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성종]구변국 임금 이획이 사람을 시켜 토산물과 서계를 바치다

[조선 성종]구변국 임금 이획이 사람을 시켜 토산물과 서계를 바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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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변 국주(久邊國主) 이획(李獲)이 민부(閔富)를 보내어 와서 토산물(土産物)을 바치었다. 그 서계(書契)에 이르기를, ˝하늘에 잇닿은 듯한 바다는 막막하고 구름에 가린 산은 까마득하며 풍파(風波)는 몹시 사나운데, 배는 보잘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성화(聖化) 를 흠모(欽慕)한 지는 비록 오래 되었으나 소식을 전할 수가 없었으니, 태만하고 태만스러운 일입니다. 저희 나라는 남해(南海)의 한가운데에 외따로 떨어져 있어 버려진 채 이웃할 곳이 없습니다. 해마다 명(明)나라를 섬기어 조공(朝貢) 바치는 배를 보내고, 또 유구국(琉球國)·남만(南蠻)과 통호(通好)하느라 귀국(貴國)과는 사신(使臣)이 왕래(往來)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여러 차례 빙문(聘問)을 시도하였으나 번번이 실행하지 못한지 여러 해가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몇 해 전에 일본국(日本國) 살마주(薩摩州) 사람이 우리나라에 와서 살게 되면서부터 바닷길의 가능함을 대강 알고, 인하여 그를 명해서 전사(專使)로 삼아 하정(下情) 을 아룁니다. 신(臣)이 비록 불초(不肖)하나 귀국(貴國)과는 함께 명(明)나라를 섬기고 있고 같은 이씨(李氏)의 성(姓)을 쓰고 있으니, 이전부터의 인연이 아마 가까운 듯 합니다. 저는 삼보(三寶) 를 믿은 지가 오래 되어 불사(佛寺)를 창건(創建)하였는데, 대장경(大藏經)을 더욱 희망하는 바입니다. 이제 존명(尊命)을 받들어 보화(寶貨)를 싸가지고 사선(使船)을 보내어 이를 구하고자 하니, 삼가 회보(回報)를 기다리겠습니다. 저희 나라는 원래 특이한 산물(産物)이 없으나, 남만(南蠻)에 왕래하는 상선(商船)이 계속하여 끊기지 아니하므로, 침향(沈香)이나 약종(藥種) 등은 존명(尊命)을 받들어 거기에서 구하여 보내는 것입니다. 변변치 못한 이 곳 산물로는, 호초(胡椒) 5근(斤), 유황(硫黃) 5근, 단목(丹木) 5근이니, 거두어 주시면 천만 다행이겠습니다.˝ 하였다.
• 출처 : 『조선왕조실록』 성종 9년 11월 3일(경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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