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치와 원숭이와 코끼리

다치와 원숭이와 코끼리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본생설화

• 주제 : 본생
• 국가 : 중국 참고문헌 : 십송률

석존께서 왕사성의 영취산(靈鷲山)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놓고 설법(說法)을 하고 계실 때의 일이다.
히말라야 산 기슭에 다치와 원숭이와 코끼리의 세 짐승이 함께 살고 있었다.
이 짐승들은 서로 경멸하며 다른 짐승을 사랑하거나 존경하는 고상한 마음을 갖지 못하고 스스로 잘났다고 뻐기고 거만하여 다른 짐승들을 돌보지 않았다.
오만불손(傲慢不遜)한 이 세 짐승은,
(우리들은 왜 남을 존경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우리들 중에서 맨 처음에 이 세상에 태어난 나이 많은 사람이 있으면 우리들은 반드시 그를 존경하고 그 가르침을 받기를 원하나 도대체 우리들 중에서 누가 제일 나이 많은 것인가)하는 생각을 세 짐승이 서로 마음속에 지니고 현재의 오만한 교제 방법이 싫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의 일인데 다치와 원숭이는 코끼리가 있는 곳에 가서,
『자네는 태어난지 몇 년이나 되는가. 여기에 대필발수가 있는데 이 나무보다 자네는 누가 오래 되었나.』
하고 물었다.
『그렇지. 내가 어렸을 때 이 나무는 나의 배아래 정도까지 밖에 자라나지 않았었다. 아마 이 가운데서는 내가 가장 나이가 많을 것이다.』
하고 코끼리는 뽐내듯이 긴 코를 흔들고 귀를 움직이면서 대답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코끼리와 다치가 원숭이의 나이를 물었다.
『어렸을 때 흔히 꿇어앉아서 이 나무 꼭지를 끌어 당기면서 놀았지.』
『그럼 자네는 나보다 나이가 많군. 나는 앞으로 자네를 존경할테니 나에게 여러 가지를 가르쳐 주게.』하고 코끼리는 큰 몸집을 원숭이 앞에 굽혀 절했다.
그 다음에 원숭이는 다치를 향해서,
『자네는 어떤가.』
하고 물었다.
『오랜 기억을 되살려 보니 이 대필발 나무는 내가 어렸을 때 그 열매를 따먹고 여기 대변을 보게 되었는데 나의 대변 속에서 여기에 몰래 싹이 나서 언제인가 이와 같이 하늘을 찌르는 듯이 크게 자란 것이다.』
하고 다치는 대답했다.
이 대답을 들은 원숭이는,
『그럼 자네는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다. 나는 자네를 선배로 존경하지.』
하고 다치에게 경의를 표시하게 되었다.
이와 같이 해서 코끼리는 원숭이를 존경하고, 원숭이로부터 가르침을 받고 이것을 다시 다른 코끼리들에게 선전하고 또 원숭이는 다치를 어른으로 존중해서 그가 말하는 교법(敎法)을 받아 널리 원숭이 동료들에게 그 교법을 전하고 또 다치 자신은 다른 다치에게 법을 설교(설교)하게 되어 종래에 불손하고 한 조각의 존경심도 없이 서로 거만하게 뽐내던 이 세 짐승은 이와 같이 오만한 마음을 버리고 서로 나이 많은 사람을 존경하는 미풍양속(美風良俗)이 이루어졌다.
이들 세 짐승은 이 일이 있기 이전에는 살생이라든가 도둑질이나 음탕한 일이나 욕하는 일 등을 즐기고 이러한 덕(德)이 없는 행위를 해 왔으나 한 번 손위 사람을 존경하게 되어 어른을 존경하는 마음이 싹트게 되었다.
이어서 그들은 악한 행동이 잘못이라는 것을 스스로 반성하고 회개(悔改)해서 마침내 이러한 악업(惡業)과 사념(邪念)을 끊게 되었다.
이와 같이 자각하고 반성한 세 짐승은 경노주의(敬老主義)와 지계주의(持戒主義)를 다른 짐승들은 물론 인간 사회에까지 미치게 하여 이를 실제 행동으로 나타내고 나쁜 공기로 혼탁해진 사회를 교정하기 위하여 널리 인간 세계를 순회했다.
그들 세 짐승은 이 경로주의(敬魯主義)와 오계(五戒)를 엄수했다고 하는 선행에 의해서 죽은 후에 천상 세계(天上世界)에 태어 날 수가 있었다고 하는 것이다.
그때의 다치는 지금의 석존이요, 원숭이는 사리불이요, 코끼리는 목갈라나이다.

<十誦律三十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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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2/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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