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성종]대신들이 일본에 통신사 보내는 것을 의논하여 보내지 말 것을 건의하다

[조선 성종]대신들이 일본에 통신사 보내는 것을 의논하여 보내지 말 것을 건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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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손(鄭昌孫)·심회(沈澮)·윤필상(尹弼商)·홍응(洪應)·노사신(盧思愼)·윤호(尹壕)·이파(李坡)·한치례(韓致禮)·이경동(李瓊仝)·이맹현(李孟賢)이 의논하기를, ˝일본은 우리나라와의 거리가 수로(水路)로 천만여 리(千萬餘里)입니다. 비록 이름이 이웃 나라라고 하나, 놓아 기르는 마소도 서로 미치지 못하는 곳이니, 비록 사신을 보내지 아니하더라도 저들이 반드시 혐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앞서 본조(本朝)에서 일로 인하여 서로 교통(交通)한 것이 한 번만이 아니므로 만약에 부득이하여 보낼 만한 일이 있으면 보내는 것이 가하나, 만일 보낼 만한 일이 없으면 급히 서두를 필요가 없습니다. 하물며 지금 선주(船主) 강계(江戒)는 본국의 명을 받은 것도 아니고, 다만 정홍(政弘)의 말로 인하여 청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상관인(上官人)과 부관인(副官人)은 예조(禮曹)에서 음식을 먹일 때에 처음에는 말하지 않다가 통사(通事)가 다시 물음에 미쳐서야 안다고 대답하였으니 이것도 또한 긴요하지 않은 하나의 증거입니다. 그리고 지금 국가에 일이 많은데, 만약에 통신사(通信使)를 보낸다면 소비 되는 것이 매우 많을 것이니, 결단코 보낼 수 없습니다. 만약에 또 다시 본?사람이 와서 청한다면 오히려 가하지만, 만약에 청하는 바가 없는데도 갑자기 보낸다면, 저들 나라에서 좋아할지 좋아하지 않을지도 알 수 없습니다. 저들 나라에서 우리나라 사신이 오는 것을 가지고 ‘국왕(國王)이 혁세(革世) 할 징조’라고 하여, 상서롭지 못하게 여긴다고 하니, 이는 비록 전해들은 말이라 족히 믿을 만한 것이 못되나, 청하지도 않는데 까닭없이 보내는 것은 적당하지 못할까 합니다. 이 뒤에 국왕의 사신이 와서 다시 청하거든, 이를 기해 보빙(報聘)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고, 이극배(李克培)와 김겸광(金謙光)은 의논하기를, ˝지난 경인년 에 국왕의 사신이 와서 말하기를, ‘본국은 병란(兵亂)이 이미 평정되어 도로에 위험이 없다.’고 하였기 때문에, 이형원(李亨元) 등을 통신사(通信使)로 보냈었는데, 대마도(對馬島)에 이르러 길이 통하지 못하여 도달하지 못하고 되돌아왔으니, 지금 병란이 평정되어 길이 막힘이 없는지도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통신사를 청한 것도 상관인(上官人)과 부관인(副官人)이 먼저 말을 낸 것이 아닌데, 선주(船主) 강계(江戒)가 먼저 청하고, 상관인과 부관인은 강계의 말로 인해서 ‘우리들도 이 뜻을 안다.’고 하였으니, 이것으로 본다면, 정확한 말이 아닌 듯합니다. 하물며 지금 우리나라에 일이 많고 씀씀이가 많은데, 통사가 가는 것은 급한 일이 아닙니다. 만약 부득이해서 보낸다면, 그 나라의 병란 소식을 왕래하는 사자(使者)를 통하여 대마 도주(對馬島主)에게 물어서, 그 회보(回報)를 기다려 다시 의논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니, 승정원(承政院)에 보류하도록 명하였다.
• 출처 : 『조선왕조실록』 성종 14년 9월 26일(병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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