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죄는 스스로 지은 업에 따른다

천죄는 스스로 지은 업에 따른다

[ 天罪- ]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본생설화

• 주제 : 본생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사분률第46

인도가 두 사람의 임금에 의해서 통치되고 있었을 때의 일이다. 한 사람의 왕은 十四일에 탄생했기 때문에 월(月)이라고 했고, 또 한사람의 왕은 十五일에 탄생했기 때문에 월익(月益)이라고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이 두 임금은 슈라타라는 강을 경계로 해서 각각 그 강가에 四만천개의 성을 가지고 백성은 많으며 토지는 비옥하여 나라는 날로 번창하였다.
더구나 이 두 임금은 아주 사이가 좋아 두 나라 사이에는 싸움이 일어나는 법이 없었다. 하루는 두 임금이 만약 서로가 왕자를 낳고 왕녀를 낳는다면 혼인을 맺자는 약속을 하였다.
월익왕은 슈라타의 강가에 강 이름과 똑 같은 이름의 슈라타라고 하는 동서 길이가 十二유순, 남북의 길이가 七유순이나 되는 도성에 살고 있었다. 그에게는 왕자도 왕녀도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신에게 아이를 낳게 해 주십사고 기도를 드렸다.
그러던 어느 날 슈라타강의 신이 왕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슈라타강 옆에 다섯가지 신통(神通)을 얻은 두 선인이 살고 있다 이 선인을 만나서 왕가(王家)에 고쳐 태어나 달라고 부탁하면 왕은 아이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요.』
그래서 왕은 강가를 샅샅이 뒤져 그 선인을 찾았다. 그 결과 강신(江神)이 말한 것처럼 두 사람의 다섯가지 신통을 한 선인이 어느 강가에 살고 있는 것을 알았다.
왕은 기꺼이 선인을 찾아가서 부탁했다.
『우리 집에는 아이가 없어 후계자가 없어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만약 당신네들이 우리 집에 고쳐 태어나 우리의 후계자가 되어 주겠다는 생각이 있으시면 제발 지금의 목숨이 끝난 다음 우리집에 태어나 주십시오. 우리집에 태어난다면 무엇이든 하고 싶은 일은 다 할 수 있게 행복할 것입니다.』
이 말을 듣고 두 선인은 왕의 집안에 태어날 것을 승낙했다. 왕은 더욱 기뻐하며 왕궁으로 돌아갔다.
이로부터 七일후 나머지 한 사람의 선인도 생명이 끝나 왕의 제 일부인의 태내에 잉태했다. 그로부터 다시 七일 후 한 선인은 생명이 끝나서 왕의 제二부인의 태내에 잉태했다.
왕은 몹시 좋아하여 이 두 부인의 음식 침구에까지 신경을 써 정중하게 모시도록 했다. 또 왕은 사자를 보내어 강가의 두 선인을 찾아가 보도록 한 즉, 그들은 이미 죽어있다는 것을 알았다. 제일부인은 달이 차차 구슬 같은 왕자를 낳았다.
그 왕자가 태어난 날에는 많은 경사가 이 나라에 일어났다. 곧 五백명의 상인이 보물을 따고 바다에서 돌아왔다. 또 흙 속에 묻어 감추어 두었던 五백개의 보물이 발견되고, 또 五백명의 사형수가 감옥에서 풀려 나왔다. 왕은 이 왕자가 태어난 날에 이처럼 많은 경사가 일어났기 때문에 선행(善行)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나서 얼마 후 제 二부인도 또 한 사람의 왕자를 낳았다. 이 왕자가 태어난 날에는 많은 나쁜 일이 이 나라에 일어났다. 아수라(阿修羅)가 태양을 가려 세상이 캄캄해지고 들여우가 울부짖고 五백명의 사형수가 감옥에 갇히었다.
이처럼 나쁜 일이 일어났을 때 태어난 아들이기 때문에 왕은 그에게 악행(惡行)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두 왕자에게는 똑같이 네명의 유모가 딸렸고 똑같이 장난감과 마차를 주어 소중하게 길렀다.
그리하여 이 두 왕자가 八,九세가 되자 똑같이 독서, 산수, 음악, 무술을 가르쳤다. 그러나 이 두 왕자중 왕을 비롯한 궁중의 사람들과 대신은 모두 선행 왕자를 사랑하고 악행왕자를 싫어했다. 악행왕자는 이것을 알고 질투심을 일으켜 기회를 봐서 선행왕자를 죽이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 무렵 이웃나라의 월왕(月王)의 제일 부인이 왕녀(王女)를 낳았다. 월왕은 월익왕에게 사신을 보내어 그 사실을 알렸다. 월익왕이여, 내 제일부인이 왕녀를 낳았다.
그래서 약속한 대로 당신의 제일 부인이 낳은 선행왕자와 혼약을 맺어 주십시요.
월익왕은 기꺼이 그 제의를 받아들인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하루는 선행왕자가 세상의 모습을 보고 혼자 곰곰이 생각 하였다.
「세상 사람들은 어찌하여 이처럼 가난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용기를 내어 바다에 들어가 마음대로 보물의 비를 내리게 할 수 있는 여의보주(如意寶珠)를 찾아와야겠다. 그러면 세상의 가난의 괴로움을 구할 수가 있다.」
선행광자는 부왕 앞에 나가 자기의 생각을 말하고 바다에 가도록 허락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왕은,
『구태어 바다에 들어가서 보물을 구할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우리 창고에는 무수히 많은 금은과 칠보가 들어있다. 그것을 너에게 줄터이니 네 마음대로 사용하면 어떻겠느냐?』
왕자는 부왕이 말리는 것도 듣지 않고 꼭 바라에 들어가고 싶다고 졸랐다.
『그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어떻게든 바다에 들어가서 여의보주를 얻어오지 않으면 세상 사람 모두의 가난의 괴로움을 구할 수는 없습니다.』
왕도 할 수 없이 그렇다면 네 마음대로 하라고 왕자가 바다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했다. 악행왕자는 이 소식을 듣고 이때가 선행왕자를 죽이는 가장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부왕 앞으로 나가,
『선행왕자는 제가 가장 존경하는 형님입니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형님이 바다에 들어 가신다는데 저는 걱정입니다. 제발 저를 형님의 후견(後見)으로서 바다에 보내주십시오.』
그는 그럴 듯 하게 말했다 왕은 그가 그런 나쁜 생각을 가지고 있으리라고는 조금도 알지 못하고 기꺼이 승낙했다. 이리하여 선행왕자는 왕과 부인에게 작별을 하고 슈라타성에 가 방울을 흔들며 사람에게 알렸다.
『부모, 처자, 형제, 자매 밎 모든 친척과 이별하고도 목숨을 내걸고 바다에 들어가 금은 진보(珍寶)를 구하고자 하는 자는 나를 따라 오너라. 선박,식량등 일체의 것은 내가 제공하겠다.』
이 말을 듣고 五백명의 상인이 선행왕자 밑으로 모여들어 같이 가겠다고 나섰다. 그래서 왕자는 배를 사고 선원을 고용하고 악행왕자와 五백명의 상인을 거느려 큰 바다로 향하였다.
배는 선행왕자의 복덕(福德)으로 순풍을 얻어 무사히 보물섬에 도착했다. 선행왕자는 五백명의 상인을 보고,
『자, 보물섬에 도착했다. 각각 자유롭게 보물을 구하여 오너라 다만 너무 많이 실어서 배를 침몰시켜서는 안 된다.』
하고 명령하자 그들은 앞을 다투어 섬에 올라가 보물을 찾아 나섰다.
이때 악행왕자는 상인들과 함께 상륙하여 비밀리에 그들을 선동하여 말하기를,
『이대로 보물을 싣고 본국에 돌아간다면 선행왕자가 틀림없이 너희들의 보물을 빼앗을 것이다. 그를 혼자만 이 섬에 남겨놓고 우리들만 배를 타고 먼저 돌아가는 것이 어떨까.』
五백명의 상인들은 악행왕자의 말이 그럴듯하다고 생각하고 그에 찬성했다.
그들은 선행왕자가 섬에 상륙해서 보물을 찾고 있는 틈에 자기들의 보물을 배에 가득 실어 몰래 출발했다. 그러나 그들은 무사히 본국에 돌아갈 수 없었다. 해상에서 큰 폭풍우를 만나 배는 산산조각이 나고 五백명의 상인들은 모두 바다에 빠져 죽고 말았다.
악행왕자는 겨우 파선(破船)의 나무조각을 붙잡아 파도에 밀리어서 흘러흘러 어느 해안에 표류했다. 그는 이 바닷가의 가난한 부락에 상륙해서 집집마다 다니면서 동냥을 하여 겨우 목숨을 부지하였다.
한편 보물섬에 혼자 떨어진 선행왕자는 배가 정박한 해안에 와 보니 상인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고 배도 없었다. 물결은 쓸쓸히 기슭을 씻고 바람은 슬프게 나무를 흔들고 있었다.
선행왕자는 가슴을 치고 땅에 엎디어 울부짖었다.
『아아. 얼마나 불행한 사람들인가, 그들은 귀신 때문에 목숨을 잃었음에 틀림없다.』
그러자 이 섬의 신이 선행왕자에게 말했다.
『그들은 귀신 때문에 죽은 것이 아니다. 악행왕자의 꼬임에 그 목숨을 잃는 것이다. 그들은 악행왕자의 꼬임에 빠져 너를 버리고 출발하고 말았다. 그러나 도중 큰 폭풍우를 만나 배는 부서지고 그들은 물에 빠져 죽었다. 악행왕자만은 나무 조각 하나를 타고 어느 해안에 흘러가서 지금은 그 해변에서 거지가 되어 살고 있다.』
선행왕자는 자기 혼자서 해룡왕(海龍王)의 궁정을 찾아가 여의보주를 얻어와야겠다고 결심하고 길을 찾아 앞으로 나갔다. 그리하여 마침내 나찰(羅刹)의 해변에 도착하였다.
五백명의 나찰녀(羅刹女)는 멀리서 선행왕자가 오는 것을 보고 그를 맞으며 여러 가지로 위로를 했다.
『동자님, 용케 여기까지 오셨습니다. 앞으로 어디로 다시려고 하십니까?』
그러자 선행 왕자는 대답했다.
『인간 세계는 지금 가난 때문에 모두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저는 용궁에 가서 여의보주를 구해가지고 인간 세계에서 가난의 괴로움을 추방해 버리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동자님, 당신은 그 공덕으로 어떠한 깨우침을 얻으려고 하십니까?』
『저는 대승(代承)의 깨우침을 얻으려고 합니다.』
『그렇습니까. 그것은 좋은 일입니다 만약 당신이 깨우침이 얻게 되시면 우리들도 출가하여 당신의 제자가 되게 해주십시오.』
『알겠습니다.』
선행왕자는 나찰녀들과 헤어져서 또 앞으로 나갔다. 그는 멀리 떨어진 금으로 만든 성을 발견했다. 그 성안에는 금으로 만든 방석이 있고 그 위에 용이 앉아 있었다.
그가 용 곁으로 걸어가자 용은 왕자를 보고,
『동자여, 여기까지 용케 왔다. 어디로 가려 하는가?』
하고 위로하듯이 물었다.
그러자 왕자는,
『용왕님, 당신은 모르시겠지만 인간 세계는 지금 가난 때문에 모두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는 용궁에 가서 여의보주를 얻어 인간세계에서 가난을 추방하려고 생각합니다.』
『동자여, 그것은 단념하는 것이 좋다. 용궁까지는 도저히 갈 수 없을 것이다. 앞으로 七일간을 무릎까지 닿는 물을 건너가고, 그 다음의 七일간은 배꼽까지 닿는 물을 건너가고, 그 다음의 七일간은 헤엄쳐 물을 건너가고, 그 다음의 七일간에는 연꽃나무 위를 건너가고, 그 다음의 七일간은 독사의 머리 위를 건너가고 해야만 용궁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니, 용궁에 가는 것은 중지하는 것이 좋다. 나에게 동방 二천유순에 칠보(七寶)의 비를 오게 하는 보주(寶株)가 있다. 그것을 너에게 줄 터이니 용궁에 가는 것을 중지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왕자는 그 보주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
『말씀은 고맙습니다만 그 보주는 받을 수 없습니다. 저는 어떻게 하는 용궁에 가서 여의보주를 얻어와야겠습니다.』
『그런가, 너는 어떤 깨우침을 구하고 있는가?』
『저는 대승의 깨우침을 구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참 훌륭한 일이다. 만약 네가 깨우침을 얻는다면 나도 출가해서 너를 위해서 지혜 제일의 제자가 되겠다.』
왕자는 금성의 용과 헤어져서 또 앞으로 나갔다. 그러자 멀리 은(銀)의 성이 보였다. 그 안의 은방석에 용이 앉아 있었다.
왕자가 그 곳으로 가자 그는 위로하는 표정을 짓고,
『동자여 용케 여기까지 왔구나, 어디로 가려고 하는가?』
고 물었다.
그러자 왕자는 금성의 용에게 대답한 것과 마찬가지로,
『용왕님 당신은 모르시겠지만 인간 세계는 지금 가난 때문에 모두 고민하고 있습니다. 나는 용궁에 여의보주를 얻어서 인간 세계에서 가난을 몰아내려고 합니다.』
그러자 은성의 용도 또 용궁에 가는 길이 험악하다는 것을 자세히 설명하고,
『나는 남방 四천유순에 칠보의 비를 내리게 하는 보주를 가지고 있다. 이것을 당신에게 줄터이니 용궁에 가는 것은 중지하는 것이 좋을 것이요.』
하고 오아자를 말렸다.
그러나 왕자는 거절했다.
『말씀은 고맙습니다만 저에게는 그 보주는 필요 없습니다. 나는 어떻게 하든 용궁에 가서 여의보주를 구해야 하겠습니다.』
『동자여 당신은 어떠한 깨우침을 구하고 있습니까.』
『저는 대승의 깨우침을 구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참 훌륭한 일이요, 만약 당신이 깨우침을 얻는다면 나도 출가해서 당신을 위해 신통(神通)제일의 제자가 되겠습니다.』
선행왕자는 이 은성의 용과 헤어져 또 앞으로 나갔다. 얼마동안 가지 유리의 성이 있어 유리 방석위에 용이 앉아 있었다.
이 용도 또한 왕자가 용궁에 가는 것을 말리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사방 六천유순에 칠보의 비를 내리는 보주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왕자는 이것을 또 거절하고 끝까지 용궁에 가서 여의보주를 구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유리성의 용은 왕자에게,
『너는 어떠한 깨우침을 구하고 있는가?』
하고 물었다. 왕자는,
『저는 대승의 깨우침을 구하고 있습니다.』
고 대답했다. 그러자 용은 말했다.
『그것은 훌륭한 일이다. 만약 네가 깨우침을 얻는다면 나도 출가해서 너를 위해 다문(多門)제일의 제자가 되겠다.』
왕자는 이 용과도 헤어져서 七일간 연꽃의를 건너고 마침내 독사가 있는 곳까지 왔다. 그는 독사를 보고 생각했다.
(전생에 화를 냈기 때문에 이 세상에서 독사로 태어난 것이다. 그들을 항복시키려면 오로지 자비의 마음으로 대하는 길 밖에 없다.)
왕자가 자비삼매(慈悲三昧)에 들어가자 독사들은 모두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왕자는 이 독사의 머리를 건너서 무사히 용궁에 도착했다.
용왕은 멀리서 왕자가 오는 것을 보고,
『동자여, 용케 여기까지 왔구나, 너는 무엇을 가지고 싶은가?』
하고 친절하게 물었다.
그러자 선행왕자는,
『용왕님, 당신의 상투머리속에 들어 있는 여의보주를 가지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소망대로 이 보주를 주겠는데 인간의 수명은 아주 짧고 이 보주의 가치는 대단히 크다. 네가 죽을 때는 반드시 이 보주를 나에게 돌려다오.』
용왕은 이렇게 말하고 상투머리 속에서 보주를 꺼내어 구가 죽을 때 보주를 맡아 가지고 올 두 용을 곁들어서 왕자에게 주었다. 왕자는 이 보주를 손에 들고 마음 속으로 빌었다.
(안약 이 보주가 여의보주라면 나를 순식간에 슈라타성에 돌려보내 주십시오.)
그러자 빌었던 대로 왕자의 몸은 순식간에 슈라타성에 돌아갔다.
한편 해변가의 마을에서 거지가 되었던 악행왕자는 보물섬에 남겨두고 온 선행왕자가 살아서 슈라타성에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놀라며 슈라타성으로 돌아가 형에게 면회를 청했다.
『잘 살아서 돌아오셨군요. 저는 바다에서 난파 했습니다만 목숨만은 부지하여 해변가에 표착하여 지금은 그 마을에서 동냥을 하면서 목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형님은 무사히 돌아 오셨는데 위대한 보물을 가져오셨습니까?』
선행왕자는 용궁에서 얻어온 여의보주를 꺼내어 보이고,
『나는 이 여의보주를 가지고 왔지만 여하튼 서로가 무사해서 제일 반갑구나.』
이렇게 말하고 마음으로부터 무사한 것을 기뻐했다.
선행왕자는 오랫동안의 해상여행으로 매우 피곤하여 있었다.
『나는 고단하여 졸려 죽겠다. 잠깐 네 무릎을 빌려달라.』
선행왕자는 악행왕자의 무릎을 베개 삼아 깊은 잠에 들어버렸다.
그러자 악행왕자는 이 기회라고 생각하고 너무 가지고 형의 두 눈을 쑤셔버렸다. 그리고 형에게서 보주를 빼앗아 도망쳤다.
선행왕자는 두 눈이 찔리어 방향을 잃고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동으로 가고 서로 달리며 비틀거리다가 길을 잃고 말았다. 길을 잃은 그는 마침내 월왕의 정원에 이르렀다.
그 정원을 지키는 노파가 두 아들과 함께 그 정원에 살고 있었는데 멀리서 선행왕자의 참혹한 모습을 보고 곁으로 다가와,
『어머나! 어떻게 되신 겁니까?』
하고 물었다. 왕자는 어떤 사람 때문에 눈을 찔려서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파는,
『참으로 불쌍한 일이군요. 딴데 가시지 말고 언제까지나 여기서 계십시오, 나에게 두 아들이 있으니 그들과 함께 사이좋게 놀며 지내 주십시오.』
노파는 친절하게도 눈이 보이지 않는 왕자를 맡아서 자기 아들처럼 돌보았다.
한편 형의 눈을 찌르고 그 보주를 빼앗은 악행왕자는 고향인 슈라타성으로 돌아와 아버지인 월익왕을 만나서 말하기를,
『부왕님, 방금 돌아왔습니다. 우리는 오는 도중 바다에서 폭풍우를 만나 배는 부서지고 선행왕자를 비롯한 五백명의 상인들은 모두 바다에 빠져 죽고 말았습니다. 다만 저 혼자만 겨우 목숨을 부지하여 돌아왔습니다.』
월익왕은 사랑하는 선행왕자가 익사했다는 말을 듣고 크게 슬퍼하였으나 어쩔 수 없는 일이 라고 생각하고 악행왕자에게 물었다.
『너는 무사히 바다에서 돌아왔는데 어떠한 보물을 가지고 왔느냐?』
악행왕자는 형에게서 뺏은 여의보주를 내어 부왕에게 바치고,
『이 보주를 얻어 왔습니다.』
『이 구슬은 어떤 일에 쓰는 것인가?』
악행왕자는 이것이 갖가지 보물의 비를 마음껏 내리게 할 수 있는 여의보주라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어디에 쓰는지는 저도 모릅니다.』
고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왕은 그 보주를 받고 그대로 창고 속에 집어넣고 악행왕자에게 상을 주었다.
악행왕자는 부왕 앞에서 물러나오자 곧 이웃나라의 월왕에게 사신을 보내어 이렇게 말했다.
『당신의 왕녀와 약혼한 선행왕자는 보물을 구하려고 五백명의 상인과 함께 바다에 갔다가 배가 난파해서 익사하고 말았습니다. 형이 죽었으니 그 아우인 저에게 왕녀를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자 월왕은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 왕녀의 의견을 물어 서 대답을 하겠습니다.』
왕은 곧 왕녀를 불러 이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왕녀는 그것을 거절했다.
『저는 악행왕자에게는 시집가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이제부터 스스로 남편을 찾겠습니다.』
왕녀는 성장을 하고 스스로 나라안을 돌아다니며 남편감을 찾아 나셨다. 왕녀가 그의 정원에 오자 정원 안에서 가야금 소리에 따라 아름다운 노래소리가 들려 왔다. 그 목소리를 찾아 가 보니 한 장님 청년이 가야금을 뜯고 있었다.
왕녀는 이 청년을 첫눈에 보고 왕에게 말했다.
『저는 이 분을 남편으로 삼고 싶습니다.』
『그 사람은 장님이 아닌가?』
『장님이어도 상관없습니다.』
그래서 월왕은 선행왕자를 불러 그 출생을 물었다.
『당신은 도대체 누구십니까?』
『저는 월익왕의 제 一왕자 선행이올시다.』
이 장님이 선행왕자라는 말을 듣고 월왕은 깜짝 놀라서 물었다.
『어째서 당신은 장님이 되었습니까?』
그래서 선행왕자는 자세하게 전후의 사정을 왕에게 말씀드렸다. 그러자 왕은,
『그래서 만약 참말로 월익왕의 제 一왕자라면 부처님께 기도를 드려 옛날의 성한 눈으로 돌아가 보십시오?』
하고 말했다.
왕자는 당장에 기도를 올려,
『저는 이 세상 모든 사람의 빈곤을 구하기 위하여 바다에 들어가서 여의보주를 구했습니다. 그런데 아우인 악행왕자는 五백명의 상인들을 꼬여 나를 혼자 섬에 떼어놓고 달아났으며, 또 나무가시로 내 두눈을 찔러 여의보주를 빼앗아 갔습니다.
그러나 나는 절대로 악행왕자에 대해서 조금도 원망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만약 내가 하는 말이 조금 거짓이 없는 진실이라면 내 눈을 그전처럼 뜨게 해 주십시오.』
그가 이러한 서원(誓願)을 담고서 말하자 지금까지 감겨있던 눈이 옛날처럼 번쩍 떠졌다.
왕은 사신을 보내어 이 사실을 알렸다.
『선행왕자는 무사히 바다에서 올아 오셨다. 우리 왕녀와의 결혼식도 올렸다. 두 사람은 이제 슈라타성 으로 돌아간다.』
월익왕은 지금까지 죽은 줄 알았던 선행왕자가 살아있고 더구나 월광의 왕녀를 데리고 돌아온다는 소식 듣고 기쁨을 참을 수 없어 성내에 명령해서 모든 환영준비를 갖추도록 했다.
드디어 선행왕자 일행은 슈라타성에 들어오고 아버지를 만나 자세하게 지금까지의 사정을 말씀드렸다. 부왕은 악행왕자의 소행에 화를 내어 그를 죽이라고 부하에게 명령했다. 그러나 선행왕자는 부왕을 가로막아 아행왕자의 목숨을 살려주라고 빌었다. 그래서 악행왕자는 죽음을 면하고 국위로 추방 당하게 되었다.
선행왕자는 부왕에게 물었다.
『그런데 악행왕자가 어떤 구슬을 가지고 오지 않았습니까?』
『가지고 왔다. 그 구슬이라면 창고 속에 들어 있다.』
『그 구슬을 꺼내 주십시오.』
부왕은 창고에서 구슬을 꺼내어 선행왕자에게 주었다.
그는 당장 몸을 깨끗이 하고 옷을 갈아입고 깃대 위에 그 구슬을 놓아 높은 누각 위에 세워서 소원을 담고 말했다.
『이 구슬이 참으로 여의보주라면 반드시 전 세계에 칠보의 비를 내려 전 세계의 괴로움을 내쫓을 것이다.』
그러자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칠보의 비가 온 세계에 내려 모든 백성의 괴로움이 없어졌다.
얼마 후 월익왕은 세상을 떠나셨다.
선행왕자는 그 뒤를 이어 국왕의 자리에 올랐다. 먼저 선왕으로부터 국외로 추방된 악행왕자는 그 소식을 듣고 슈라타성으로 돌아와 선행왕에게 애원했다.
『저는 지금 국외를 방랑하면서 거지가 되어 살고 있습니다. 제발 불쌍히 여기시고 이곳에 있게 해주십시오.』
『그것 참으로 안됐구나, 이 왕궁에 있도록 하자. 그리고 내 곁에 있어서 나를 호위하는 일을 맡아다오.』
악행왕자는 좋아라 하고 선행왕자의 곁에 있게 되었는데 또다시 나쁜 생각을 품고 그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하루는 선행왕이 낮잠에 들고 있는 것을 보고 악행왕자는 칼을 뽑아 베려고 하였다. 그러자 칼을 쥐고 있던 그 손이 저절로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큰 일 났구나!』
하고 외쳤다.
이 소리에 왕은 눈을 뜨고,
『도대체 무슨 일인가?』
이렇게 되자 악행왕자는 비로소 자기의 잘못을 깨닫고 깊이 참회하여,
『나는 지금 천벌을 받아서 내 손이 저절로 잘려지고 말았습니다.』
고 말하고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그러자 선행왕은,
『그것은 천벌을 받은 것이 아니다. 자신이 벌을 만든 것이다. 하늘이 너의 손을 밴 것이 아니다. 네가 스스로 자기 손을 자르는 업(業)을 만든 것이다.』
이렇게 말하고 악행왕자를 타일렀다.
이때의 월익왕은 지금의 슛도다나, 제일부인은 지금의 마야부인, 월왕은 지금의 집장석종(執丈釋鍾), 월왕의 왕녀는 지금의 아쇼다라, 정원지기의 노파는 지금의 마가하쟈하다이, 그의 두 아들은 지금의 난다(難&)와 아난(阿難)의 전신이다.
또 선행왕자는 지금의 석가모니의 전신이며 악행왕자는 지금의 데바닷다의 전신이다.

<四分律第四十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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