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화왕이 중생의 약이 된 인연

연화왕이 중생의 약이 된 인연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인연설화

• 주제 : 인연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찬집백연경

부처님께서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실 때, 세존께서 가을 과일이 익었을 때에 여러 비구들을 데리고 부락에 유행하셨는데, 비구들이 그 과일을 얻어먹고는 소화불량에 걸려 고생하였는데 오직 부처님만 괜찮았다.
이 때 아난다가 물었다.
「여래여, 세존께선 과거세에 어떠한 인연이 있사옵기에 위가 튼튼한 복이 있습니까.」
「아난다야, 내 스스로 기억해보건대, 과거세 자비를 수행할 적에 탕약을 화합하여 중생들에게 보시한 일이 있었나니, 그 과보로 말미암아 병이 없고 모든 음식을 잘 소화시켜 아무런 고통이 없노라.」
「세존이시여, 과거세에 부처님께서는 어떻게 수행 하셨습니까?」
『과거세에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림으로써 인민들이 치성함과 동시에 생활이 안락하고 풍부하여 전쟁과 형벌이 없으며, 내지 코끼리·말·소 염소 따위 육축이 번성하고 감자·포도(蒲桃) 등 갖가지 과일도 모두 아름답고 맛이 있었다.
그러나 저 인민들이 너무 많은 음식에 탐을 내어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고 갖가지 병에 걸리어 서로 붙잡고서 왕의 처소에 나아가 의약을 요구하므로, 왕은 이 병든 사람들을 보고 매우 가엾이 여겨 곧 국내의 의원들을 불러서 약을 화합해 민중들에 보시할 것을 명령하였지만, 그 많은 병자를 다 치료할 수 없게 되자, 왕은 또 의원을 책망하였다.
「너희들은 어째서 민중들을 치료하지 못하는가.」
「약재가 부족합니다.」
「무슨 약재가 부족한가?」
「붉은 물고기(赤魚)의 살과 피가 있어야합니다.」
「지금 붉은 물고기를 얻을 수 없다면, 내가 원을 세워 붉은 물고기가 됨으로써 병을 낫게 하리라.」
하고 왕위를 태자와 대신들에게 물려준 뒤 서원하였다.
연화왕은 곧 그들 태자와 대신들에 말하였다.
「지금 나의 이러한 결심은 너희들에게 어떤 허물이 있어서가 아니라, 다만 현계 국내의 인민들 가운데 병자가 많고 사망하는 자가 늘어나는 만큼, 반드시 붉은 물고기의 피와 살을 구해야 한다니, 나 이제 이 몸뚱이를 버려 붉은 물고기가 되어서 인민들의 병을 치료하려 하기 때문에 너희들을 불러 이 국토를 맡기는 것이니라.」
이 때 태자와 대신들은 이 말을 듣고 하늘을 우러러 슬피 울고는, 다시 왕의 발을 안고서 목메인 음성으로 말하였다.
「저희들이 이제까지 인자하신데 왕의 힘을 입어 국토가 안락하고 인민들이 치성하게 살아왔거늘, 어찌하여 하루아침에 저회들을 다 버리고 아주 떠나가려 하시나이까.」
왕은 또 태자와 대신들에게 이렇게 타일렀다.
「지금 나의 하는 일이 역시 인민들을 위한 것이라, 왜 너희들은 굳이 막으려 하는가.」
이 때 태자와 대신들은 갖가지로 왕께 진연 했으나 마침내 만류할 수 없었으며, 왕은 곧 향·꽃을 가지고 높은 누각에 올라가 사방을 향해 예배하면서 다음과 같이 큰 서원을 세웠다.
「제가 이제 이 몸을 버리겠으니, 원컨대 저로 하여금 저 바라나시 나라의 큰 강물 속에 큰 붉은 물고기가 되어서 그 피와 살을 먹는 인민들에게 다 병을 낫게 해 주옵소서.」
이같이 발원한 뒤에 곧 누각 밑으로 몸을 떨어뜨려 죽어서 저 강물 속의 큰 붉은 물고기가 되었다.
그때 민중들이 이 소식을 듣고 제각기 무기를 갖고 와서 그 피와 살을 베어 먹고 병이 다 나았다.
그 때의 연화왕이 바로 나의 전신이었다.
그 당시 나의 몸뚱이를 버려 저 중생들의 생명을 구제했기 때문에 한량없는 세간에서 이제까지 질병과 고통을 겪지 않았으며, 또 오늘날 나 스스로가 질병과 고통을 겪지 않았으며, 또 오늘날 나 스스로가 성불하여 역시 이 많은 중생을 제도하는 것이니라.』

<찬집백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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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7/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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