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성종]예조에서 유구 국왕 사신 자단서당의 말을 전하다

[조선 성종]예조에서 유구 국왕 사신 자단서당의 말을 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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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조(禮曹)에서 아뢰기를, ˝요즈음에 유구 국왕(琉球國王)의 사신(使臣)에게 연향(宴享)하였을 때에, 상관인(上官人) 자단(自端)이 말하기를, ˝ 정해년 에 사신으로 왔다 간 뒤에 그대로 유구국(琉球國)에 머물렀었고, 전년(前年)에 국왕이 또 노승(老僧)으로 하여금 진향(進香)하라는 것을 풍수(風水)가 불순(不順)함으로 인하여 이제야 비로소 왔습니다. 상제(喪制)가 이미 지나 비록 예(禮)를 갖추어 향(香)을 올릴 수는 없더라도 한 번 영전(靈殿)에 나아가 향을 사르기를 원합니다.˝ 하므로 겸판서(兼判書) 신숙주(申叔舟)가 대답하기를, ˝귀국(貴國)의 왕(王)이 오로지 사신을 멀리 보내와서 향을 올리겠다고 하니, 우리 전하(殿下)께서 추모하는 애감(哀感)이 간절하여 아래로 군신(群臣)에 이르기까지 감창(感愴)하지 않는 이가 없으나, 그러나 이제는 이미 종묘(宗廟)에 부제 하여 따로 영전(靈殿)에 향을 올릴 곳이 없으니, 상인(上人)의 지극한 뜻은 마땅히 전하에게 아뢰겠습니다.˝라고 하니, 자단(自端)이 말하기를, ˝원컨대, 서계(書契)에 아울러 이 뜻을 기록하면 다행하겠습니다.˝ 하였고, 상관인(上官人) 신중(信重)이 말하기를, ˝내가 병자년 에 와서 도서(圖書)를 받고, ?Θ?세견(歲遣)하는 선척(船隻)으로 매양 와서 조회하려 하였더니, 마침 유구 국왕이 보내는 서계가 있어, 나로써 사신을 삼았습니다. 와서 새로 즉위하신 것을 하례하고자 하였으나, 도로(道路)가 심히 멀고 풍수(風水)가 험악함으로 인하여 세월을 천연(遷延)하였는데, 또 국상(國喪)을 만나 전하(展賀)하기에 미치지 못하였으니, 부끄럽고 한되는 것이 실로 많습니다.˝ 하므로, 신숙주(申叔舟)가 대답하기를, ˝우리 전하와 일국(一國)의 신민(臣民)이 애감(哀感)하지 않는 이가 없습니다.˝ 하니, 신중(信重)이 또 말하기를, ˝내 비록 미천(微賤)하나 일본 국왕(日本國王)과 유구 국왕(琉球國王)이 모두 어여삐 여기시고 의임(倚任)하였으니, 양국(兩國)의 일은 모두 대략은 알고 있습니다. 이제 나는 이미 조선(朝鮮)의 신하가 되었으니, 감히 은휘하는 바가 있겠습니까? 만일 질문(質問)할 일이 있으면, 사람으로 하여금 관(館)에 와서 묻게 하시면 마땅히 일일이 진달하겠습니다.˝고 하였습니다.˝ 하였다.
• 출처 : 『조선왕조실록』 성종 2년 11월 9일(정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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