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선비

가난한 선비

분류 문학 > 이상적인물형 > 보은(報恩)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조선
• 신분 : 관료
• 지역 : 기타
• 출처 : 편집부 ()
• 내용 :
옛날 가난한 한 선비가 살고 있었다. 가난한 것도 가난한 것이지만 오십이 되도록 슬하에 자식이 없었다. 어느 동지 섣달, 눈이 내리고 모진 바람이 부는 밤이었다. 선비 내외는 추운 방에 누워 잠자리에 들었다. “여보, 내가 당신을 고생시켜서 면목이 없네.” 하고 선비가 말을 꺼내자 부인이, “ 무슨 말씀이세요. 저는 더 바랄 것이 없지만, 슬하에 혈육이 없어 대를 끊게 되었으니 그것이 소첩의 죄 죽어 마땅합니다. 그런데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추운데 어서 주무세요.” 라고 위로하고 잠이 들려고 하는데 밖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사람 살려! 사람 살려!” 부부는 놀라서 일어나 문을 열어보았다. 밖에는 한 걸인이 눈을 맞으며 서 있었다. 선비는 걸인을 방으로 데려와 아랫목을 내어주었다.

걸인은 미안하다면서 이불 속으로 들어왔는데, 자세히 보니 얼굴이 종기가 난 문둥이였다. 선비는 부인을 불러 손님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라했다. 하지만 “ 좁쌀이 아침거리밖에 없는데, 지금 밥을 지으면 내일 아침은 죽거리밖에 안됩니다.” 그래도 선비는 밥을 지으라 했고, 얼마 후 밥상을 들고 방으로 들어가 걸인에게 먹였다. 순식간에 걸인은 밥그릇을 비웠고, 부인은 윗방으로 가고, 선비와 걸인은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잠자는 줄 알았던 걸인이 선비에게 “ 주인양반, 보시다시피 저는 온몸에 종기투성인데, 더운물로 목욕하고 나면 가려운 데가 좀 시원해질 텐데, 어려우시겠지만 더운 물 좀 데워주실 수 있나요” 라고 말했다. 선비는 부엌으로 가서 목욕물을 데워주었더니, 걸인이 등까지 밀어달라고 부탁했다. 더럽고 악취가 났지만 선비는 걸인을 정성껏 닦아주었다.

목욕을 마친 걸인은 잠시 후 들어갈 테니 선비더러 먼저 들어가 있으라 했다. 선비는 방에서 한참을 기다렸지만 걸인이 들어오지 않자 이상히 여겨 부엌으로 나가보니 아무도 없었다. 선비는 이상히 여기며 밤새 내내 궁금해 하며 늦게서야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부부는 일어나서 밤새 꾸었던 꿈을 서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밖에서 ‘선비’하고 부르길래 내다보니 백발 노인이 ‘그대들은 죽어가는 사람을 살렸으니 활인지덕을 베풀었소. 내일 뒷산에 올라가 목욕재계하고 천제를 지내면 옥동자를 낳아 부귀영화를 누리리라’ 그리곤 백발 노인이 사라지더라구요.” “어허, 어쩌면 내 꿈과 그리 같으오. 우리가 자식이 없으니 꿈에서 하란대로 한번 해봅시다.” 그리하여 선비 내외가 정성들여 천제를 지냈더니 그날부터 부인에게 태기가 있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 옥동자를 낳았는데, 아기는 무럭무럭 자라 정승에까지 올랐다. 이리하여 선비집안은 대대로 번성하였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경북 고령군에서 대대로 전해져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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