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의 혼령

단종의 혼령

분류 문학 > 이상적인물형 > 군은(君恩)형

• 갈래 : 전설
• 시대 : 조선
• 신분 : 관료
• 지역 : 관동
• 출처 : 금계필담 ()
• 내용 :
조선 단종이 영월에 있다 승하하신 후에 영월부사가 되는 사람마다 죽어나갔다. 그래서 사람들이 두려워하며 아무도 영월부사가 되려하지 않았고, 점점 영월은 황폐한 고을이 되어 갔다. 이때 한 사람이 부사가 되기를 청했고, 새로 부임한 첫날 모두를 물리치고 홀로 방안에 촛불을 밝히고 앉아있었다. 밤은 점점 깊어갔고 갑자기 임금이 행차하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한 임금이 익선관을 쓰고 곤룡포를 입고 들어와 앉았다. 부사는 뜰 아래로 내려가 고개를 숙이니 임금이 말하기를 “나는 공생에게 목을 매인 바 되어있는데, 아직도 그 활줄이 내 목에 매어져 있으니 아픔을 참을 수 없구나. 내 매번 부사들을 찾아왔지만 나를 보자마자 겁을 먹고 죽어버렸는데, 너는 그 용기가 가상하구나.” 부사는 그 때서야 단종의 신령임을 알고, 땅에 엎드려 말하기를, “신 전하의 옥체가 어디 있는지 모르는 게 안타깝습니다.” 그러자 단종이 말하기를 “이전에 호장을 지낸 엄흥도가 유일하게 그곳을 알고 있을 것이니라.” 하고는 유유히 사라졌다.

다음날 아침, 부사는 엄흥도를 찾아오라 명하고 밤이 깊어지자 그를 불렀다. 부사는 그에게 상왕의 옥체가 어디 있는지 물으니, “소인은 전에 호장으로 있었는데, 사약이 내려졌을 때 상왕께서는 ‘내가 무슨 죄로 죽어야한단 말이냐.’ 고 하시니, 옆에 있던 한 공생이 활 끈을 가지고 억지로 상왕의 목에 매어 창틈으로 잡아당겨 돌아가시게 했습니다. 그런데, 그 공생은 발꿈치를 다 돌리지도 못한 채 피를 쏟고 죽었고, 궁녀들도 스스로 몸을 청령포 바위 아래로 던졌습니다. 이곳을 낙화암으로 부르고 있는데 고을사람들은 그들에게 화가 미칠까 두려워 옥체를 강물에 던져버렸습니다. 소인은 그날 밤 몰래 시체를 업어다 잘 받들어 모셨지만 활줄은 미처 풀지 못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부사는 엄흥도와 함께 몰래 그곳으로 가서 관을 열고 살폈더니, 상왕이 마치 살아있는 듯 했고, 활줄이 목에 감겨있었다. 부사는 즉시 그것을 풀고 수위를 갖춰서 장사를 지냈는데, 지금의 장릉이 그것이다. 이날 밤 단종이 다시 나타나 “ 네 덕분에 활줄을 없앤 뒤부터 목이 아프지 않구나. 너와 엄흥도는 좋은 일을 하였으니, 후한 보답을 받을 것이다.” 말한 뒤 돌아갔다. 이로부터 영월 고을의 원님이 된 자들은 편안하게 지내게 되었는데, 후에 알려지기를, 이 용감한 부사는 낙촌 박충원의 할아버지라 하는데, 그는 명종 때 이조판서를 지내고 문형의 자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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