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녀가 여래의 존칭을 받다

동녀가 여래의 존칭을 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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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 : 본생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대보적경

석존께서 여러 제자와 보살들과 함께 라자가하의 영취산에 계셨을 때의 일이다.
라자가라에 묘우에라는 여덟 살 난 부자의 딸이 있었다. 그녀는 전세에서 여러 부처님을 친히 공양해서 많은 공덕을 쌓았던 것이다.
이러한 인연으로 불과 여덟살 밖에 안되는 여자아이였지만 석존이 라자가하의 영추산에 계시다는 것을 알고 불심을 일으켜서 석존께 합장 예배하면서,
『모든 것을 깨달아 아시고 온 세상의 빛이신 세존님, 저를 위하여 보살의 수행에 대하여,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나이도 어린 동녀가 잘 도 찾아 왔다. 무엇이든지 물어 보아라. 자세히 이야기 해 주마.』
자애에 넘치는 석존의 말씀을 들은 그녀는 대단히 기뻐하며,
『세존님, 보살은 어떻게 해서, 단정한 모습을 하시게 되었고, 또 대부 존귀(大富尊貴) 하시게 되셨습니까? 그리고 보살은 어떠한 인연으로 그 일족이 저해(阻害)를 당하지 않는 것입니까?
또 보살은 어떻게 해서 천 개나 되는 연꽃의 잎사귀 위에 앉아서 모습을 바꾸어 태어날 수가 있는 것입니까?
보살은 어떻게 해서 자재한 신통력을 터득하시어 어떤 나라든지 자유롭게 왕래(往來) 할 수가 있는 것입니까? 보살은 어째서 이 세상에서 아무런 원한도 없는 것입니까?
보살이 하시는 말씀을 어째서 모든 사람이 따르고 의심을 갖지 않는 것입니까?
보살은 어떻게 해서 법의 장해(障害)를 벗어나서 청정함을 얻으셨습니까?
보살은 어떻게 해서 여러 가지 마업(魔業)에서 이탈할 수가 있었습니까?
보살이 임종하실 때에 여러 부처님이 그 앞에 나타나시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대자 대비하신 세존님, 이런 일들이 알고 싶습니다.』
하고 진지한 태도로 여쭈는 것이었다.
『너는 참으로 깊은 의미를 가진 질문을 하였다. 잘 듣거라. 너의 의문에 대하여 자세히 이야기 하리라.
우선 너의 첫번째 질문인데, 보살이 단정한 형상을 가지게 됨은 나쁜 친구에 대하여도 결코 노여운 마음을 안 가졌다는 것, 항상 자비심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였다는 것, 정법(正法)을 깊이 원하였다는 것, 부처님의 형상(形相)을 만들었다는 것, 이상 네가지 일을 충실히 실행한 결과이다.
다음은 두 번째 질문인데 보살이 대부존귀의 몸으로 태어나는 것은 보살이 때를 따라서 보시를 하고 사람을 경멸하지 않고 교만한 마음을 안가졌다는 것, 즐거운 마음으로 무엇이든 사람에게 베풀어 주었다는 것, 자기가 보시한 것의 대가(代價)를 바라지 않았다는 이 네 가지 일을 완전히 수행한 결과인 것이다.
그리고 보살의 일족이 저해당하지 않는 것은 거짓말을 안하고 사견을 가진 사람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였으며, 정법이 무너질 위험성이 있을 때에는 이것을 유지하는데, 온갖 힘을 다 하였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많은 사람들에게 교시하였다는 네 가지 일을 이루어 놓았기 때문이다.
또 보살이 천잎이나 되는 연꽃에 앉아서 모습을 바꾸어 태어날 수 있는 것은 여러 가지 진기한 꽃과 열매를 바치고 향불을 부처님, 또는 여러 개의 탑에 바치고 남에게 손해를 주지 않았으며, 여래상(如來像)을 만들어서 이것을 연꽃에 안치하였고, 보리(菩提)에 있어서 깨끗한 믿음을 굳게 가졌다는 사법(四法)을 성취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살이 신통력을 가지고 여러 나라를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사람이 선사(善事)를 수행하는 것을 괴롭히지 않았고, 또 타인이 설법할 때, 이것을 방해하지도 않았으며, 등불을 켜서 부처님의 탑에 공양을 했고, 선(禪)을 수행하였다는 四법을 완성하였기 때문이다.
보살이 아무런 원한이 없는 것은 사람을 속이려는 사심이 없고 좋은 친구를 사귀고, 다른 성법(聖法)에 대하여 질투하는 일이 없으며, 다른 사람이 잘 되는 것을 함께 기뻐하였고, 보살의 수행에 대하여 결코 경멸하는 마음을 안가졌다는 四법을 이룩하였기 때문이다.
또 보살의 한 마디 한 마디를 만인이 믿어 의심하지 않는 것은 보살의 언어, 행동이 항상 일치한다는 것, 착한 친구에게는 자기의 잘못을 숨김없이 이야기한다는 것, 법을 들을 때, 그릇된 마음이나 해석을 하지 않았다는 것, 설법자에 대하여 나쁜 마음을 갖지 않았다는 四법을 수행한 결과이다.
그리고 보살이 법의 장해를 떠나서 깨끗할 수 있는 것은 깊은 믿음으로 부처님의 율법을 실행하였고, 깊은 뜻을 가진 경전을 들으며, 비방하지를 않았고, 새로 보리심을 갖게 된 사람에게는 유익한 지혜를 주었으며, 모든 샘물을 자애심으로 대하였다는 사법을 성취한 까닭이다.
보살이 여러 가지 악마의 장해를 멀리할 수 있었던 것은 법성(法性)이 평등하다는 것을 충분히 깨달았고, 불도에 정진하는 마음이 굳었고 항상 염불을 열심히 외었고, 자기가 과거에 쌓아올린 공덕을 모든 사람에게 풀어 주었다는 四법을 수행한 결과이다.
마지막으로 보살이 임종을 할 때에 여러 부처님들이 그 존귀한 모습을 나타내시는 것은 보살이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을 급여(給與)하여 만족을 주었고, 여러 가지 선법에 깊은 신념(信念)을 가졌고, 여러 보살을 장식하는 물건을 베풀었고, 불, 법, 승의 삼보를 공양하는데 게으름이 없었다는 四법을 성취한 덕택인 것이다.
이제 보살의 수행이 쉽지 않다는 것과 그 공덕이 위대하다는 것을 잘 이해하였을 것이다.』
『네, 간절하신 설법을 듣자와 잘 납득이 갔읍니다. 저는 미흡합니다만 보살의 수행을 세존님의 가르침대로 수도하려고 생각합니다. 만일 제가 이중에서 한 가지라도 실행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어기고 세존님을 속인 결과가 되므로, 반드시 실행할 것을 맹세합니다.』
이러한 말을 옆에서 듣고 있던 목련은 그녀를 보고,
『보살의 수행이란 참으로 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지금 그대는 보살 수행의 맹세를 하였지만 어떻게 해낼 수가 있겠는가?』
하고 겨우 여덟 살 밖에 안되는 어린 여자아이가 보살 수행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으로 비웃는 듯이 말했다.
『성자님, 그러한 생각을 하시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러나 저의 소원이 진실한 것이고, 여러 가지 수행을 성취할 수 있다면, 그 증거로 이 삼천 대천 세계가 여섯 가지 모양으로 진동하고, 하늘에서는 아름다운 꽃이 내리고 하늘 나라의 음악이 들릴 것입니다. 이것으로 저의 소원이 허황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 주십시오.』
그러니까 동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하늘에서는 연꽃이 비오듯 내려오고 절묘한 음악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황홀케 하였으며, 천지는 여섯 가지 모양으로 진동하였다.
이 때 그녀는 목련을 향하여,
『성자님, 제 말이 조금도 거짓이 없다는 것을 아셨을 것입니다. 저는 후세에서는 지금의 세존님같은 부처님이 되어서 제가 사는 국토에는 조그마한 악도 없고, 여자의 이름조차 없는 깨끗한 세계를 이룩하렵니다. 만약 저의 이 말이 참된 것이라면 여기에 계신 분들의 몸이 금빛이 되게 하여 주소서.』
동녀의 말이 끝나자, 그녀의 말대로 사람들의 몸은 금빛으로 변했다. 이 두가지 신기로운 사실로 목련의 의아심은 깨끗이 가시고 말았다.

묘우에 동녀는 마침내 석존으로부터 수승공덕 보장여래(殊勝功德寶藏如來)라는 존칭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大寶積經第九十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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