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생한 왕자가 벽지불을 성취한 인연

화생한 왕자가 벽지불을 성취한 인연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인연설화

• 주제 : 인연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찬집백연경

부처님께서 마가다국에 계실 때, 여러 비구들을 데리고 차례로 유행하시다가 마침 강가아강 옆에 이르러 어떤 고탑(古塔)을 발견했는데, 이 고탑이 헐고 무너진 채 수리하는 사람이 없는 것을 보고서 비구들이 부처님께 물었다.
「세존이시여, 이것이 어떠한 탑이기에 이같이 헐고 무너져도 수리하는 사람이 없나이까.」
『현겁 (賢劫)의 처음에 바아라아나시이의 범마달다 국왕이 바른 법으로 다스림으로써 인민들이 치성하고도 풍족하여 전쟁과 질병과 재해가 없을 뿐더러 내지 6축이 번성하고 온갖 값진 보배가 가득하였다.
그러나 다만 자식 없는 것이 유감스러워 왕이 신명에 기도를 올리면서 자식 얻으려는 정성을 다하여도 얻을 수가 없었는데 마침 그 연꽃 위에 어린 아이가 가부하고 앉아서 32대인상과 80종호를 갖춰 입에는 우발라꽃 향내와 털구멍에 전단향 향내를 풍기므로, 왕은매우 기뻐하여, 그 후비가 안으려 하자, 아이가 왕에게 게송을 읊어 말하였다.

대왕께서 왕자를 얻기 위해
항상 정성 드리심을 보았기에
대왕의 원에 따라 왕자가 되려고
이제 여기에 나타난 것입니다.

이것을 듣고 그 때 대왕과 후비는 물론, 모든 채녀들도 다 기뻐하여 어린아이를 안고 돌아와 왕자를 삼으려 하였으나 이 아이가 연꽃이 피고 지는 것을 보고 무상을 깨달아 열반에 들자 이에 대왕과 후비도 슬피 울면서 시체를 거둬 화장한 다음, 탑을 세워 사리를 공양했으니, 이 고탑의 유래가바로 그러하니라.
그런데 그는 과거세에 가라가손타(迦羅迦孫陀)부처님이 바아라아나시에 출현하셨을 때 그 당시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재보를 지닌 어떤 장자의 아들로 태어나 있었는데 너무나 여색을 좋아하던 차 마침 자기 뜻에 맞는 한 음녀를 만나 하룻밤 잠자리를 같이하는 댓가로 돈 백냥씩 주기를 몇 해 계속한 나머지 재산이 탕진되어 다시 줄 돈이 없게 되자 음녀로부터 거절을 당하였다.
그러나 장자의 아들이 하룻밤 자기를 끈덕지게 간청하자 음녀가 말하기를
「좋은 꽃 한 송이를 사서 주어야만 하룻밤 자리를 같이할 수 있다.」
하였다.
그러나 그는 꽃 한송이 마저 사서 줄 수 없게 되므로 옛 부처님의 탑을 헐어 그 속에 있는 꽃을 갔다 주고 온몸에 악창이 생겨나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게 되었다.
어떤 의원이 우두전단향을 팔아 돈 60만냥을 얻어서 앞서 꽃 훔쳐 낸 탑 속에 들어가 다음과 같이 큰 서원을 세웠다.
「여래께선 과거세에 모든 고행을 닦으사 그 고액과 환난에 허덕이는 중생을 다 구제하셨거늘 저는 이제 이 몸을 일생의 수(數)에 떨어졌으니 원컨대 세존께서 지금이 고통받는 저의 몸을 가엾이 여겨 악창을 제거해 주옵소서.」
이같이 발원한 뒤에 그 우두전단향 가루, 그중의 두냥으로 꽃값을 갚아드리고 또 두 냥으로 성심껏 공양하고 나머지 두 냥으로 깊이 참회함으로써 그 악창이 다 제거되며 나아가서 온 몸의 털구멍으로부터 우두전단의 향내가 시작해 이 향내를 맡고서는, 스스로가 기쁨에 넘쳐 발원을 하고 떠나갔다.
그들이 이 공덕으로 말미암아 나쁜 갈래에 떨어지지 않고 항상 천상·인간에 태어나서 그 다니는 곳마다 좋은 연꽃이 자라나고 몸의 털구멍에 항상 향기가 있었다.
그 때 장자의 아들이 바로 앞서 말한 그 벽지불이니라」하였다.』

<찬집백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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