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성종]유구 국왕 상덕이 사신을 보내 서계를 올리다

[조선 성종]유구 국왕 상덕이 사신을 보내 서계를 올리다

분류 교통/통신/지리 > 해양문화사전 > 해양사 > 교류

유구 국왕(琉球國王) 상덕(尙德)이 사신을 보내어 와서 빙례(聘禮)를 올렸다. 그 서계(書契)에 이르기를, ˝삼가 생각하건대 천지(天地)가 개벽(開闢)한 이래로 측은(惻隱)히 여기시고 자애(慈愛)로우심이 사해(四海)에 떨치며, 임금은 성(聖)스럽고 신하는 현명(賢明)하여 유풍(流風) 과 선정(善政)이 팔황(八荒) 에 퍼지므로, 가까이 있는 자는 은혜에 흠뻑 젖어서 기뻐하고 멀리 있는 자는 풍화(風化)를 듣고 우러러 사모합니다. 성화(成化) 14년 여름 5월에 귀국(貴國)의 서민(庶民)으로서 표류(漂流)하여 비국(卑國)의 남쪽 한 모퉁이 변주(邊州)에 이른 자가 7인이었는데, 그곳 사람이 우리나라에 데리고 온 자는 3인이었고, 그 나머지 4인은 와병(臥病)으로 체류(滯留)하면서 기다린다고 하였습니다. 일본국(日本國) 박다(博多)의 상선(商船)이 우리나라 연안에 닿았는데, 선주(船主)는 신사랑(新四郞) 좌위문사랑이었으며, 그들에게 3인을 귀국(歸國)에 호송(護送)하여 돌려보내라고 명하였더니, 3인도 함께 기뻐하면서 돌아가게 해 줄 것을 원했습니다. 저 선주가 바람과 파도의 험한 것을 무릅쓰고 내조(來朝)하였으니, 어찌 감사하게 대우하지 않겠습니까? 그러하므로 과인(寡人)이 바라는 바는 대장경(大藏經) 1부와 면주(綿紬) 목면(木綿) 약간 필(匹)이며, 삼가 드리는 토산물[方産品]은 별폭(別幅)에 갖춥니다. 황구하고 첨앙(瞻仰)함을 금할 수 없으며, 늦더위가 아직 남았으니 보중(保重)하시기를 빌면서 이만 줄입니다. 호초(胡椒) 1백 근, 납자 50근, 울금(鬱金) 1백 근, 백단향(白檀香) 50근, 향(香) 50근을 진정(進呈)하니, 삼가 바라건대 헌근(獻芹) 의 정성으로 받아 주시고, 변변치 못하다고 하여 꾸짖지 마시고 수납(收納)하여 주시면 다행스럽겠습니다.˝ 하였다.
• 출처 : 『조선왕조실록』 성종 10년 6월 22일(정미)조.

연관목차

426/2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