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권 진사

안동 권 진사

분류 문학 > 이상적인물형 > 부덕(婦德)형

• 갈래 : 전설
• 시대 : 조선
• 신분 : 관료
• 지역 : 기타
• 출처 : 계서야담 (266)
• 내용 :
안동에 사는 권 진사는 집이 넉넉했으며 성격이 엄하고 가정 법도를 엄격하게 시행했다. 외아들의 아내가 매우 질투가 심했지만 감히 시아버지 때문에 숨을 죽이고 살았다. 그 아들이 처가에 갔다 오다가 비를 만나 한 여관에 들었는데, 마침 5,6필의 말과 많은 종을 거느린 한 젊은이가 먼저 들어와 있었다. 통성명하고 함께 술을 마시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권진사 아들은 술에 취해 잠이 들었다. 밤이 깊은 뒤 잠을 깨니 안방에 와서 누워 있고 옆에는 17,8세 가량의 소복 여인이 앉아 있었다. 그래서 자기가 여기에 누워 있는 까닭과 또 여인은 누구냐고 물었더니, 여인은 한참 후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문벌 가문의 처녀로 14세에 시집가서 15세에 과부가 되었는데, 곧 친정 부친마저 사망하고 오빠에게 의지해 있었습니다. 오빠는 세상풍속을 거부하고 저를 재혼시리려 하나 친척들이 가문에 수치가 된다고 반대했습니다. 이에 오빠는 저를 가마에 태우고 집을 나와 정처 없이 사방을 이렇게 돌아다녔는데, 오빠 생각은 친척을 피해 적당한 사람을 만나면 개가시키려 한 것 같습니다. 오늘 여기서 당신을 만나서는 취한 사이에 당신을 제가 있는 이 안방으로 엎고 와 넣어 놓았는데, 지금 아마 오빠와 종들은 모두 떠난 것같이 보입니다. 그리고 이 상자에는 5,6백 냥의 돈이 들었는데, 저의 생활비인 것 같습니다.” 라고 설명하였다. 이 말을 들은 권 진사 아들은 당황해 밖에 나가 보니 다 떠나고 어린 여자 종 둘만 있었다. 그래서 들어와 그 여자와 동침을 했다. 그리고 생각하니, 엄한 부친과 질투 심한 아내를 어떻게 설득해야 좋을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여인을 여관에 부탁해 놓고, 친구를 찾아가 상의했다. 친구는 한 계책을 생각하고, 며칠 후에 집에 친구들을 불러 술자리를 마련하라 했다. 약속된 날 친구들이 그 집에 모여 술을 마시면서, 부친 권 진사를 초청해 인사하고 술자리에 함께 참가하게 했다. 많은 얘기가 오가고 술이 얼근하게 된 다음에, 이 친구가 권 진사에게 고담 하나를 들려 드리겠다고 했다. 권 진사는 즐거운 마음으로 고당을 들려 달라 했다. 그래서 그 아들이 겪은 얘기를 남의 얘기인 것처럼 들려 드리고, “부친께서 그 입장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권 진사는 “어찌 내시가 아닌 남자가 그 경우에 거절할 수 있으며, 또 인연을 맺었으면 첩으로 거두어 살게 해야지 결코 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 친구가 여러번 권 진사를 또보니, 권진사는 인간이라면 그런 악행을 저지를 수 없다고 하며 여자를 거두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때 이 친구가 이 이야기는 바로 아드님의 일이라고 말했다. 얘기를 들은 권 진사는 아들 친구들을 돌아가게 하고, 엄하게 형벌 도구를 갖푸게 한 다음 아들을 끌어내라고 호통쳤다. 자식이 아비 몰래 첩을 두었으니 집안의 재앙을 제거하고 양자를 들이겠다면 목을 베겠다고 했다. 그러자 부인과 며느리가 달려나와 외아들을 죽일 수는 없다고 호소했다. 그러자 권 진사는 첩을 두는 것이 여러 가지로 부당하다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대 며느리가 지금은 말할 것도 없고, 시부모께서 돌아가시더라고 결코 질투하는 일 없이 첩과 의좋게 살겠다고 단단히 약속했다. 결국 권 진사는 형벌을 그치고 종을 시켜 여관에 가서 그 여인을 데리고 와서 이들의 첩으로 삼았는데, 그 집안은 영원히 분란 없이 잘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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