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타동자의 출가인연

나라타동자의 출가인연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인연설화

• 주제 : 인연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불본행집경

남천축국 아방제 미후식마을에 나라타라는 동자가 있었다.
아버지는 엄치국왕의 스승으로 5명(五明)과 6학(學:六派哲學)을 통하였으므로 큰 아들을 국사자리에 앉히기 위해 10년 동안이나 명사 석덕을 찾아 공부하게 하였다.
그런데 동생 나라타는 형님의 10년 공부를 하루아침에 습득하여 모든 백성들로부터 존경과 귀의를 한 몸에 받았다.
당황한 아버지는 근심하는 형님의 마음을 알고 곧 나라타를 유명한 선인 아사타에게 보냈다.
아사타는 죽음에 임해,
「나는 이제 세상 인연이 다 되어 죽는다. 그러니 너는 이제 6사외도(六師外道)나 대석가를 찾아 공부하되 아만심을 갖지 말라. 성인은 세상에 나기 어렵고 부처는 더욱 태어나기 어려운데 내 인연이 적어 그를 보고 처음 관상하였으나 그의 깨달음을 듣지 못하고 죽게 되니 슬프다.」
하고 죽었다.
나라타는 아사타 선인이 죽은 뒤 그의 모든 재산과 명예를 한꺼번에 물려받아 일시에 유명해졌다.
따라서 그는 더 배워야 할 공부를 재산과 그 명예 때문에 배우지 못하고 놀기에도 바빴다.
하루는 어떤 선인이 와 그에게 일렀다.
「지금 항하 강변엔 이상한 용왕이 알 수없는 글을 가지고 와 그것을 풀이하는 사람에겐 굉장한 상금과 아름다운 용녀를 준다합니다. 한 번 가 보시지 않겠습니까?」
「정말 그런 것이 있다면 내 마땅 가 그들의 마음을 시원스럽게 해 주리라.」
하고 그는 곧 항하강변에 나아갔다.

『무엇이 자재하기에
염착하는 것을 물든다 하느냐?
어떤 것을 청정이라 하고
어떤 것을 어리석다 하며,
어리석은 사람은 어찌하여 미(迷)하고
어떤 것을 지혜있는 사람이라 하느냐?
어째서 모이면 떠나
이름을 다했다고 하느냐?』

용왕은 이러한 글귀를 내놓고,
「이 글은 저 유명한 야차왕의 광야 궁전 앞에 새겨진 글입니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부처님이 세상에 나시면 누군가 이 글을 읽을 사람이 있고 또 오직 부처님만이 이 글을 해석할 것이라 합니다.
우리는 오랜 세월 악한 인연으로 악한 과보를 받아 이렇게 고생하고 있으나 이제 부처님의 법을 듣고 해탈을 얻기 원하오니 성자께서 알만하면 우리를 위해 풀이해 주소서.」
하였다.
그러나 그는 도무지 풀이할 수 없었으므로,
「내 오늘부터 일주일 안에 이 글을 풀어올 터이니 기다리시오.」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밤이 밝도록 나라타는 궁리에 궁리를 거듭하였으나 결국 풀지 못하고 당시 유명한 철학자인 부란나 가섭, 마하가리구사리가, 아기다기사가마라, 파라부다가차야나, 산사이비, 나사수부다라, 니건다야기부다라 등 6사 외도를 찾아가 보았으나 다 그들도 그런 글이 어디 있느냐고 도리어 화를 내었다.
하는 수 없이 그는 부처님을 찾아갔다.
「화상이시여, 이런 글을 아시나이까?」
「무슨 글인가?」
「무엇에 자재하기에 염착한 것을 물든다합니까?」
「제 6식(識)이 자재로운 까닭에 심왕(心王)이 물든 것을 물들었다 한다.」
「어떤 것을 청정하다 하고 어떤 것을 어리석다 합니까?」
「물들 것이 없는데 물듦으로 이것을 어리석다한다.」
나라타는 놀랐다.
과연 대각의 높은 지혜는 하늘 높이 드러나고 있었다.
「어리석은 사람은 어찌하여 미하고 어떤 것을 지혜 있는 사람이라 합니까?」
「모든 방편이 다하게 되면 이것을 지혜 있는 사람이라 한다.」
「어째서 모이면 떠나고 인연을 다 하였다고 이름 합니까?」
「큰물에 빠진 까닭에 방편을 다 한다고 이름 한다.」
이 말을 들은 나라타는 쏜살같이 달려가 용왕에게 일렀다. 용왕은 듣고,
「이것은 짐짓 당신의 글이 아니고 생불의 글입니다.」
나라타는 얼굴이 붉어졌다.
「그렇습니다. 지금 바라나시 녹야원에 무상정각(無上正覺)을 얻으신 생불이 계십니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이제 나는 약속한대로 당신에게 금과 은 그리고 이 용녀를 바치겠습니다.」
「아닙니다. 이제 저에겐 그런 것이 필요 없게 되었습니다.
나는 그 세존의 그 같은 말씀을 듣고 이미 모든 염착을 떠나 출가할 것을 결의했습니다.」
「자 그럼 어서 갑시다.」
하고 용왕과 용녀, 나라타는 모든 권속들을 데리고 한숨에 달려가 부처님을 뵙고 법문을 들은 뒤 나라타는 출가했고 용왕과 용녀는 억겁천생의 궂은 업보를 벗게 되었다.
사람들은 물었다.
「세존님, 어찌하여 저들은 저 같은 연을 얻어 한 사람은 중이 되고 용들은 해탈을 얻어 모든 생명들에 기뻐하는바 되었나이까?」

『옛날 가섭불이 세상에 나 계셨을 때 한 비구가 산 생명을 죽이고도 그 과보를 믿지 않고 여러 가지 많은 죄업을 지으므로 그 과보로 견고지옥에 떨어져 오랫동안 고생하다가 다시 용왕의 눈을 피해 살아왔는데 다행히 전생의 좋은 인이 조금 남아 오늘 저 나라타를 반연하여 해탈을 얻은 것이다.
또 나라타는 그 때 한 바라문 장자의 아들로그 부처님을 공양하고 다음 세상에도 그 같은 부처님을 공양하고 받들어 옆에 모시기를 원했으므로 금생에 이도(異道)에 있다가 이렇게 나를 찾아 바른 진리를 얻게 되었다.』하였다. <佛本行集>

그런데 이 나라타는 본래 종성(種姓)이 가전연이었으므로 석가교단에서는 이를 일러 가전연, 혹은 대 가전연이라 부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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