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말의 전생이야기

천말의 전생이야기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본생설화

• 주제 : 본생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본생경

이 이야기는 부처님이 죽림정사에 계실 때, 제바달다가 부처님을 헤치려고 돌아다닌다는 말을 듣고 말씀하신 것이다.

『옛날, 바라나시에서 부라후마닷타왕이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악역(惡逆)이라는 왕자가 있었는데,
그는 성질이 포악하기마치 매를 맞은 독사와 같아서,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는 반드시 꾸짖고 때리고 하였다.
그래서 그는 집안사람이나 바깥사람들에게 눈에 든 먼지와 같고 깨물린 독사와 같았으므로,
사람들은 모두 그를 꺼리고 두려워하였다.
어느 날 그는 목욕하려고 많은 종자(從者)를 데리고 강가에 나갔을 때, 갑자기 정은 구름이 일어나 사방이 캄캄해졌다.
그는 시자들에게
「나를 저 강 한복판에 데리고 가서 목욕시키고 다시 데리고 오라.」하였다.
그들은
「왕은 우리를 어떻게 할는지 모르지마는 우리는 이 악인을 죽여 버리자.」
생각하고, 왕자를 데리고 가서 물 속에 던져 버리고 언덕에 올라왔다.
그리하여 누가 물으면 그들은
「우리는 왕자를 본 일이 없다.
구름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물에 들어갔는데 아마 우리보다 먼저 돌아 오셨을 것입니다.」
고 대답하였다.
대신들이 왕에게 갔을 때 왕은 왕자는 어쨌느냐고 물었다.
대신들은
「대왕님, 저희들은 모릅니다.
검은 구름이 일어났기 때문에 먼저 돌아오신 줄 알고 저희들도 돌아 왔습니다.」
왕은 성문을 열게 하고 강가로 나아가 여러 사람들을 시켜 여기 저기 찾아보았으나 끝내 왕자는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왕자는 구름이 일어 깜깜해지고 장대 같은 비가 쏟아질 때, 강물에 휩쓸리다가 하나의 통나무를 발견하고 그 위에 앉아 죽음이 두려워 울면서 떠내려가고 있었다.
그 즈음에 바라나시에 사는 어떤 장자가 4억의 재물을 강가에 묻어 두고 죽었는데, 그 재물에 애착하는 마음으로 뱀이 되어 그 강가에 살고 있었다.
또 어떤 사람은 3억의 돈을 묻어 두고 그 재물에 대한 욕심 때문에 쥐가 되어 그 강가에 살고 있었다. 그들이 사는 곳에 물이 들기 때문에 그들은 거기서 떠나 물을 해치고 왕자가 앉아있는 통나무에 붙어, 한 놈은 그 나무의 한쪽 끝에 또 한 놈은 다른 한 쪽에 올라가 앉아 있었다.
또 그 강가에 신바리나무가 있었는데 앵무새 새끼가 거기 살고 있었다.
그 나무도 뿌리가 물에 씻기어 쓰러졌다.
앵무새 새끼는 폭우가 쏟아졌을 때 날아 갈 수가 있었으므로 그 통나무의 또 한 쪽에 올라가 앉아 있었다.
그리하여 네 몸이 한꺼번에 그 나무와 함께 흘러가고 있었다.
그 때에 보살은 가시국의 서북쪽에 있는 어떤 바라문의 집에 태어나, 자라나서는 선인(仙人)이 되어, 집을 떠나 어떤 강의 굽이치는 곳에 초막을 짓고 살고 있었다.
그는 밤중에 밖에서 거닐고 있다가 왕자의 슬피 우는 소리를 듣고
「나처럼 자비심을 가긴 선인으로서 저 사내의 죽음을 방관하고 있을 수 없다. 저이를 구제해 주리라.」
생각하고, 멀리서
「두려워 할 것 없다. 두려워 할 것 없다.」
고 왕자를 위로한 뒤에, 흐르는 물결을 가로 지르고 들어가 그 통나무의 한 끝에 잡아 당겼다.
코끼리처럼 힘이 센 그이었으므로 한숨에 끌어내어 언덕으로 나왔다.
또 뱀과 쥐 등도 끌어 올려 초막으로 데리고 와서 불을 피우고 이것은「약한 동물이라」하여 먼저 뱀과 쥐 등의 몸을 녹여 주고, 그 다음에 왕자의 몸을 녹여 주었다.
그리고 음식을 줄 때에도 먼저 뱀과 쥐 등에게 과실을 주고 그 다음에 왕자에게 주었다.
그리하여 왕자는
「이 곱슬머리의 선인은 왕자인 나를 존경하지 않고 짐승을 먼저 생각한다.」
고 생각하고 보살을 미워하였다.
며칠 지난 뒤에 그들은 다 원기를 회복하고 강물이 빠진 뒤에 먼저 뱀은 선인에게 경례 하고
「존사(尊師)님, 나는 존사님의 덕분으로 살아났습니다. 나는 가난하지 않습니다.
저기 4억의 돈이 묻혀 있습니다. 존사님이 필요하시다면 나는 저 돈을 다 드리겠습니다.
저 장소에 오시거든「뱀아」하고 불러주십시오.」
하고 떠났다. 쥐도 그와 같이 선인에게
「그 장소에 서서「쥐야」하고 부르십시오.」
하고 떠났다. 또 앵무새도 선인에게 경례하고
「존사님, 저에게 돈은 없습니다. 그러나 쌀은 많습니다.
저기 내 집이 있으니 쌀이 필요하시다면 저기 와서「앵무새야」하고 불러 주십시오.
나는 친척에게 말해 많은 쌀을 수레에 싣고 와 드릴 수 있습니다.」
하고 떠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왕자는 선인을 속이겠다는 말은 물론 하지 않고, 마음속으로
「저 선인이 오면 죽여 버리리라」
고 생각하면서도 입으로는
「존사님, 내가 왕위에 오를 때에는 내게 오십시오. 나는 네 가지 물건으로 공양하겠습니다.」
하고 떠났다.
그리하여 그는 돌아가서 바로 왕위에 올랐다.
보살은 그들을 시험해 보려고 먼저 뱀이 있는 곳에 가까이 가서
「뱀아」
하고 불렀다. 뱀은 담박 나와 보살에게 경례하고 말하였다.
「존사님, 여기 4억의 돈이 있습니다. 이것을 꺼내어 가지십시오.」
보살은 필요할 때에 쓰리라 하고 그 돈은 그대로 둔 채 거기서 다시 쥐한테 가서 소리를 질렀더니 쥐도 곧 나타났다.
보살은 다시
「앵무새야」
하고 불렀다. 앵무새도 담박나무 가지에서 내려와 보살에게 경례하고
「존사님, 나는 친척들에게 말해 설산 지방에서 저절로 난 쌀을 가져오게 할까요.」
고 물었다.
보살은 필요할 때에 쓰리라 하고 거기서 다시
「이번에는 왕을 만나리라.」
하고, 왕의 동산에 가서 한 밤을 지내고 이튿날 행걸하면서 성 안으로 들어갔다.
마침 그 때, 벗을 속이는 그 왕은 훌륭하게 장식한 코끼리를 타고는 많은 종자를 데리고 성에서 오른 어깨의 예식을 행하고 있다가, 멀리서 보살이 오는 것을 보고
「저 꼬부라진 머리털의 선인은 행걸하면서 내게 가까이 오고 있다.
나는 그가 내게 베푼 은혜를 대중 가운데서 발표하기 전에 저 목을 베리라.」
생각하고 종자들을 돌아보았다. 종자들은 말하였다.
「대왕님, 무슨 일입니까.」
「저 곱슬머리의 선인은 내게 무엇을 구하려 오는 것이다.
저런 불길(不吉)한 선인을 나는 만나지 않겠다. 저를 붙잡아 결박하고 네거리에서 때려 이 성 안에서 쫓아낸 뒤에, 사형장에서 목을 베어 송장을 그대로 버려두라.」
그들은 분부를 받고 가서 죄 없는 보살을 결박하고 네거리에서 때린 뒤에 사형장으로 데리고 갔다.
보살은 맞을 때마다
「어머니, 아버지」
하고 울지도 않고 원망하지도 않으면서 다음 게송을 읊었다.

다 말라빠진 나무덩치도
어떤 종류의 사람에 비하면
그 성정(性情)은 훌륭하다고
현인의 이런 말을 진리이어라.

이렇게 매를 맞을 때마다 게송을 읊었다.
그 근처에 있는 현인들은 이 말을 듣고
「선인이여, 우리 임금님은 당신의 은혜를 입은 일이 있습니까.」
고 물었다. 보살은 그 동안의 사실을 이야기 하고는
「이와 같이 나는 홍수에서 그 왕을 구원했는데 나는 홍수에서 지금 도리어 이런 고통을 받습니다.
지금까지 옛날 성현들의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였던 것을 돌이켜 보고 이렇게 중얼거리는 것입니다.」
고 하였다. 이 말을 들은 찰제리족·바라문족 등 성 안에 사는 사람들은
「벗을 속이는 이 왕은 자기의 생명까지도 희생하려는 이런 덕이 있는 사람의 은혜로 생각지 않는다.
이런 나쁜 사람을 의지한들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저이를 잡아라.」
하고 잔뜩 화를 내어 사방에서 일어나, 화살·창·돌·방망이 등의 무기로 코끼리를 타고 오는 왕을 죽여 두 발을 끌고 개울에 던져 버렸다.
그리고 그 뒤에 보살이 관정식(灌頂式)을 행하고 왕위에 올랐다. 그는 정의로 정치를 행하였다.
어느 날은 그 뱀과 쥐등을 대접하려고 많은 신하들과 함께 뱀이 사는 곳에 가서
「뱀아」
하고 불렀다. 뱀은 곧 나와 경례하고
「주인님, 이것은 당신 재물입니다. 받아주십시오.」
하였다. 왕은 4억의 돈을 대신들에게 준 뒤에 다시 뒤 있는 곳에 가서
「쥐야」
하고 불렀다. 쥐도 나와 경례하고 3억의 돈을 주었다.
왕은 그것을 받아 대신들에게 주고다시 앵무새의 사는 곳으로 가서
「앵무새야」
하고 불렀다. 앵무새도 나와 왕의 두 발에 머리를 대어 예배하고
「주인님, 쌀을 가져오리까.」
하고 물었다. 왕은
「쌀은 필요한 때에 가져오기로 하고 우선 함께 가자.」
하고는, 7억의 돈과 그 세 동물을 데리고, 성 안의 훌륭한 누각의 높은 데에 올라, 재물을 쌓아 두었다. 그리고 뱀이 사는 곳으로는 황금의 대롱을 만들고 쥐의 사는 곳으로는 수정의 구멍을 만들고 앵무새를 위해서는 황금의 새장을 만들었다.
또 뱀과 앵무새의 먹이로는 날마다 황금 판자 위에 맛나게 붉은 곡식을 주고 쥐에게는 향기와 맛이 있는 쌀을 주고 그 밖에 보시 등 여러 가지 선행을 닦았다.
그리하여, 그 왕과 세 짐승은 일생동안 화목하게 지내다가 죽은 뒤에 그 업에 알맞는 곳에 태어났다.
부처님은
「비구들이여, 제바달다가 나를 해치려는 것은 지금만이 아니요 전생에도 그러했다.」
하고 설법하신 뒤,
「그 때의 나쁜 왕은 저 제바달다요, 사리불이며 쥐는 목건련이요 앵무새는 아난다며 뒷날 왕위에 오른 정의의 왕은 바로 나였다.」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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