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사왕의 위덕

개사왕의 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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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 : 본생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현우경

석존께서 사위국의 기원정사(祇園精舍)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설법하고 계실 때의 일이다.
석존께서는 다음과 같은 옛 이야기를 하셨다.
삼하(三河)를 지배라고 힘이 약하나 다수의 영민(領民)을 거느린 국왕 범천(梵天)과 이와 반대로 하나의 강을 지배하고 있으나 굳세고 용감한 영민을 거느린 금강취왕(金剛聚王)이 강을 경계로 마주보면서 세상을 다스리고 있었다.
어느 날의 일인데 금강취왕은 정전(正殿)에 홀로 앉아서,
(우리 나라의 영민은 그 수는 극히 적으나 제각기 일당천명(一當千名)의 용감한 군사들이다. 더욱이 가지고 있는 강은 하나 밖에 없다. 그런데, 범천(梵天)의 나라는 삼하(三河)를 가지고 있으나, 그 병사는 모두 약한자들 뿐이다. 한번 사신을 그 나라에 파견해서 화해를 구하고 그 강 하나를 양보하도록 교섭해야 되겠다. 만약, 우리 나라의 요구를 받아들여서 친교(親交)를 맺으면 나라 안의 좋은 물건을 기증하기로 하고, 만약 이 요구를 거절하면 무력에 의해서라도 한 강을 빼앗아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왕은 곧 모든 대신을 불러들여 이 일을 협의했다.
모든 대신은,
『대왕의 말씀과 같이 지금은 가장 좋은 시기이므로 교섭을 진행하는 것이 좋겠읍니다.』하고 국왕의 물음에 대답했다.
중론이 의견 일치해서 결정되었으므로 왕은 특사를 범천국(梵天國)에 파견해서 왕의 뜻을 자세히 말하고 회답을 요구했다.
금감취왕의 사신의 교섭을 들은 범천왕은,
(우리 나라는 토지가 비옥하여 오곡이 잘 자라고 국민도 많이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삼하(三河)는 부왕(父王)으로부터 나에게 물려주신 것인데 이유 없이 적국에 주는 것은 부왕에 대하여 불효자가 된다.
만약 상대방이 무력에 호소한다고 하면 우리 나라의 병사 수는 그들보다 훨씬 많으므로 승리를 거두는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한 일이다)하고 생각하여 사신을 향하여,
『이 국토는 선왕(先王)으로부터 내가 물려받은 것으로 이유 없이 귀국에 줄 수는 없다.
우리 나라의 세력은 결코 귀국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만약 귀국에서 무력에 호소해서 자웅(雌雄)을 결정해서 빼앗으려고 한다면 나도 바라는 바이므로 응수(應酬)하겠다.』
사신은 본국에 돌아와서 범천왕(梵天王)의 대답을 자세히 보고했다.
금강취왕은 범천왕의 이 말을 듣고 매우 노하여 곧 군을 소집해서 범천국을 습격했다.
군비가 갖추어지지 않은데다 불의의 습격을 받은 범천의 군사는 교전한 결과 겨우 한번 싸움에서 무릎을 꿇고 참패했다.
승리를 타고 금강취군은 도망치는 군사를 쫓아 성곽(城郭)가까이까지 추격해 왔다.
성안으로 도망쳐 들어간 병사는 원래 모두 약한자들 뿐이었으므로 두려워서 한 사람도 성문에 나와서 싸우려고 하는 자가 없었다.
참패한 범천의 모든 신하는 왕에게 나아가서,
『대왕, 적병은 매우 용감합니다. 그에 비하여 우리 군사는 약하고 도저히 전쟁을 할 수 없읍니다.
겨우 한 강을 아꼈기 때문에 이와 같이 참패하게 되었습니다만 이 전쟁을 계속하면 결과에 따라 혹시 나라 전체를 빼앗길는지도 모르는 일이옵니다.
원하옵건대 대왕님, 흉금(胸襟)을 털어놓고 한 강을 그 나라에 주어 친선을 도모하는 평이 우리 나라의 안녕과 평안을 도모하는 길이라고 신들 일동은 생각합니다.』
하고 적국과 화의(和議)할 것을 말씀드렸다.
모든 신하들의 충심에서 나온 권고를 들은 왕은 종래의 마음을 돌려 곧 그들의 의견에 따라 특사를 금강취왕의 나라에 보내서,
『희망하신 대로 한 강을 귀국에 드리기로 했습니다. 또한 왕의 딸을 귀국 대왕의 부인으로 보내기로 했습니다. 이에 의해서 두 나라의 평화 협정을 체결해서 오래도록 서로 돕도록 하고자 합니다.』
하고 성밖에 쳐 들어온 금강취왕에게 전했다.
평화를 희망하는 금강취왕도 범천왕의 뜻을 이해하고 거기서 범천왕의 공주를 맞이해서 부인으로 하고 희망하는 한 강을 얻고 기꺼이 귀국했다.
그 뒤 얼마 되지 않아서 금강취왕의 왕비는 임신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때 이후에는 자연히 칠보(七寶)의 큰 양산(陽傘)이 나타나서 왕비가 잠자고 있는 곳의 위를 가렸다.
이와 같이 기이한 현상을 보고 국왕은 물론 궁중 사람들은 어떻게 된 일인가 하고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는 동안에 몸은 자금색(紫金色)을 나타내고, 머리털은 감청(紺靑)색으로 빛나며, 세상에서 비길자가 없을 만큼 얼굴이 좋은 왕자가 탄생했다.
왕은 기뻐한 나머지 곧 점사를 불러서 점(占)을 쳤다.
왕자의 얼굴을 잠자코 바라보고 있던 점사들은,
『착할씨곤, 착할씨곤.』
하고 이구동성으로 찬미하고 드디어 왕을 향해서,
『태자의 옥안(玉顔)을 뵈온바 덕의 힘이 비길바 없는 모습을 지니고 계십니다.』
하고 고했다.
점사의 말을 들은 왕과 뭇 신하들은 매우 기뻐하면서,
『점사여, 태자를 위하여 좋은 이름을 붙여 다오.』
하고 명령했다.
이 나라의 관습으로서 사람의 이름을 짓는 데에는 두개의 표준이 있었다.
하나는 상서로운 표시이고 둘은 별이다.
이름을 짓도록 명을 받은 점사는,
『태자를 수태한 후 어떤 변화가 있었읍니까?』
라고 물었다.
『이 아이를 수태하고 나서 칠보(七寶)의 양산(陽傘)이 자연히 나타나서 항상 어머니 위를 가리고 있었습니다.』
『그렇습니까. 그럼 그 즐거운 인연을 원인으로 해서 찰나가리(刹羅伽利)-개사(蓋事)라고 부르기로 합시다.』
이와 같은 이상한 인연을 갖고 탄생한 태자는 왕과 왕비의 사랑의 품에 싸여서 드디어 성인이 되었다.
개사태자(蓋事太子)가 마침 성년이 되었을 때 아버지인 금강취왕은 붕어(崩御)하였다.
태자는 슬픔 속에 두터이 장례식을 거행했다.
그래서 왕위를 계승하여 국정을 처리하게 되었다.
어느 날의 일인데 왕은 간단한 형식을 갖추고 두 세 사람의 신하를 데리고 궁성에서 외출하여 마을이 있는 쪽으로 놀이를 갔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구슬같은 땀을 흘리면서 열심히 논과 밭을 갈고 있는 것을 보았다.
『우리 나라의 백성은 무엇을 위하여 저와 같이 열심히 노동에 종사하고 있을까.』
하고 왕은 좌우에 있는 신하에게 물었다.
『대왕, 국가는 국민을 기본으로 하고 있읍니다. 그래서 그 백성은 곡식을 가지고 생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만약 백성들이 그와 같이 노동에 종사하지 아니하면 그들은 생명을 유지할 수가 없습니다. 백성의 생명이 보존되지 않으면 국가도 마침내 멸망하게 됩니다. 백성은 나라의 보배이며 근본이 되는 것입니다.』
신하의 대답을 들은 왕은 인자한 마음이 솟아올랐다.
그래서 왕은 멀리 하늘의 한쪽을 쳐다보면서,
『만약 나에게 진실로 왕다운 덕(德)과 복(福)이 있다면 우리 백성들이 노역을 하지 않고 자연히 오곡을 얻을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하고 기도했다.
이 왕의 기도하는 말이 끝나자 국민들의 창고에는 자연히 오곡이 가득차서 몸소 노동하지 않아도 마음대로 여러 종류의 곡물을 얻을 수가 있다고 하는 놀라운 사실이 일어났다.
또 며칠을 지난 어느 날에 왕은 외출하게 되었다.
이때 왕은 서민들이 나무를 꺾고 물을 긷고 절구로 쌀을 찧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저와 같이 노동하고 있으나 저것은 무엇 때문에 일하고 있는 것인가?』
『대왕의 은혜를 받아서 서민은 자연히 곡식을 수확하게 되는 행복을 누리고 있사오나 곡식은 껍질채 먹을 수가 없기 때문에 그들은 이것을 끓여먹기 위해 나무를 하고 또 곡식을 찧고 있는 것입니다.』
라고 신하는 대답했다.
왕은 여기서도,
『나의 복과 덕이 진정한 왕으로서의 자격이 있다면 나라 안의 모든 사람들이 곡식을 끓이거나 찧지 않아도 먹을 수 있도록 하여 주시옵소서.』
하고 지성(至誠)을 다하여 기도했다.
이 말이 끝남과 동시에 서민은 불을 사용함이 없이 또 찧을 필요도 없이 자연히 먹을 것을 얻게 되어 대단히 왕의 덕을 칭찬하게 되었다.
세번째로 왕이 외출하였을 때 부인들은 열심히 실을 짜내고 또 베(布)를 짜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본 왕은,
『저 부인들은 왜 저와 같이 손을 움직여 노동하고 있는가?』
『대왕의 은혜에 따라 자연히 먹을 것을 얻게 되었읍니다만 저 부인들은 지금 옷을 만들기 위하여 저와 같이 짜아 내거나 짓거나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대답을 들은 왕은,
『만약 나에게 진정으로 왕다운 복과 덕이 있다면 나라 안의 모든 나무에 자연히 의복이 나오도록 하여 주시옵소서.』
하고 말했다.
이 말이 끄나니 나라 안의 모든 나무에서 청(靑), 황(黃), 적(赤), 백(白) 등 사람들의 취미에 따라 묘한 의복이 나와서 자유로이 얻을 수가 있었다.
왕은 또 며칠 후 민정 시찰을 위해 출발하니 어떤 사람들이 경쟁하면서 악기(樂器)를 제작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저와 같이 번거로운 일을 하고 있는 것인가.』
『임금님의 자비심에 의해서 자연히 먹을 것과 의복을 얻어 편안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으나 오늘날에는 국민이 오락에 필요한 악기를 제조하고 있습니다.』
『오락은 인간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다.
그 악기를 만들기 위해서 저와 같이 일하는 것이니 만약 저에게도 진정한 왕으로서의 복과 덕이 갖추어 있다면 우리나라 안의 모든 나무 위에 북과 거문고와 비파(琵琶), 종 등의 모든 악기가 자연히 나도록 하여 주십시오.』하고 빌었다.
왕의 정성어린 기원이 끝나자 나무 위에서는 제조된 모든 악기가 거의 무한량으로 나와서 사람들의 오락에 바쳐지게 되었다.
개사왕의 성덕(盛德)은 이와 같이 모든 사람들에게 삶의 기쁨을 안겨 주었다.
어느 날 이웃 나라의 소국왕(小國王) 및 그 신하가 찾아와서 왕을 축복한 일이 있다.
그때 왕은 이들 모든 왕 및 신하를 정중히 대우하여 만찬을 함께 했다.
산해진미를 차린 것을 들면서 그들은,
『어쩐지 대왕의 음식은 백가지 맛을 갖춘 훌륭한 것이 아닌가. 이에 비교하면 우리들 집의 식사는 정말로 거칠다고 할 수 밖에 없다.』
고 하는 말들을 하면서 입을 모아 칭찬했다.
그들의 이러한 칭찬을 들은 왕은,
『여러분들을 위시해서 많은 사람들이 만약 나와 같은 맛있는 음식을 원한다면 여러분들은 나의 식사 시간과 같은 시각에 먹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면 백가지 맛이 나는 음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라고 알리고 다시 담당관을 불러서,
『앞으로 나의 식사 시간에는 반드시 큰 북을 쳐서 시간을 알리도록 하라.』
하고 명령했다.
각 나라의 모든 왕 및 그 신하들은 백가지 맛이 나는 향연을 대접받고 또한 대왕의 두터운 뜻에 의해 앞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을 마음속으로 기뻐하며 각각 자기 나라로 돌아갔다.
담당관은 왕의 명에 따라 그 다음 날부터 밥을 먹는 시간에 큰 북을 정확하게 쳐서 왕의 식사시간을 일반에게 알려 주었다.
나라 안의 여러 사람들은 이 큰 북소리를 들으면 모두 식탁을 맞이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술과 안주가 자연히 식탁 위에 진열되었다.
사람들은 이렇게 해서 대왕의 호의로 매일 진미와 아름다운 안주 등을 먹을 수 있게 되어 한 층 대왕의 높은 덕을 얻게 되었다.
이와 같이 해서 대왕의 위덕은 서민들에게 널리 도움이 되게 하여 나라 안의 모든 사람들이 모두 그 덕을 칭찬하고 있을 때 범천왕은 사신을 개사왕의 나라에 파견해서,
『우리 국왕은 앞서 귀국의 선왕(先王)인 금강취왕의 시대에 우리나라의 한 강을 귀국에 주었으나 이미 선왕이 붕어(崩御)하신 것이니 선왕에게 준 강을 반환해 주십시오.』
하는 말을 전해 왔다.
이와 같이 갑작스런 요구를 받은 개사왕은 그 사신을 향해서,
『우리나라의 영토는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와 한 강, 한 점의 땅이라도 나의 힘으로 얻은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반환하라고 하면 반환하도록 하지요.
그러나 내가 왕위를 이은 후에 조그만 일이기는 하나 서민은 노동하지 않고 생활하게 되었다. 나는 이와 같이 편안한 생활을 오래도록 서민들에게 베풀어 주고 싶은 것이다.
또 나 자신으로서도 외조부인 범천왕을 한번 배알(拜謁)하고 나의 이상을 말해보고 싶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던 바이므로 이 영토 문제에 대하여서는 왕과 대면했을 때에 확답을 하겠습니다.』
하고 대답하고 그 면회할 날과 장소를 정했다. 사신은 귀국해서 개사왕의 소신을 보고했다.
드디어 그 면회일이 다가오니 두 나라의 왕은 제각기 대군을 이끌고 강가에서 큰 영(營)을 설치하여 상대하고 범천왕과 개사왕의 두 왕만이 배(船)안에서 회담했다.
개사왕을 처음 만난 범천왕은 그의 빛나는 자금색(紫金色)의 몸빛과 감청색(紺靑色)의 머리털과 넓고 긴 두 눈을 갖춘 보기 드문 얼굴 모양을 보니 자연히 개사왕을 두려워하고 공경하는 마음이 생겼다.
처음 대하는 인사가 두 왕 사이에 이루어진 후에 국토와 강의 이야기까지 나아가게 되었다.
『우리 영토의 백성은 그들이 마음속으로 얻으려고 생각하는 것은 어떤 물건이든지 자연히, 아무런 노동을 하지 않고 얻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라고 이야기했다.
마침 이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왕의 식사 시간이 되었으므로 강 언덕에 진(陳)을 치고 있던 개사왕의 군영에서는 둥둥 북을 울려서 식사시간을 일반에게 알렸다.
이 갑작스런 소리를 들은 범천왕은 매우 놀라서 개사왕을 사로잡아 죽이려고 했으나 어딘지 모르게 공포감을 느껴서 그러지도 못하고 도리어 개사왕에게 자기의 경솔한 죄를 사과했다.
개사왕은 범천왕의 손을 잡고 자리에 앉으며,
『대왕님, 큰 북소리에 놀라실 것 없습니다. 우리 군중(軍中)에서는 식사할 때에 반드시 큰 북을 쳐서 시간을 알려 줍니다. 저와 같은 시각에 식사를 하면 만민의 식탁은 항상 저와 똑같은 맛있는 음식을 자연히 얻을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와 같이 큰 북을 울려서 시간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결코 놀라실 일은 없습니다.』
하고 그 까닭을 이야기했다.
무엇보다도 인상을 보고 이미 경의의 마음을 일으킨 범천왕은 지금 또 이와 같이 놀라운 사실을 듣고 점점 더 그러한 마음이 강해졌다.
『대왕의 위대한 성덕(盛德)을 들어서 다만 황공할 따름입니다. 어쨌든 저의 나라에도 그 행복을 나누어 주시기 바랍니다.』
하고 합장해서 애원했다.
범천왕의 희망을 받아들여서 개사왕은 마침내 세계를 통일하고 모든 인류들에게 평등한 은혜를 입도록 하였다. 어느 때 왕은 많은 사환들에게 둘러싸여서 정전(正殿)의 왕좌(王座)에 계셨다.
그런데, 한 개의 금강(金剛) 윤보(輪寶)가 동쪽에서 그 정전으로 흔들흔들 걸어 들어왔다.
윤보(輪寶)를 본 왕은 왕좌에서 내려와서 오른 쪽 무릎을 닿게 하고 세번 윤보를 불러 대서 수레바퀴의 살(失)과 같은 빛(光)이 나는 윤보는 왕의 곁으로 왔다.
왕은 이 윤보를 향해서,
『내가 만약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었다면 자네는 여법(如法)이 사는 곳에 머물게 될 것이다.』
하고 했다.
이 왕명을 들은 그 윤보는 곧 대지에서 멀리 떨어져 공중에 머물렀다.
그것이 끝나니 상옥(象玉), 신주(神珠), 옥녀(玉女), 전병(典兵), 전장보(典藏寶) 등 여러 가지 진귀한 보배가 하나하나 왕의 앞으로 왔다.
그래서 왕은 칠보(七寶)를 풍부하게 갖추어서 천하를 다스릴 영화로운 지위에 오를 수가 있었다.
천하를 통치할 책임을 맡은 개사왕은 골고루 평등하게 은혜와 혜택을 베풀어 다시 모든 사람들에게 십선(十善)을 행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쳤다.
서민은 대왕의 가르침에 따라 모두 십선(十善)을 실행하게 되었다.
서민은 이 십선(十善)을 행한 공덕에 의해서 죽은 후 천상 세계에 태어나는 큰 과보를 얻을 수가 있었다.
개사왕이 어머니의 태내(胎內)에 있을 때 빛나는 큰 양산이 나타난 것이다. 그가 왕위에 오르자 그 위덕에 의해 서민에게 평안과 부(富)와 즐거움을 준 놀라운 일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인연이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그가 태어나기보다 훨씬 옛날의 이야기이나 바라나시성밖의 선산(仙山)에 한 사람의 선각자가 살고 있은 일이 있다.
어느 때 이 선각자는 병에 걸렸으므로 마을의 약방에 가서 약을 지어 줄 것을 요청했다.
증세를 물어 본 약제사는,
『당신의 병은 풍병(風病)이기 때문에 젖을 마시면 고칠 수 있습니다.』
하고 가르쳐 주었다.
선각자는 가르쳐 주는 대로 친구인 성우(聖友)라고 하는 자의 집을 방문하여
『나는 풍병을 앓고 있기 때문에 젖을 좀 주지 않겠나?』
하고 원했다.
『그것 참 안됐군. 그럼 젖을 주지.』
하고 성우는 기쁜 마음으로 병든 선각자에게 젖을 주어 삼개월간 공양했다.
성우의 호의에 의해 선각자는 점점 병을 고칠 수가 있었다.
그는 이 은혜를 갚기 위해 성우에게 큰 이익을 주려고 성우의 집에 가서 공중에 날아 올라 몸에서 물이나 불을 내거나 또 큰 몸을 나타내서 허공에 가득차거나 또는 작은 몸이 되어 작은 속에 들어가는 십팔변(十八變)의 신의 힘을 나타내 보였다.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이 놀라운 일을 본 성우는 깊이 선각자를 존경하게 되었다.
공중에서 내려온 선각자는 그 뒤에도 성우의 두터운 공양을 받아서 수행을 계속했다.
그런데도 정해진 목숨이 다해서 선각자는 마침내 입멸(入滅)했다.
목마른 것처럼 귀의하기를 바라고 받들던 선각자의 죽음을 맞이한 성우는 어두운 밤에 등불을 잃은 듯한 자극을 받았다.
그런데도 슬픈 가운데 선각자를 다비(茶毘)에 붙여 그 사리를 보병(寶甁)에 넣어 매장해서 탑을 세우고 향불과 기악(伎樂)을 가지고 공양하고 그 위에 큰 지붕을 세워서 평생토록 이 선각자의 보리(菩提)를 조상했다.
이 때문에 성우는 이 기특한 행위에 의해서 인간으로 태어날 때는 높은 가문에 태어나게 되었다.
금강취왕의 태자로 생을 인간 세계로 태어나 더욱이 위대한 복과 덕을 갖추어 일체의 생물에 자비심을 나타내게 되었으며, 십선(十善)을 행하였다고 하는 개사왕은 실은 이 성우에 다시 태어난 모습이다.
석존께서는 이와 같이 개사왕의 유래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이 개사왕이라고 하는 것은 지금의 석존이며, 그 아버지인 금강취왕은 지금의 슛도다나이고 그 어머니는 마야 부인이다.

<賢愚經第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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