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고 갑을 쏘다

• 갈래 : 전설
• 시대 : 삼국
• 신분 : 왕족
• 지역 : 영남
• 출처 : 삼국유사 (권1)
• 내용 :
신라 제21대 소지왕(昭知王)이 천천정(天泉亭)에 나가는데, 까마귀와 쥐가 와서 울고 있었다. 쥐가 말을 하면서, “이 까마귀 가는 곳을 좇아가라.”고 했다. 왕이 군사를 시켜 까마귀를 따라가게 했는데, 피촌(避村)에 이르러 돼지가 싸우고 있는 것을 구경하다가, 그만 까마귀를 놓쳤다. 이때 연못에서 노인이 나와 편지를 주었는데, 표지에 “열어보면 두 사람이 죽고 열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는다.”고 쓰여 있었다. 왕이 두 사람 죽는 것보다 한 사람 죽는 것이 낫다고 하면서 열어보지 않으려 하니, 일관(日官)이 두 사람은 서민이고 한 사람은 임금을 뜻하니 열어보아야 한다고 말해, 편지를 열어보았다. 그랬더니 “거문고 집을 쏘라.”고 적혀 있어서, 거문고 집을 활로 쏘니, 내전의 분향 행사를 주관하는 스님과 궁주(宮主)가 사통하여, 왕을 해치기 위해 그 안에 숨어 있다가 화살에 맞아 죽었다. 이 일로 매년 정월 첫째의 돼지날, 쥐날, 말날에 모든 일을 조심하는 것이 관습화했고, 또 정월 15일에는 ‘까마귀 제사하는 날(烏忌日)’로 정해 찰밥을 만들어 까마귀에게 제사하는 습속이 생겼다. 이것을 ‘달도()’라 하는데, 근심스럽게 모든 일을 조심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