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후라 6년탄생설

라후라 6년탄생설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인연설화

• 주제 : 인연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불본행집경

부처님의 아들 라훌라는 부처님 출가 후 6년 만에 낳다는 설화가 있다.
사실 이 같은 설화는 불타의 전기가 정확히 고증되지 않고서는 밝혀질 수 없는 문제이지만 매우 그 소재가 극적으로 구성되어 묘미를 자아내기 때문에 여기 인용해 기재한다.
『부처님 출가 후 6년, 뜻밖에 야수다라는 아름다운 태자를 탄생했다.
이에 놀란 왕은 중신회의를 열고 이 일을 타협했다.
「실로 이 일은 나라의 수치요, 종족의 수치다. 이런 일은 아직까지 세상이 생긴 이래로 있는 일이 아니다.」
「그렇습니다. 대왕님, 듣건대 싣달태자의 종제 데에바가 그 자식은 자기 자식이라 하며 아들과 부인을 함께 돌려 달라 한다 합니다.」
한 대신이 이렇게 말하자, 다른 대신들이 연이어 말했다.
「아니올시다. 저는 그놈의 뜻을 잘 압니다.
데에바는 나면서부터 성정이 교묘하여 남을 속이고 시기 질투하고 모함하는 일을 잘 해 왔습니다.
태자가 야수다라와 결혼할 때도 그러하였지만 태자가 출가하여 도를 닦는다는 말을 듣고도 그 여인을 유혹하려 하였으나, 그 때마다 야수다라는 『나는 분명 태자의 아내다. 그가 이 세상에 있건 없건 나는 그이의 아내다.』 하고 분명히 하여 그의 사심을 물리쳤다 합니다.」
「그러하오나 이제 그 청빈한 야수다라가 아이를 낳았으니 무엇으로 그 청빈을 대변할 수 있단 말입니까? 마땅히 그에게 책벌을 가해 가비라국의 누명과 석가국의 수치를 씻어야 합니다.」
이렇게 말이 오고가자 정반대왕은,
「그렇다. 비록 그는 내 자식의 아니나 그대로 둘 수는 없다.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가법(家法)을 따라 머리를 깎여 매를 때리고 얼굴에 표적을 찍어야 할 것으로 압니다.」
「마땅히 귀를 자르고 코를 베고 눈을 도려 그 눈과 귀와 코를 창에 꿰어 높은 나무위에 달아야 합니다.」
말이 나을 때마다 말은 더욱 잔인했다.
「아기와 어미를 함께 물에 빠져 죽게 합시다.」
「쇠를 붉게 달구어 앉게 하고 팔과 다리를 잘라 죽입시다.」
「머리로부터 다리까지 톱으로 두 쪽을 내어 죽입시다.」
「손과 발을 묶어 눕히고 소나 코끼리로 하여금 밟아 죽이게 합시다.」
하는 등 가지가지 말과 꾀가 다 쏟아져 나왔다.
이윽고 형은 결정이 되어 야수다라와 그 아들은 칙명에 의해 사형하기로 하였다.
이 말을 들은 야수다라는 더 없는 설움에 젖어 옛날 태자와 함께 올라가 노닐던 동산에 올라가 이 일이 증명되기를 손 모아 기도하였다. 그러나 아무도 그를 도와줄 사람은 없었다.
오직 왕비 마하바사바제께서 그를 따라 불쌍히 여길 뿐이었다.
「왕비마마, 마지막으로 태자를 찾아 이일을 의논해 줄 것을 요청합시다.」
야수다라의 이 같은 청을 들어 대왕께서는 사신을 보냈다.
그러나 사신은 사형집행일이 당도하도록 나타나지 않았다.
하는 수없이 형은 집행되게 되어 산더미처럼 많은 나무를 넓은 들판에 쌓아 놓고 그 위에 야수다라와 그의 어린 자식을 올려놓았다.
사람들은 거리를 메우고 광대들은 춤을 추었다. 검은 연기가 푸른 하늘을 치솟을 때,
「라후라는 태자님의 아들입니다. 라후라는 태자님의 아들입니다.」
하고 목이 터져라 달려오며 소리치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며칠 전에 보낸 사자였다.
「어서 야수다라 부인과 라후라를 끌러 내십시오. 그리고 이 글을 보십시오.」
하고 나무 잎사귀에 쓴 엽서 한 을 내놓았다.
「대왕대비께 맹세코 증명하나이다. 라후라는 분명 내 아들입니다.
내가 나라에 돌아가는 날 이 일을 증명할 것이오니 대왕께서는 그를 의심하지 마십시오.」
태자의 말이 이러하거늘 누가 감히 그를 아니라 우기고 형을 집행할 것인가?
곧 형은 중지되고 야수다라와 라후라는 궁중으로 옮겨졌다.
그 후 12년, 태자가 삼계무주(三界無住)의 도사로서 집에 돌아왔을 때 태자비는 물었다.
「부처님이시여, 그날의 약속을 왜 이행하지 않습니까? 어찌하여 저의 허물을 벗겨주지 않습니까?
라후라는 무엇 때문에 나의 뱃속에 그렇게 오래 있어 모든 사람들의 의혹을 사게 하였습니까?」
「옛날 어떤 산중에 도를 닦는 선인이 있었습니다.
그는 일찍이 왕자로서 왕위를 계승하여야 할 몸이었으나 세상에 뜻이 없어 동생 달(月)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출가하여 항상 원하기를 <내 누구도 괴롭히지 않고 또 주지 않는 것을 갖지 않으며 중생을 이익 되게 하리라.>하였으나 오랜 세월에 배고픔을 참지 못해 함께 공부하던 사람들의 의복, 음식, 와구 등을 취해 갖고 따뜻한 방안에 앉아 졸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그때 쥐 한마리가 그의 앞을 드나들며 그의 마음을 소란하게 하자 그는 벌컥 일어나 그 쥐가 구멍에 들기를 기다려 풀로 구멍을 막아 엿새 동안을 가두어 두었습니다.
쥐는 그 속에서 주림과 어두움의 고통을 억지로 참으면서
<내 마땅히 이 원수를 갚으리라.> 맹세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현세에 어머니 뱃속에서 6년 동안의 긴 세월을 고통 받게 되었으니, 그 때의 쥐는 현세의 라후라이고 수도하던 선인은 당신입니다.」
모든 사람들은 신기한 듯 의심을 풀고 무명장야(無明長夜)에 윤회 전생하는 인생을 멀리 바라볼 뿐이었다.』 <佛本行集經>

『잠 못드는 사람에게 밤은 길어라
피곤한 사람에게 길은 멀어라.
바른 법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에게
아아 생사의 밤길은 길고 멀어라.

금시 짜낸 소젖은 상하지 않듯
재에 덮인 불씨는 그대로 있듯
지어진 업이 당장에는 안 보이나
그늘에 숨어 있어 그를 따른다.』

<法句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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