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돼지의 약탈

황금돼지의 약탈

분류 문학 > 이상적인물형 > 보은(報恩)형

• 갈래 : 민담
• 시대 : 시대미상
• 신분 : 일반
• 지역 : 기타
• 출처 : 편집부 ()
• 내용 :
옛날, 어느 시골에 한 가난한 선비가 살고 있었다. 그는 몇 번이나 과거에서 실패하고 다시 과거를 보러 길을 떠나고 있던 중이었다. 어느 마을 주막에 들른 그는 주막집에 붙어있는 방을 보게 되었다. ‘갑자기 사라진 내 딸을 찾아오면 누구든지 사위로 삼고재산의 절반을 주겠다.’ 선비가 방을 쓴 사람을 보니, 이 마을의 제일가는 부자였다. 선비는 그 길로 부자를 찾아가서 약조를 받고는 처녀를 찾아 나섰다. 하지만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처녀를 찾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그래서 아무 방책도 없이 산길을 헤매고 다니던 선비는 다리가 부러져서 울고 있는 까치를 발견했다.

안쓰러운 마음에 다리를 고쳐주자 까치는 고맙다며 “이 길을 조금 더 가면 조개껍데기가 하나 엎어져있을 것입니다. 그것으로 그 밑의 땅을 계속 파보십시오.” 라고 말하고는 훌쩍 날아가는 것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까치의 말대로 그 길을 따라 가보자 아니나 다를까 정말로 조개껍데기 하나가 산길에 놓여있는 것이었다. 그는 까치가 시키는 대로 조개껍데기를 이용해서 구멍을 파보았다. 그러자 구멍은 점점 커지더니 곧 사람 한명이 들어갈 수 있을만한 땅굴이 되었다. 선비는 그 땅굴을 따라 내려갔다. 한참을 내려가니 땅 밑의 아주 깊은 곳에 환한 빛이 비추더니, 곧 넓은 광장이 나타났다. 선비가 놀라서 내려가자 광장에는 어마어마하게 큰 집이 떠억 버티고 있는 게 아닌가. 선비는 숨을 죽이며 그 집의 대문 앞까지 걸어갔다. 그때 갑자기 안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선비는 얼른 대문 옆에 있는 나무 뒤로 몸을 숨겼다. 대문에서는 한 처녀가 물동이를 들고 나타났는데, 자세히 보니 그 처녀가 바로 애타게 찾고 있는 부잣집 딸이었다. 선비는 처녀에게 가서 앞뒤 사정을 이야기하고 같이 달아나자고 했다. 그러자 처녀는 “안돼요. 절 여기까지 끌고 온 건 황금돼지 모양을 한, 아주 힘이 센 괴물이에요. 달아나다가 잡히면 우리 둘 다 큰일 날거에요. 그 놈이 살아있는 한 여기서 도망갈 수 없어요.” 그 말을 들은 선비는 한참을 고민하다 “그럼, 아가씨가 괴물을 구슬려서, 세상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게 뭔지 캐내어 보세요.”라고 말했다. 다음 날, 괴물에게 갔다가 다시 나타난 처녀는“괴물이 제일 두려운 것은 딱 한 가지, 흰 말가죽만 보면 오금을 펴지 못할 정도로 무섭대요.”라고 일러주었다. 마침 선비에겐 흰 말가죽으로 만든 담배쌈지가 있었다.

선비는 그 쌈지를 꺼내 손에 들고는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커다란 황금돼지가 눈을 부라리며 나타났다. 선비는 쌈지를 황금돼지 앞에 들이댔다. 그러자 황금돼지는 비틀대며 고개를 돌렸고, 그 틈을 타서 선비는 칼로 돼지의 목을 쳤다. 하지만 떨어진 머리는 자꾸만 목에 가서 달라붙었다. 이때 처녀는 부엌으로 달려가 재를 가져와 목을 벤 자리에 뿌렸다. 그제서야 괴물의 머리는 땅바닥에 나동그라졌다. 선비는 처녀와 함께 밖으로 나와 집으로 데려다주고, 약조대로 처녀와 결혼했다. 또 부자의 재산의 절반을 얻어 그 처녀와 함께 부자로 잘 먹고 잘 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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