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재상 신부

어떤 재상 신부

분류 문학 > 이상적인물형 > 부덕(婦德)형

• 갈래 : 전설
• 시대 : 조선
• 신분 : 관료
• 지역 : 기타
• 출처 : 계압만록 (16)
• 내용 :
어떤 재상이 옛날 결혼하여 첫날밤 신부 방에 들었는데, 신부가 세 번을 밖에 나갔다 들어왔다. 신랑이 이상히 여겨 물으니, 밖에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신랑이 나가 보니 역시 아무도 없고, 멀리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었다. 살펴보니 전란이 일어난 것 같았는데, 바로 병자호란이 일어난 것이다. 신방이 자기는 독자이므로 죽으면 안 되니 혼자 도망가겠다는 것을, 신부가 억지로 같이 가자고 해, 함께 겨우 수구문을 빠져 달렸다. 수십 리를 가니 건너편 강 언덕에 5,6명 호병(胡兵)이 있다가 보고는 달려와 신부를 잡아끌었다. 신부는 태연하게 신랑의 손을 뿌리치고 즐거운 듯이 호병을 따라 외진 곳으로 사라졌다. 신랑은 여인들의 음탕함을 원망하고 재빨리 몸을 피해 달아났다.

세월이 흐른 후, 무사히 난을 피한 신랑은 재혼하고 또 급제해 여러 관직을 거처 병조 판서가 되었다. 하루는 손님들에게 재미있는 고담을 하라고 했다. 한 무인(武人)이 옛날 본 것을 얘기하겠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은 얘기를 했다. 병자호란이 났을 때, 하롯밤은 동대문 밖에 나가 강 언덕에 숨어 있었는데, 건너편에 호병 5,6명이 있다가 어떤 부부를 발견하고, 곧 여자를 끌고 오는데 여자가 아주 기쁜 듯이 따라왔다. 음탕한 여자라고 원망하며 보고 있으니, 으슥한 곳에 이르러 호병들이 여자를 겁탈하려 했다. 이에 여자는 “내가 여기까지 따라온 것은 남편을 무사히 탈출하게하기 위함이었다. 이제 몸을 더럽히고 살 수 없으니 여기서 죽겠다.” 라고 하면서 비녀를 뽑아 몸을 찔러 자결했다. 곧 호병들은 어디로 갔고, 자신이 그 절행을 가상히 여겨 땅을 파고 묻은 다음 막대기를 세워 표를 해놓았다는 것이었다.

이 얘기를 들은 병조 판서는 그 무인을 조용히 불러 다시 확인한 다음, 그 묻어 놓은 장소에 가서 땅을 파게 했다. 땅을 파니까 신부의 시체가 나오는데, 몸이 조금도 썩지 않아 살아 있는 사람 같았다. 곧 병조 판서 자신이 오해한 것을 뉘우치고 대성통곡하니, 시체는 머리에서부터 변하여 백골만 남았다. 병판은 신부를 다시 염습해 장례지내고, 시체가 묻혔던 자리에 비석을 세워 그 사실을 기록했다. 이곳은 쌍갈문(雙葛門)이란 곳이고, 신부 성씨는 윤씨이다. 그리고 이후 그 무인은 이 일로 하여 출세했으며, 뒤에 어영대장까지 지냈으나 이름이 알려져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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