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보리의 성품이 폭악한 인연

수보리의 성품이 폭악한 인연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인연설화

• 주제 : 인연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찬집백연경

세존께서 처음 성불하시던 그때 여러 용왕들을 교화하기 위해 수미산에 가셔서 비구의 모습을 나타내 단정히 앉아 생각하고 계셨던바, 때마침 금시조왕이 큰 바다에 들어가 조그마한 용을 차고 수미산 꼭대기에 돌아와서 막 잡아먹으려는 찰나, 멀리 비구의 단정히 앉아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을 보고 진심으로 존경한 끝에, 목숨이 끝난 뒤에는 슈라스리의 부리(負梨)바라문 집에 태어났다.
그 이름을 수보리(須菩提)라 하였다.
그 뒤 아이가 점점 장대하매 누구도 따를 이가 없이 지혜롭고 총명한 반면, 그 성품이 포악하여 사람이나 축생을 보는 대로 모조리 성내고 꾸짖기를 마지아니하매 부모와 친척들이 보기를 싫어하였다.
그리하여 아이를 산림 속에 갖다놓으니 아이는 날짐승·길짐승과 내지 바람에 흔들리는 초목을 보고서도 역시 성질을 내어 기뻐하지 아니하였으므로, 때에 산신이 수보리에 말하였다.
『그대가 이제 무엇 때문에 집을 버리고 이 산림 속에 왔는가.
기왕 선한 업을 닦지 못할 바에야 아무런 이익 없이 스스로 고생만 더하게 되리라.
세존께서 지금 기원정사에 계시니, 그는 큰 복덕이 있어서 중생들로 하여금 선한 업을 닦고 악한 업을 끓게끔 교화하시는 분이라, 그대도 이제 거기에 간다면 반드시 그대의 그 진심과 포악한 성품을 제거할 수 있으리라.』
이에 수보리는 산신의 안내로 세존을 뵙고 그 거룩한 몸매와 덕행에 감화되어 곧 출가 사문과를 성취하니 비구들이 물었다.
「세존이시여, 저 수보리 비구는 전생에 무슨 업을 지었기에 사람으로 태어나서 항상 끊임없이 그러한 진심을 품어오다가 또 무슨 인연으로 이제 부처님을 만나 즉시 출가 득도하게 되었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현겁에 가섭부처님께서 바라나시에 출현하실 때 어떤 비구 한 사랑이 항상 권화하여 1만세동안 여러 동료 비구들을 거느리고 곳곳에서 공양을 시켰는데, 그 뒤 어느 날 조그마한 사정으로 인하여 그 동료중의 한 비구가 따라오지 않는지라 그 비구가 곧 악설을 퍼붓되
「그야말로 독룡처럼 사납구나.」
하고서, 곧 바깥으로 나가버렸다.
그리하여 저 비구가 이 업연으로 5백세 동안 항상 독룡의 몸을 받아 그 악독한 마음으로 중생들을 괴롭혔고 지금 역시 사람의 몸을 얻기는 했으나 그 전생의 습성을 제거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시 그러한 진심을 내는 것이니라.
비구들아, 알아두어라. 그 당시 욕설을 퍼부었던 비구가 바로 지금이 수보리 비구이니, 그 당시 스님들을 공양했기 때문에 이제 나를 만나서 출가 득도하게 된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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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2/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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