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세조]일본 국왕의 사자 전밀이 하직하니 서신을 만들어 답하다

[조선 세조]일본 국왕의 사자 전밀이 하직하니 서신을 만들어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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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왕(日本國王)의 사자(使者) 전밀(全密) 등이 하직하니, 서신(書信)을 만들어 답했는데, 내용은 이러하였다. ˝조선 국왕(朝鮮國王)은 일본 국왕 전하(日本國王殿下)에게 삼가 회답합니다. 바다 하늘이 아득히 멀어서 음신(音信)이 막혀서 통하지 못하였는데, 홀연히 사자(使者)가 와서 예의(禮意)가 번갈아 이르게 되니, 깊이 위안(慰安)됨이 한정이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귀국(貴國)과 더불어 대대로 인호(隣好)를 돈독(敦篤)히 하였는데, 나는 부덕(不德)한 몸으로서 다행히 하늘의 힘을 입어서 처음으로 국란(國亂)을 안정시키고 즉위(卽位)한 지도 시일이 오래 되지 않아서 통문(通問) 신의(信義)를 돈독(敦篤)히 할 겨를이 없는 까닭으로 부끄럽게 여겼는데, 온 서신에는 불찰(佛刹)을 중수(重修)하는 데 돈을 얻어 도움을 삼으려고 하지만, 다만 본국(本國)에서는 전폐(錢幣)가 시행되지 않은 지가 이미 오래 되었으므로 관청과 민간에 저장된 것이 넉넉지 못하니, 삼가 약간민(若干緡)의 돈을 거두어 만분의 일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불교(佛敎)를 널리 드날리는 일은 피차간에 일치하니, 〈귀국의 좋은 일을 보고〉 따라서 기뻐하고 따라서 기뻐합니다. 특별히 대장경(大藏經)의 영부(令部) 를 보내어 펴서 열람하는 데 대비(對備)하게 하고, 아울러 변변치 못한 토산물(土産物)로써 우리나라에 온 사자(使者)에게 붙여서 부족하나마 예절과 신의(信義)를 표시하니, 받아 두기를 바랍니다. 듣건대, 귀국(貴國)의 그림 병풍과 그림 부채는 제조가 매우 정교(精巧)하며 침향(沈香)으로 새긴 부처는 더욱 진묘(珍妙)하다고 하니, 만약 보내 준다면 어찌 다행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 여외(餘外)는 진중(珍重)하게 스스로 아끼소서. 대장경(大藏經) 1부(部), 석등잔(石燈盞) 5사(事), 안자(鞍子) 1면(面), 여러 가지 연식(緣飾)하는 도구(道具), 백세면주(白細綿紬) 20필, 홍세저포(紅細苧布) 10필, 백세저포(白細苧布) 20필, 흑세마포(黑細麻布) 20필, 만화방석(滿花方席) 10장(張), 만화석(滿花席) 10장, 잡채화석(雜彩花席) 10장, 동전(銅錢) 1만 관(貫), 인삼(人蔘) 1백 근(斤), 송자(松子) 5백 근, 오미자(五味子) 5두(斗), 청밀(淸密) 20두(斗), 표피심(豹皮心)·호피변(虎皮邊)·전피리로 된 좌자(坐子) 1사(事), 남사피(藍斜皮) 10장(張), 표피(豹皮) 10장, 호피(虎皮) 10장, 접선(摺扇) 1백 자루[把], 유둔(油芚) 10장, 우황(牛黃) 10부(部), 건호장(乾虎臟) 52개, 건호골(乾虎骨) 42개, 건호육(乾虎肉) 4백 70조(條), 건호륵 육대골(乾虎肋肉帶骨) 6부(部), 건호흉아 2부(部), 건호각 육대골(乾虎脚肉帶骨) 4개를 보냅니다.˝
• 출처 : 『조선왕조실록』 세조 3년 5월 26일(무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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