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제비가 불공을 드리고 부자가 된 사연

가난한 제비가 불공을 드리고 부자가 된 사연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인연설화

• 주제 : 인연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불본행집경

부처님께서 옛날 고행하시던 파라나성 병장마을에 이르자 많은 사람들이 서로 몰려와 불공을 드리고 교시를 받았다.
그러나 원체 집안이 가난하여 먹을 것이 없는 제바의 집에서는 부인과 남편이 마주앉아 전생의 박복을 한탄할 뿐이었다.
「여보, 이번에는 꼭 부처님을 한 번 대접하고 싶은데 어제하면 좋지요?」
「글쎄요. 어떻게 된 집안인지 굶기를 밥먹듯하니 무엇으로 대접하겠소.」
이렇게 주고받다 부인이 말했다.
「여보, 죄송한 말씀이오나-」
「무엇이 죄송하단 말이오?」
「옛날 저 병장바라문이 내 몸을 허락하면 무수한 금을 준다 나를 홀린 일이 있는데
「그런 말씀마시오. 그렇게 얻은 돈으로 부처님을 공양하면 부처님이 잡수신다 하십디까?
내 나가 구해보리다.」
하고 제바는 나가 병장바라문 집에 이르러 사정 했다.
「저에게 돈 500냥만 빌려 주신다면 필히 은혜를 잊지 않을 터이오니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만일 정한 날짜에 갚지 못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 때는 내 아내와 같이 와서 그만큼의노동이라도 하겠습니다.」
이에 병장바라문은 의미 있는 웃음을 지으며 돈 500낭을 내주었다.
두 사람은 그 날로 이웃집에 나아가 옷 한벌씩을 빌려 입고부처님께 나아가 공양청을 드린 뒤 밤이 깊도록 음식을 장만하고 도량을 정리하여 부처님을 공양하였다.
부처님은 그의 정성을 감사하고 맛이 있게 잡수신 뒤, 축복하였다.
「보시는 복덕을 기르는 것이요, 인욕은 일체 원수가 없나니, 착한 이는 모든 그름을 내어버리고 욕을 떠나 자연히 해탈을 얻으리라 복을 닦으면 항상 안락하고 구함이 쉽게 되고 여러 가지 넉넉함을 얻으며 현세에 적정한 마음을 속히 얻고 마침내는 열반을 증득하리라.」
처음부터 부처님을 대해 이런 좋은 법문을 듣고 마음에 깨달음을 얻음은 참으로 희귀한 일이라 두 부부는 한없이 부처님이 떠나시는 것을 먼 길까지 배송했다 그런데 이 어찌된 일인가 ?
어제 이웃집에서 빌려 입은 부인의 옷을 도량 청소를 위해 잠깐 벗어 놓았는데 어느틈엔가 도둑놈이 그것을 훔쳐가고 말았다.
비록 부처님을 청해 공양을 드렸어도 금방 도둑을 맞고 그것을 배상해야 할 신세가 되었으니 참으로 딱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이는 어찌할 수 없는 일이라 부인은 뜰을 쓸고 남편은 산에 나가 나무를 하였다.
제바가 나뭇가지를 꺾고 저 멀리 산모퉁이 죽은 나뭇가지 위에 올라갔는데, 어떤 사람이 부리나케 달려와 괭이로 땅을 파고 무엇인가를 묻고 그 위에 똥을 싸 표시해 놓고 갔다.
이상히 여겨 내려와 그 곳을 파보니 그것은 다름 아닌 자기 부인이 빌려다 입은 옷이었다.
어찌나 반가운지 나무 지게도 그대로 놓아두고 집으로 달려왔다
그런데 한편 부인은 마당에서 뜰을 쓸다가 뾰족한 돌이 있어 그것을 괭이로 파던졌더니 뜻밖에도 그 속에서 금덩이가 쏟아져 나왔다.
너무나도 좋은 부인은,
「나왔다. 나왔다 금덩이가 나왔다.」
하고 덩실덩실 춤을 추며 온 집안을 팽이 돌듯 하였다.
산에서 달려온 남편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돌아다니는 아내를 보고 저 여자가 옷을 잃어버리고 걱정을 하더니 필시 정신이 돌았구나 걱정하면서
「여보, 여기 당신이 찾는 옷이 있소.」
하고 소리 높혀 외쳤다. 눈이 휘둥그래진 부인은
「여보, 이걸 어디서 났소.」
하고 물었다.
데바가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자,
「나는 여기 금덩이를 얻었습니다.」
하였다.
너무나도 뜻밖의 일이라 데바는 도리어 화를 내면서,
「당신 그 금덩이 어디서 났어― 저 병장 바라문이란 놈에게 몸을 주고 받아 온것이지―」
하고 호통을 쳤다.
「그런 소리마세요. 이건 분명 부처님이 주신 것일 겁니다.」
하고 마당가를 인도하니 또 거기에도 금덩어리가 하나 나와 있었다.
「야― 금이다. 금―」하고 데바도 소리쳤다.
세상 사람들은 이것을 구경하고 너도 나도 부처님을 청해 공양하였다.
다시 데바가 공양청을 하자 부처님은 다시 그 집을 방문했다.
병장 바라문은 전날 이야기를 하면서 다음과 같이 물었다.
「저들 두 부부는 무슨 인연으로 오늘 이 같은 횡재를 하였습니까?」
부처님은 말했다.
『옛날 이 곳은 인도 여러 나라 가운데서도 가장 유명한 부자가 살았던 곳이다,
그런데 그는 자식이 없고 오직 돈만 많아 자기가 평생에 모은 금을 괴짝에 넣어 이 곳에 묻고 죽었다. 몸은 죽어 한줌의 흙으로 변했으나 영혼은 갈길을 잃고 그 금에 애착을 떠나지 못해 큰 구렁이가 되어 그 곳을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이 마음씨 착한 부부가 평생을 노동으로 갚아도 갚기 어려운 돈을 빛내어 부처님을 공양하는 것을 보고, 또 부처님이 설하시는 법문을 듣고 그 모든 애착을 버리고 떠나갔다.
그대들이 파버렸다는 큰 돌멩이는 돌멩이가 아니라 그 큰 구렁이가 죽어 화석으로 변한 것이었다.
이제 그 금은 그 구렁이가 자기를 해탈케 해준 주인의 은혜를 보답키 위해 준 것이니, 마땅히 제바는 그것을 갖고 좋은 일을 많이하여 인천(人天)에 복전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하였다.
과연 제바와 마을 사람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그 파버렸던 돌멩이를 찾아보니 그것은 틀림없는 대맹이가 또리를 사르고 죽어 있는 것이었고, 다시 금덩이가 나왔던 곳을 파니 수많은 금괴짝이 쏟아져 제바는 일시에 부자가 되고 부족함 없는 여생을 보내게 되었다는 것이다.
불공(佛供)이란, 음식 의복 와구 탕약 등 부처님과 그 제자들이 필요한 모든 물건을 보시하는 것을 말한다.
부처님이 생존해 계실 때의 불공은 부처님을 청하여 공양하고 돌아가신 뒤에는 그의 유적을 찾아 공양했다.
그러나 불전(佛典)에 의하면 중생공양(衆生供養)이 제불공양(諸佛供養)이라 하였고 처처불상(處處佛像) 사사불공(事事佛供)이라 하였으니, 불공은 좀더 현실적으로 실천되어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생은 깨달은 부처고 부처는 깨달은 중생이다.
중생과 부처가 둘이 아닐진대, 부처의 출세가 중생을 위해 있을진대, 중생을 외면한 불공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또 이 세상은 진리의 표현이라고 한다.
흐르는 물이 부처님의 법문 소리요, 아름다운 산색(山色)이 부처님의 몸뚱이 그대로라면 산 돌 강 모래가 부처님의 모골(毛骨)아님이 없을 것이다.
그의 씀(用途)을 알지 못하고, 때가 아직 그 쓰임에 이르지 못했을 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어느 것 한 가지도 의미 없고 용도 없는 것이 없다.
우리가 불공을 잘들인다는 것은, 그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제가 지니고 있는 의미와 가치를 제대로 부여할 수 있도록 그것을 쓰고 보호하고 부양하는 것이다.
실로 세상엔 기적이라는게 없지 않다.
제바부부가 불공을 드려 기적을 이루는 이후로 세상에도 이러한 유의 불공군들이 적지 않게 늘여났다. 탑을 세우고, 절을 짓고, 부처님을 조성하고―
그러나 그 모든 일들이 자아의 욕구를 충족하는 데서만 끝나 중생을 이익되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면 한갓 수고로움만 더하고 부처님만 욕되게 할 뿐이다.
보시는 조건 없이 베푸는 것이고 불공은 무아봉공(無我奉公)이기 때문이다.

<佛本行集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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