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정씨

부자 정씨

분류 문학 > 이상적인물형 > 효우(孝友)형

• 갈래 : 전설
• 시대 : 조선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파수록 (24)
• 내용 :
서울에 부자 정씨가 딸 셋만 두고 50세 후에 상처했다. 부모가 없는 조카 인(仁)을 양자로 데리고 와 사는데, 세 딸이 재산 욕심에 사촌 동생 인을 못살게 굴고, 부친에게도 이간질을 일삼으니, 정씨도 점차 인을 의심했다. 이를 눈치 챈 인이 몰래 집을 나가니, 정씨는 할 수 없이 세 딸에게 의지하기로 마음먹고, 모두 출가시킨 뒤 재산을 3등분해 나누어주었다. 그리고, 큰딸 집에 가 의지해 사는데 몇 달 지나니 싫은 소리를 하면서, “시부모 눈치가 보이니 작은딸 집으로 가라.”고 했다. 그래서 작은딸 집으로 갔는데, 역시 마찬가지여서 차례로 세 딸 집에서 쫓겨나 갈 곳 없는 신세가 되었다. 정씨는 죽을 결심을 하고 비상을 몸에 지닌 채 창의문 밖을 나가 정처 없이 걸어갔다. 문득 한 젊은이가 나뭇짐을 지고 오다가 보고는 공손히 인사하는데 곧 인이었다. 백부를 붙잡고 울면서, 옛날 몰래 집을 나온 이유를 설영하고, 지금은 어느 대감 댁 여종과 결혼해 그 사랑채에서 사는데, 처가 아주 잘 받들어 준다고 했다.

정씨가 죽을 결심을 말하니, 조카는 그럴 수 없다 하고는 자기 집으로 모시고 갔다. 비록 남의 집 사랑채이지만 조카 내외는 정씨를 친부모처럼 받들었고, 그러는 동안 정씨는 안집 대감과도 점점 친분이 생겨, 대감이 평안 감사로 가게 되어 그 밑에 서기로 따라갔다. 정씨는 감사의 일을 정성껏 봐 드렸고, 회계의 여분이 생기면 조금씩이라도 재물을 계속 조카 인에게 보냈다. 조카는 그것을 한 푼도 축내지 않고 모아 두었다. 마침 세 딸이 정씨의 소식을 듣고 사람을 보내 평양 토산물을 요구했으나, 정씨는 일절 응하지 않았다. 대감이 임기가 끝나니 정씨도 돌아오는데, 딸들이 소식을 듣고 좋은 술과 안주로 마중을 나왔고, 조카 인도 역시 탁주를 가지고 나왔다. 딸들이 부친 정씨를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술을 권했으나, 정씨는 배가 아프다면서 받지 않았다. 그리고 조카 인을 불러 가지고 온 것을 물어서 탁주를 맛있게 받아 마셨다. 그런 다음 딸들에게는 쭉정이를 한 상자직 담아, “너희는 개돼지니 이것이나 먹어라.” 고 글을 써서 함께 주었다. 정씨는 곧 조카와 같이 돌아와, 대감 집에 돈을 주고 질부를 속량(贖良)해 종살이를 면하게 하고 함께 행복하게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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