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여의주와 묘정

신비한 여의주와 묘정

분류 문학 > 이상적인물형 > 보은(報恩)형

• 갈래 : 전설
• 시대 : 삼국
• 신분 : 승려
• 지역 : 영남
• 출처 : 삼국유사 ()
• 내용 :
신라 38대 원성왕 때의 일이다. 왕이 하루는 황룡사의 승려 지해를 불러 ‘화엄경’을 가르치게 했다. 지해는 묘정이라고 하는 어린 중과 함께 궁으로 들어왔는데, 묘정은 귀염성 없이 생긴데다 성격도 활발하지 못해 아무와도 어울리지 못했다. 그는 식사를 마치면 언제나 혼자서 금광정이라는 우물가에서 그릇을 씻었다. 그 때마다 우물가에서 자라가 한 마리 떠올랐다 잠겼는데, 혼자서 심심하던 묘정은 그 자라에게 매일같이 먹이를 주며 귀여워했다. 그러다 어느덧 다시 절로 돌아갈 즈음이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묘정은 우물에서 자라에게 먹이를 주고 있었는데, 자라를 보고 말했다. “내가 너를 이렇게 귀여워해주었는데, 곧 돌아갈 날이 다가오는구나. 내가 너에게 베푼 은혜를 넌 무엇으로 갚을 것이냐” 그리고 며칠이 지나자 우물에서 나온 자라가 갑자기 작은 구슬 하나를 토해냈다.

묘정은 어리둥절했지만 자라가 주는 선물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허리띠 끝에 매달아 다녔다. 그런데 그 이후로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묘정을 보는 사람들마다 웃으며 반기는 것이었다. 마침내 절로 돌아가던 날이 되자 묘정은 지해스님과 함께 왕에게 하직 인사를 드리러 갔는데, 왕은 갑자기 그를 마음에 들어 하며 떠나지 못하게 했다. 그리하여 묘정은 항상 왕 옆을 지키며 시중을 들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신하가 당나라에 사신으로 가게 되었다. 평소 묘정을 귀여워하던 그 신하는 묘정을 데리고 가고 싶어 했다. 왕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며 그를 당나라로 함께 보냈다. 묘정이 당나라 황실에 들어가자 당 황제가 매우 마음에 총애했다.

그 뿐 아니라 보는 당나라 사람들마다 그를 좋아하고 귀여워했다. 그 때 당나라의 한 관상쟁이가 이 모습을 보고 임금에게 말했다. “저 아이는 얼굴의 어느 한 군데도 좋게 생긴 곳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니 필시 뭔가 연유가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어떤 특별한 물건을 지니고 있는 것 같으니 한번 뒤져보십시오.” 이 말을 들은 당나라 황제는 혹시나 싶어 묘정의 몸을 뒤지자, 허리띠 끝에서 작은 구슬이 나왔다. 가만히 살펴보던 황제가 “작년에 내가 가지고 있던 여의주 4개 중에서 하나를 잃어버렸는데, 보니 이것이 그 여의주와 똑같구나. 어디서 이 여의주를 얻었느냐”하고 물었다. 묘정은 자초지정을 설명했다. 이 말을 들은 왕이 따져보니 자신이 구슬을 잃어버린 날이 바로 묘정이 여의주를 얻은 그 날이었다. 결국 묘정은 당 황제에게 여의주를 돌려주고는 신라로 돌아왔다. 결국 여의주를 잃은 묘정의 얼굴에선 광채가 사라졌고, 아무도 그를 반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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