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성종]홍문관으로 하여금 배율 장편을 지어 사송 원숙에게 화답하게 하다

[조선 성종]홍문관으로 하여금 배율 장편을 지어 사송 원숙에게 화답하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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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앞서 대내전(大內殿) 사송(使送) 원숙(元肅)을 보내어 절귀(絶句)를 지어서 대장경(大藏經)을 청구하는 뜻을 붙이어 예조 낭청(禮曹郞廳)에게 주었으므로, 예조(禮曹)에서 아뢰니, 임금이 홍문관(弘文館)으로 하여금 배율 장편(排律長篇)을 강운(强韻)을 달아 지어서 예조 낭청(禮曹郞廳)이 화답하는 것과 같이 하여서 주었더니, 원숙(元肅)이 이것을 보고는 탄식하기를, ˝내 마땅히 가사(袈裟) 속에 간직하였다가 가지고 본국(本國)에 돌아가겠습니다.˝ 하였다. 【시(詩)에 이르기를, ˝아득한 부상(扶桑) 의 지역은, 풍연(風煙)으로 한 구역을 이루었네. 오(吳)나라 태백(泰伯)처럼 갈리었고, 한(漢)나라 서도(西都)에서 통역하였네. 그 땅에는 물소 뿔과 코끼리가 많이 생산되고, 백성은 벼와 찰벼를 저축하여 생활했네. 옛성으로는 축자(筑紫)가 웅장하였고, 이웃은 구노(拘奴)를 접하여 경계하였네. 노래하고 악기를 부는 것은 피리만을 전하고, 의관은 단지 고운 것만을 입었네. 지위가 높은 벼슬아치는 큰 덕이 있는 이를 높이고, 이상한 풍속은 부처를 모시는 것이네. 온갖 재물은 민절 을 통하였고, 유관(儒冠)은 사수(泗洙) 에서 끊겼네. 어찌 물고기와 자라의 굴을 알리오·봉(鳳)과 난(鸞)의 새끼도 있도다. 달을 인상(印相)하여 마음의 거울을 맑게 하고, 티끌을 헤치어 계주를 얻었네. 선근(善根) 은 연꽃 봉오리에 심고, 도미(道味) 는 제호 를 길렀네. 사나운 짐승은 금책(金策) 을 따르고, 주린 새는 보우(寶盂)를 쪼네. 삼거(三車) 를 타고 벽진 을 휘둘었으며, 이유(二酉) 의 많은 책을 통독하였네. 풍류를 청하니 청운(靑雲)을 움직이고, 바람이 그치니 벽해(碧海)가 고요하네. 먼 나라에서 떠받들기를 부지런히 하여, 이 사람이 멀리서 달려왔네. 멀리 떨어진 섬은 털같이 작게 보이는데, 경쾌한 돛은 빠르기가 오리와 같네. 자라는 뛰려고 힘을 쓰고 고래는 부릅뜬 눈이 번쩍이네. 구름빛이 고우니 홍륜(紅輪)이 어른거리고, 하늘이 낮으막하니 취립(翠笠)이 오뚝하네. 계림(鷄林)은 손가락으로 가리키기 아득한데, 봉궐(鳳闕) 을 향하여 빠르게 나아갔네. 낮에는 가까이서 뫼시는 은혜를 받았으며, 잔치를 베풀어 대접하여 주셨네. 신선이 마시는 술병으로 하약주(下若酒) 를 따르고, 진귀한 반찬은 순모(淳毋) 를 차렸도다. 옥관을 부니 놀란 난새가 이르고, 화인(華茵) 을 까니 상서로운 까치가 모였네. 탑전(榻前)에서는 말씀이 다시 친근하고, 뜰아래에서는 무릎 꿇고 두손 들어 절을 하네. 진실로 건곤(乾坤)이 태평하니, 영해(嶺海)가 멀다고 말하지 마오. 영대(靈臺)에는 일찍이 군사의 병부(兵符)가 쉬고 있다네. 문관(文館)에는 선비를 맞이하였네. 옥촉(玉燭) 은 사시의 율법을 조화(調和)하였고, 금구 같은 판도(版圖)가 웅장하네. 상마(桑麻)는 절요 에 연하였고, 거마(車馬)는 트인 거리에 가득하네. 다스리고 교화함은 이제 이와 같으니, 융성(隆盛)하고 평화스러움이 여기에 있도다. 한집안의 정이 다시 도타우니, 두 나라의 신의(信義)야 응당 성실하겠네. 빈관(賓館)에서 서로 만나 이야기하며, 사림(詞林) 의 거친 것을 부끄러워했네. 시(詩)가 이뤄지니 구슬이 뒤섞인 듯하였으며, 쓰기를 마치자 먹이 모호(模糊)하네. 적조(寂照) 를 어찌 물으리요 주연 이 멀리 찾아갔네. 산문(山門) 에서는 영원히 안정(安定)하기를 생각하고, 해장(海藏) 은 오는 이를 기다리네. 측포(側布)는 용궁(龍宮)에 다하였네. 짐바리를 싣고 갈 마사(馬寺)는 없네. 오천권의 불경을 구하려고, 십만리의 길을 떠났네. 고갑(古匣)에는 어장검(魚腸劍) 이 들어 있고, 맑은 향기는 작미로 에서 나도다. 나그네가 기거하는 처소에는 꿈조차 아득한데 푸른 바다에도 한해가 저무네. 멀리 소나무 가지가 가려진 곳이 보문(普門) 의 장실(丈室) 임을 알겠네.˝ 하였는데, 교리(校理) 신종호(申從濩)가 지은 것이다.】
• 출처 : 『조선왕조실록』 성종 16년 10월 1일(무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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