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의 울음과 불사

공주의 울음과 불사

분류 문학 > 이상적인물형 > 군은(君恩)형

• 갈래 : 전설
• 시대 : 조선
• 신분 : 왕족
• 지역 : 호남
• 출처 : 한국불교설화 ()
• 내용 :
때는 조선 숙종조. 임란 때 소실된 장륙전 중창 원력을 세운 대중들이 백일기도를 마치기 전날 밤. 대중은 일제히 백발의 노인으로부터 이같은 부촉을 받았다.회향일인 이튿날 아침 큰방에 모인 대중은 긴장된 표정으로 차례를 기다려 밀가루 항아리에 손을 넣었으나 한결같이 흰손이 되곤 했다. 이제 남은 사람은 주지 계파 스님뿐. 스님은 스스로 공양주 소임을 맡아 백일간 부엌일에만 충실했기에 아예 항아리에 손을 넣지 않았다. 그러나 하는 수 없이 마지막으로 항아리에 손을 넣었다. 이게 웬일인가. 계파 스님의 손에는 밀가루 한 점 묻지 않았다. 스님은 걱정이 태산 같아 밤새 부처님께 기도를 올렸다. 『너무 걱정 말고 내일 아침 길을 떠나 제일 먼저 만나는 사람에게 시주를 청하라.』씁쓰레 웃으며 마지막 마을 모퉁이를 돌아설 때, 눈앞에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순간 기쁨에 넘친 스님은 그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스님은 남루한 거지 노파의 모습에 이내 실망했다. 그러나 백발노승의 말을 믿기로 한 스님은 노파에게 공손히 인사를 했다. 『소승의 소망을 불타 없어진 절을 다시 복구하는 일이옵니다. 하오니 절을 지어 주시옵소서.』 『다 늙은 것 주지 스님께 욕을 보인 셈이니 이젠 죽는 수밖에 없지. 난 죽어야 해. 아무데도 쓸데없는 이 하찮은 몸, 죽어 다음에 태어나 큰 불사를 이루도록 부디 문수 대성은 가피를 내리소서.』 할멈은 그 길로 강가로 갔다. 짚신을 바위 위에 가지런히 벗어 놓고는 강물에 투신자살을 했다. 소문이 삽시간에 퍼지자 스님은 살인범 누명을 쓰게 됐다. 스님은 바랑을 짊어진 채 피신길에 올라 방랑생활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5∼6년 후. 창경궁 안에서는 태어날 때부터 울음을 그치지 않는 공주를 큰길에 다락을 지어 가두라는 왕명이 내렸다. 이 소문을 전해 들은 계파 스님은 호기심에 대궐 앞 공주가 울고 있는 다락 아래로 가 보았다. 이때 묘한 일이 일어났다. 그렇게 울기만 하던 공주가 울음을 뚝 그쳤다. 울음을 멈춘 공주는 달려와 스님에게 매달렸다. 그리고는 태어날 때부터 펴지 않던 한 손을 스님이 만지니 스스로 펴는 것이 아닌가. 손바닥엔 「장륙전」이란 석 자가 씌어 있었다. 숙종대왕은 장륙전 건립의 대원을 발하고 전각이 완성되자 「각황전」이라 이름했다. 왕이 깨달아 건립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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