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정왕의 청공인연

• 주제 : 인연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찬집백연경

부처님께서 라아자그리하의 죽림에 계실 때 6만2천의 나한들을 거느리고 투쉬나가라에 가셨던바, 그 나라의 인민들 품성이 매우 인자하고 효순하며, 뜻 가짐이 너그럽고도 넓은지라, 여래께서 곧 이렇게 생각하셨다.
「나는 곧 이제 우두전만 나무로서 큰 누각의 강당을 만들어 저 일만 대중들을 다 교화하리라.」
이와 같이 생각하자, 때마침 제석천이 부처님의 생각하시는 마음을 알고서 여러 하늘·용·야차·구반다들과 함께 제각기 우두전단 나무를 가지고 부처님께 바침과 동시 여래를 위해 큰 강당을 세우고서 천상의상탑 침구·담요와 천상의 음식을 다 저절로 갖춰 부처님을 비롯한 비구스님들을 공양하였다.
때에 저 민중들이 이 광경을 보고서 전에 없던 일이라고 찬탄하고
「이제 여래께서 이러한 큰 공덕과 이익을 보여주심으로, 이에 감격하여 저 하늘들이 모두 공양을 바치는 것입니다.」
하였다.
이에 부처님께서 법문하시니 마음과 뜻이 열리어 혹은 4과를 중득하기도 하고 혹은 더없는 보리심을 내기도 하였다.
때에 여러 비구들은 저 하늘들이 상탑을 마련하고 음식을 준비하며 부처님께 공양하는 광경을 보고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세존님 여래께선 과거세에 어떠한 공양을 받으시나이까.」
「비구들아, 자세히 들으라. 과거세 한량없는 세간에 범행(梵行) 부처님이 바라아나시이국에 출현하사, 여러 비구들과 함께 노닐으시면서 교화하셨는데, 때마침 관정왕이 부처님 오신다는 소문을 듣고 성문에 나와 받들어 맞이한 다음, 땅에 엎드려 예배하고서 부처님과 여러 스님들을 청하였다.」
「원컨대 저의 처소에 왕림하사, 석달 동안 우리의 네 가지 공양을 받아 주옵소서.」
부처님께서 그렇게 하기를 허락하고 그 집에 가서 그를 위해 갖가지로 설법하였다.
마음에 기뻐하여 보리심을 내자
「그대가 미래세에 성불할 때엔 석가모니의 명호로 그 한량없는 중생들을 다 제도하리라.」예언하였다. 「비구들아, 알아 두라. 그 때의 관정왕은 바로 나요, 그때 뭇 신하들은 바로 지금의 비구들이다.
그때에도 부처님은 공양하였기에 한량없는 세간에서 나쁜 갈래에 떨어지지 않고 항상 인산에 태어나 쾌락을 받아왔으며, 내지 현재세에 스스로 성불하였기에 저 하늘, 사람들이 다 나에게 와서 공양하는 것이다.」

<찬집백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