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상을 보는 바라문 전생이야기

옷상을 보는 바라문 전생이야기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본생설화

• 주제 : 본생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본생경

이 이야기는 기원정사에 계실 때, 옷의 상을 보는 어떤 바라문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왕사성에 어떤 바라문이 살고 있었다.
그는 미신에 집착하여 3보를 믿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집은 부자로서 재산이 많아 호사스런 생활을 다하고 있었다.

옷장에 넣어 둔 옷 한 벌을 쥐가 썰었다.
어느 날 그는 머리를 감고, 그 옷을 가져오라고 하녀에게 말하였다.
하녀는 그 옷을 쥐가 썰었다고 알렸다.
그는 생각하였다.
「쥐가 썰은 그 옷을 집에 두면 그 때문에 큰 재난이 일어날 것이다.
저 옷은 불길한 것으로서 재앙의 신과 같은 것이다.
저것은 아이들이나 하인들에게도 줄 수 없다. 왜냐하면 저것에 닿는 사람은 다 재난을 만나기 때문이다.
이것을 묘지에 갖다 버리자.그러나 이것을 하인들에게 줄 수 없다.
왜냐하면 저들은 그것에 욕심을 내어 그것을 입었다가 재난을 만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는 그것을 아들에게 주리라 생각하고 그 아들을 불러 그 사실을 알리고 말하였다.
「아들아, 너는 이것을 손에 대지 말고 막대기에 걸고 가져 저 묘지에 버려라.
그리고 온 몸을 깨끗이 씻고 오너라.」
그 날 부처님은 아침 일찍이 제도할 수 있는 친족들을 관찰하고, 또 그가 초과(初果)에 들 수 있는 근기가 있음을 알으시고, 마치 사슴이 오가는 길을 걸어가는 사냥꾼처럼 걸어 나가, 여섯 가지 빛깔을 놓으면서 그 묘지 입구에서 계셨다.
그 청년은 아버지 명령을 따라, 그 옷을 뱀처럼 막대기에 걸고 묘지 입구로 왔다.
부처님은 물으셨다.
「청년이여, 그것은 무엇이냐.」
「그대 고오타마여, 이 옷은 쥐가 썰은 것으로서 재앙의 선과 같고 또 독(毒)과 같은 것입니다.
아버지는 다른 사람을 시켜 버리게 하면 욕심을 일으켜 제가 가질까 걱정하여 나를 보내었습니다.
나는 이것을 버리고는 목욕하고 돌아갈 것입니다.」
「그러면 그것을 버려라.」
그 청년은 그것을 버렸다. 부처님은
「이제 이것은 내 물건이다.」
하고, 그 앞에서 그 불길한 것을 가졌다.
그 청년은 그것을 가지지 말라고 아무리 말했으나 부처님은 그것을 가지고 죽림정사로 가셨다.
그 청년은 빨리 돌아와 아버지께 알렸다.
「아버지 내가 버린 그 옷을 사문 고오타마는「이것은 우리가 쓸 것이다」하면서 내가 말리는 말을 듣지 않고 그것을 가지고 죽림정사로 돌아갔습니다.」
바라문은 이 말을 듣고 생각하였다.
「저 옷은 불길한 것으로서 재앙의 신과 같은 것이다.
저것을 쓰면 사문 고오타마는 재난을 만날 것이다. 그리고 우리도 비난을 받을 것이다.
나는 다른 옷을 그에게 공양하고 저것은 버리게 하자.」
그는 많은 옷을 사람에게 들려 그 아들과 함께 죽림정사로 가서 부처님을 뵈옵고
그 곁에 서서 사뢰었다.
「그대 고오타마여, 그대는 묘지에서 버린 옷을 주워왔다는데 사실입니까.」
「바라문이여, 사실이다.」
「그대 고오타마여, 그것은 불길한 것입니다. 그것을 쓰면 그대는 재난을 만날 것입니다.
만일 그대들에게 속옷이나 겉옷으로 못쓸 것이 있으면, 이 옷을 갈아입고 그것을 다 버리게 하십시오.」
부처님은
「바라문이여, 우리는 출가한 사람이다.
우리에게는 묘지ㆍ거리ㆍ쓰레기등ㆍ목욕장ㆍ큰길등 이런 곳에 버려졌거나 떨어진 옷들이 알맞다.
그대는 금생만이 아니라 전생에도 그런 의견을 가졌던 일이 있다.」
하고 그 과거의 일을 말씀하셨다.

『옛날 마갈타국 왕사성에 마갈티라는 공정한 왕이 있었다.
그 때에 보살은 그 서북방의 어떤 바라문 집에 태어났다. 지각이 생겼을 때 집을 떠나 선인이 되어, 신통의 힘과 선정을 얻고 설산에서 살고 있었다.
어느 때 그는 설산에서 나와 왕사성에 있는 왕의 동산에서 자리를 정하고 그 이튼 날 탁발하기 위해 음식으로 공양하고 그 동산 이외에는 아무 데도 가지 못한다는 약속을 받았다.
보살은 왕궁 안 동산에 살고 있었다.
그 때 왕사성에는 옷의 상을 보는 바라문이 살고 있었다. 그 옷장 안에 넣어 둔 옷등 모든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 청년이 묘지에 간즉, 그가 버린 옷을 주워가지고 동산으로 돌아갔다.
청년은 그 사실을 아버지에게 알렸다.
그 아버지는 보살이 재난을 만날까 걱정하여 보살에게 가서 말하였다.
「선인님, 당신이 주운 그 옷을 버리십시오. 재난을 만날는지도 모릅니다.」
「우리에게는 묘지 등에 버려진 옷이 걸맞는다. 우리는 길흉 따위에 마음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
부처님이나 독각(獨覺)이나 성문(聲聞)들은 길흉에 마음 쓰는 것을 좋게 말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현인은 길흉에 마음을 써서는 안 됩니다.」
그는 그 바라문을 위해 설법하였다.
바라문은 이 설법을 듣고 자기 고집을 버리고 보살에 귀의하였다.
보살은 부지런히 선정을 닦다가 죽어서는 범천 세계에 났다.
부처님은 이렇게 설법하고 다음 게송을 읊었다.

길흉의 징조·관산 등의 생각에서 벗어난 이는
이미 미신(迷信)의 허물을 뛰어나
쌍쌍(雙雙)의 번뇌를 다 항복 받고
다시는 죽음 받지 않는다.

부처님은 다시
「그 때의 그 두 사람은 지금의 저 부자요, 그 선인 행자는 바로 나였다.」고 말씀하셨다.』

<본생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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