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학우

세 학우

분류 문학 > 이상적인물형 > 효우(孝友)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삼설기 ()
• 내용 :
옛날 어떤 선생이 세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이 아이들은 열흘씩 번갈아가며 식사당번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각 아이들마다 밥을 담는 양이 틀렸다. 한 아이는 밥을 담을 적에 다른 두 아이들 밥은 많이 담고 제 밥은 적게 담았다. 또 다른 한 아이는 세 사람 밥을 모두 똑같이 담았고, 다른 한 아이는 제 밥만 많이 담고 다른 두 아이 밥은 적게 담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하루는 선생이 세 아이를 불러다 놓고 물었다. “너희들 장차 무엇이 되고 싶으냐” 제 밥은 적게 담고 다른 아이들 밥을 많이 담아 준 아이는 “신선이 되고 싶습니다.” 라고 했고, 셋 다 밥을 똑같이 담은 아이는 “감사가 되고 싶습니다.” 하였다. 한데, 제 밥만 많이 담은 아이는 “ 넓은 들을 다 내 것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하였다. 그로부터 몇 해 동안 공부를 하던 세 아이들은 제각기 흩어져 떠났다. 제 밥은 적게 담고 다른 동무의 밥을 많이 담아주던 아이는 신선이 되었고, 밥을 똑같이 담아주었던 아이는 감사가 되었다.

그런데, 제 밥만 많이 담고 넓은 들을 다 차지하고 싶다던 아이는 금사망을 씌운 구렁이가 되었다. 감사가 된 아이는 신선이 됐다는 아이를 만나보기 위해 산으로 갔다. 신선이 사는 곳이라 경치도 좋을뿐더러 동창을 열면 눈이 녹아 논밭이 한참 파릇파릇해있고, 서창을 여니 노란 나락들이 익어있고, 북창을 여니 눈이 오고 있었다. 감사는 좋은 구경을 하고 있으니 예전 같이 공부하던 다른 한 친구가 생각이 났다. 그래서 신선에게 그 친구는 어디 있느냐 물었다. 신선은 그 친구가 있는 곳을 가리켰는데, 그곳엔 금사망을 씌운 큰 구렁이가 기어가고 있었다. 함께 공부하던 친구가 저런 미물이 된 것이 불쌍해진 감사는 신선에게 “ 자네가 조화를 부려서 도로 사람으로 만들 수 없는가” 하고 물었다. 그러자 신선은 “나라고 친구가 저러고 있는 게 좋겠나. 허나 저 동부의 심보를 보소. 사람으로 만들고 싶어서 심성이 나빠서 사람이 못되네. ” 라고 하더니 구렁이에게 뒤꼍에 있는 천도복숭아를 따오라 했다. 마침 뒤꼍에는 천도복숭아가 네 개가 열려있었는데 구렁이는 나무에 올라가서 한개는 자기가 먼저 먹고 세 개를 따왔다.

신선은 이것을 보고 감사에게 “자, 보시게. 저 동무의 심보가 저러하니 어찌 사람으로 구해주겠소” 하고 말했다. 이에 감사도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그리곤 사흘 후 신선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왔는데, 집에 와보니 살던 집도 온데 간 데 없고 식구도 하인도 모두 없고, 아는 사람이라곤 한 사람도 만날 수 가 없었다. 하도 이상하여 동네사람을 붙잡고 자기이름을 대며 이런 사람을 아느냐 물었다. “ 그런 사람이 한 삼백 년 전에 여기 살았다는데, 신선을 만나러 간다더니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감사는 신선이 있는데서 사흘밖에 있지 않았는데, 이 세상에서는 벌써 삼백 년이 지났구나 하고 혼잣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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