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임금의 인연

7일 임금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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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 : 인연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찬집백연경

부처님께서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실 때 프라세나짓왕과 아자아타샤트루왕이 서로 원수가 되어 각각 상병(像兵)·마병(馬兵)·거병(車兵)·보병(步兵)등 네 가지 군사를 집합시켜 전투를 계속한 나머지, 프라세나짓 왕의 군사가 여지없이 무너지되 이와 같이 세 번을 거듭하므로, 왕은 단신으로 성중에 돌아와서, 매우 우울하고도 수치스러워 침식이 달갑지 못할 지경이었다.
때마침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재보를 지닌 어떤 참자가 이 사실을 듣고서 왕에게 와서 말하였다.
「저의 집에 금·은 따위 값진 보물이 많이 있으니, 왕께서 이것을 마음대로 이용하여 코끼리와 말을 사드리고 장정을 상을 걸고 모집한다면 도로 적군을 반격하여 승리를 거둘 수 있으리다.
이제 왕께선 너무 근심 하지 마십시오.」
왕이 그렇게 하기를 허락하자, 장자는 곧 갖은 보물을 다 꺼내어 왕에게 바치었다.
왕은 이에 온 국내에 명령하여 힘센 장정과 훌륭한 모사를 구하였던바, 한 장정이 그 모집에 응해 기원문(析垣門)에 이르러서 어떤 두 장사의 전법(戰法) 논란하는 것을 들었는데, 그 장사에 말에 의하면
「가장 날래고도 용맹스러운 군사를 진두(陣頭)에 앞세우고, 그 다음 보통 군사를 중간에 두고, 맨 뒤에 저열한 군사를 배치해야만 승리할 수 있다.」
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들은 장정이 바로 왕의 처소에 나아가서 저 장사들의 논한 전법을 그대로 왕에게 보고하자, 왕이 또한 이 말을 받아들여 곧 네 가지 군사(四兵)를 모집해 그와 같이 한 결과 마침내 그 적군을 부수고 아자아타샤트루왕을 사로잡아 세존께 나아가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로선 아자아타샤트루왕과 오랜 세월을 지나는 동안 당초부터 아무런 원한도 없고 질투도 없었건만, 저 왕이 도리어 저를 원수처럼 여겨 왔습니다.그러나 아자아타트루 왕의 부왕이 바로 저의 친한 친구인지라 차마 그 아들의 생명을 해칠 수 없어 이제 본국으로 돌려보낼까 하옵니다.」
그 때 부처님께서 프라세나짓왕을 칭찬하시었다.
「좋아 좋아, 친한 사이건 친하지 않은 사이건 간에 마음을 항상 평등이 하면 모든 성현들이 칭찬하게 된다.」
하고 다시 게송을 읊었다.

싸워서 지는 자 두려워하고
이기는 자 기뻐하기 마련이지만
그대 이제 저 왕을 해방시킴은
한꺼번에 두 사람의 즐거움을 얻는 것이네
그보다 지고 이김을 초월하는 것이
바로 최상의 미묘한 즐거움이라.

때에 프라세나짓왕은 부처님에게 이 게송을 들고 곧 아자아티샤트루왕을 그의 본국으로 돌려보낸 다음, 슈라바바스리이로부터 돌아와서 스스로 이렇게 염언(念言)하였다.
「나 이번 전투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오로지 저 장자가 값진 재보를 나에게 희사해줌으로써 그것을 자본삼아 장사를 상을 걸어 모집할 수 있었기 때문이로다.」
곧 장자를 불러 말하였다.
「그대의 소원이 무엇인가.」
「저로 하여금 두려움 없이 말할 수 있게 허용하신다면 감히 사뢰겠나이다.」
「그대의 말대로 모든 것을 다 들어 주리라.」
「왕을 대신하여 7일 동안 이 천하를 통치 하고자 합니다.」
이에 왕은 곧 허락함과 동시에 장사의 소원을 만족시키기 위해 북을 치고 장자를 세워 정식 국왕으로 모시자 온 국민들에게 북을 치고 명령하며 다 그 사실을 알게 하였다.
곧 경내의 조그마한 왕들에게 각각 사신을 보내어 7일 동안 모든 정사를 중지하고 다 와서 오자에게 조배(朝排)하게 하자 그 왕도 함께 3보에 귀의하여 부처님을 청해 공양하고 발원하였다.
「원컨대 이 7일 동안 왕 노릇한 공덕으로 말미암아 미래세에 가서 눈 어두운 중생에겐 귀의할 곳을 얻게 하고, 구호를 받지 못한 중생에겐 구호를 받게 하고, 해탈하지 못한 중생들에겐 해탈하게 하고, 안온하지 못한 중생들에겐 안온하게 하고, 열반을 못한 중생에겐 열반의 경기에 들어가게 하옵소서.」
장자의 이러한 발원에 따라 부처님께서 빙그레 웃으시고 곧 그 면문(面門)으로부터 다섯 빛깔의 광명을 방출로 부처님의 정수리에 들어가 버렸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저 장자는 나를 청한 인연으로 미래세 3세 아승지겁을 지난 뒤에 성불하여야 최승(最勝)이란 명호로 한량없이 중생을 널리 제도하리라.」
부처님께서 이 장자의 국왕 노릇을 하게 된 인연을 말씀하실 적에, 혹은 수다원의과위(須陀垣果)를, 혹은 사다한의 과위를, 혹은 아나한의 과위를 혹은 아라한의 과위를 얻으며, 혹은 벽지불의 마음, 혹은 더없는 보리의 마음을 내었기도 하였다.
그 여러 비구들이 부처님의 이 말씀을 들고는, 다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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