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렁이 마누라를 얻은 천석꾼

구렁이 마누라를 얻은 천석꾼

분류 문학 > 이상적인물형 > 보은(報恩)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김선풍 (101)
• 내용 :
옛날에 천석꾼 부자가 있었는데 맨 날 기생집에 드나들고, 놀고먹고 하며 재산을 탕진해 집 한 채만 남게 되었다. 천석꾼이 망하자 그를 왕처럼 모시던 기생이나 양반들이 그를 천대하고 무시했는데 천석꾼은 사람들의 이런 태도에 그만 병이 나고 말았다. 천석꾼이 병을 앓고 집에 누워 있는데 어느 날 한 여자가 들어오더니 천석꾼을 서방님이라고 부르며, 병을 낳게 해 줄 테니 자신을 따라오라고 하였다. 천석꾼은 이미 천 석을 말아먹고, 병이나 누웠는데 살아서 무엇 하냐며 따라가지 않으려고 했는데, 그 여자는 청춘에 죽기 아까우니 자신을 따라오라고 설득하여 망아지에 천석꾼을 태우고 깊은 산 속에 있는 오두막집으로 데려갔다. 그리고 도착하자마자 밥을 지어 천석꾼 앞에 놓는 것이었다.

천석꾼은 이 오두막집에 살며 여자가 해주는 밥을 먹으니 얼마 안 있어 병이 깨끗이 낫게 되었다. 건강한 몸이 된 천석꾼은 그 오두막집에서 여자와 여러 날을 살았는데 여자가 천석꾼에게 고향 생각이 나는 지 물어봤다. 천석꾼은 그 말을 들으니 고향 생각이 간절히 났는데 가고 싶어도 길을 모른다고 했다. 그러자 여자가 천석꾼을 나귀에 태우고, 이 나귀가 알아서 고향 집으로 데리고 갈 테니 걱정 말고 다녀오라고 하고 천석꾼을 집으로 보냈다. 천석꾼이 집에 가 보니 망해가던 집은 없고, 번듯한 기와집이 지어져 있었다. 천석꾼이 집에 들어가 어머니를 뵙고 아들이 왔다고 절을 하였는데 어머니는 자신의 아들은 십 년 전에 사라져, 죽은 지 알고 제사를 지내고 있다고, 천석꾼이 자신의 아들임을 믿지 않았다.

그리고 천석꾼에게 무엇을 타고 왔냐고 물었는데 천석꾼이 나귀를 보여주자 자신의 아들임을 믿었다. 그 나귀는 천석꾼이 사라진 후 다달이 돈을 싫고 와, 천석꾼이 말아 먹은 재산을 다시 채운 것이었다.어머니는 천석꾼에게 전후 사정을 듣고 천석꾼을 집으로 보낼 때 여자가 뭐라고 했는지 물었다. 천석꾼은 어머니만 뵙고 집에서 묵지 말고 바로 돌아오라고 했다고 하였다. 어머니는 죽을병 낫게 해주고 재산도 다시 채워 준 은인의 발을 들어야 한다며 천석꾼을 바로 오두막으로 가게 하였다. 그리고는, “죽어서도 절대 그 여자의 은혜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하였다.

천석꾼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죽었던 아버지가 나타나 천석꾼에게, “네가 지금 그 여자에게 가면 너 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이 다 죽게 된다.”고 하였다. 천석꾼은 죽은 아버지가 나타난 것도 놀라운데 이런 이야기까지 듣게 되니 어리둥절하여 왜 그런지 물었다. 아버지는 그 오두막집에 들어가기 전에 나귀를 매어놓고 오두막집을 들여다보면 자신이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하면서 그리고 집에 들어가 여자가 밥을 해오면 첫 숟갈을 떠 씹다가 그 여자의 얼굴에 뱉어야 천석꾼과 천석꾼 가족이 산다고 하였다. 천석꾼은 아버지에게 그러겠다고 하고, 집에 도착하여 아버지가 말 한 대로 집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천석꾼은 오두막집에서 큰 구렁이가 천장에 꼬랑지를 매고 어슬렁어슬렁 거리는 것을 보게 되었다. 천석꾼이 놀라 얼른 나와 다시 나귀를 타고 온 것처럼 하니 그 구렁이가 벌써 여자가 되어 천석꾼을 반겨 마중을 나왔다.

천석꾼은 모르는 척 하며 밥상을 받게 되었는데 첫 숟갈을 씹게 되자 이런저런 생각이 들게 되었다. 죽어도 그 여자의 은혜를 잊지 말라는 어머니의 당부와 자기와 가족이 몰살 될 것이라는 아버지의 말 중 어떤 것을 들어야 될지 고민한 것이다. 결국 천석꾼은 내가 죽어버리지 생각하고 씹고 있던 밥을 그대로 목구멍에 넘겼다. 그리고 이제 죽는 구나하고 있는데 여자가, “서방님 안심하고 식사 하세요.”하는 것이었다. 천석꾼은 어리둥절해 하며 식사를 마치게 되었는데 식사를 마치자 여자가 상을 치우고 사정을 이야기 해 주었다. 원래 이 여자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천상의 사람인데 하늘에서 죄를 지어 땅으로 내려오게 되었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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