“ 언니 내가 이꿈을 살게.” 그래서 보희는 동생에게 비단치마를 받고 꿈을 팔았다. 그런 일이 있고 열흘이 지난 정월 보름날, 김유신은 집에 놀러온 김춘추와 함께 공차기를 하다가 일부러 춘추의 옷을 밟아 옷고름을 떨어뜨렸다.

유신은 옷을 꿰며 주겠다며 춘추를 데리고 안채로 들어갔다. 유신은 보희에게 옷고름을 달아 달라하니 보희는 “어떻게 사소한 일로 귀공자 옆에 가겠는가.”하고 거절했다. 그러나 동생 문희는 선뜻 나서서 옷고름을 달아주었다. 김춘추는 동생과 자신을 맺어주려는 김유신의 속셈을 알고는 그날부터 문희를 가까이하며 자주 왕래하였다. 그런데, 어느날 동생 문희가 춘추의 아이를 갖게 되었다. 김유신은 문희를 크게 꾸짖으며 불태워 죽일 것이라고 온 나라에 소문을 퍼뜨렸다. 어느날 선덕여왕이 남산으로 행차하기를 기다렸다 뜰에 장작을 쌓아두고 불을 질렀다. 왕은 남산에서 내려다보고는 무슨 연기냐 물었더니 신하들이 말하기를, “김유신이 그의 누이를 태워죽이려나 봅니다.” 왕은 그 까닭을 묻자 “그 누이가 지아비도 없이 임신을 했다고 합니다.” 왕이 누구의 소행이었나 물었더니 가까이 있던 김춘추 안색이 변하자 여왕은 눈치를 채고 힐책을 했다. “바로 네 소행이구나. 당장 달려가서 구하거라.” 이에 김춘추는 왕의 명을 받들어 달려가 화형을 중지시켰다. 그리고 혼례를 치렀다. 진덕왕이 죽은 뒤, 김춘추가 왕위에 오르니 바로 태종대왕이다.

김유신과 더불어 삼국을 통일한 태종대왕은 문희부인과의 사이에 여섯아들을 두었다. 태종은 한끼에 쌀 세말과 장끼 아홉 마리를 먹는 대식가로 유명했는데 백제를 멸망시킨 후부터는 점심은 거르고 아침, 저녁만 먹는데도 하루에 쌀 여섯말과 술 여섯말 꿩 열 마리를 먹었다 한다. 그리고 훗날 신문왕 때에 당나라 고종이 신라에 사신을 보내 말하였다. “짐의 성고이신 태종께서는 천하를 통일하였기에 태종황제라 일컬었소. 그런데 신라는 작은 나라이면서 태종이란 칭호가 있으니 당장 그 칭호를 고치도록 하시오.”이에 신문왕은 당나라 고종에게 편지를 보냈다. “신라가 비록 작은 나라이기는 하나 성스러운 신하 김유신을 얻어 삼국을 통일했기에 태종이라 한 것입니다.” 고종이 이 편지를 읽고 예전 자기가 태자였을 때 일이 생각났다. 하늘에서 이상한 외침이 들려왔는데, “33천 가운데 한사람이 신라로 내려왔으니 바로 김유신이다.” 이 말을 들은 고종은 당시 이 말을 책에 기록해 두었었다. 그래서 당나라 태종은 사신을 보내 태종이란 칭호를 고치지 말도록 허락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