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를 내 제압하다

꾀를 내 제압하다

분류 문학 > 이상적인물형 > 부덕(婦德)형

• 갈래 : 전설
• 시대 : 조선
• 신분 : 관료
• 지역 : 기타
• 출처 : 기문총화 (51)
• 내용 :
한 권문재상 집안 처녀가 모든 재주와 여공을 겸비했으나, 성격이 사나워 부모도 감히 그 성질을 꺾지 못했다. 부친이 딸이 나이가 들어감을 걱정해 꾸짖으니 딸은, 인생 백년도 안 되는데, 부부의 즐거움 때문에 성질을 굽히고 사는 것보다는 부모를 모시고 성질대로 살겠다고 말했다. 마침 한 가난한 문벌가문에서 청혼이 들어와 결혼이 성립됐다. 첫날밤에 신부 잠든 사이 신랑이 대변을 보아 신부 이불 속에 넣어 놓고, 얼마 후 구린내가 난다고 말하니, 신부가 깨어나 부끄러워 어쩔줄 몰라 했다. 이후로 신부는 첫날밤의 대변 사건으로, 성질을 죽이고 꼼짝없이 복종하면서 시집살이를 잘 했다. 세월이 흘러 세 아들을 낳아 자라 경상(卿相) 지위에 오르고, 결혼 60주년의 회혼(回婚)을 맞아 잔치를 열었다. 모든 자녀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노인은 옛날 부인의 처녀시절 사나웠던 일과 첫날밤의 술책을 들려주었다.

얘기를 들은 부인은 60년간 억눌렸던 감정이 일시에 폭발해 소리치고 달려들어 남편의 수염을 낚아채 끌어당기니, 노인은 수염이 모두 뽑혀지고 말았다. 이튿날 노인이 등청하니, 임금이 보고 수염 없는 까닭을 물어,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임금이 남편 수염을 이렇게 하는 부인이 있느냐고 화를 내고, 금부도사를 시켜 부인에게 사약을 내리라 했다. 금부도사가 사약을 갖고 가서 집행하니, 부인은 태연하게 꿇어앉아 약 한 사발을 다 마셨는데 이 약은 이진탕(二陳湯)이었고 독약이 아니었다. 금부도사가 돌아와 사실을 고하니, 왕은 “진실로 여장부로다.” 하면서 크게 웃고, “대감의 지혜가 아니었으면 아무도 제압하지 못할 뻔했구나.” 하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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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덕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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