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풍비구의 본생

허풍비구의 본생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본생설화

• 주제 : 본생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본생경

이 전생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어떤 허풍 떠는 비구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옛날 범여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보살은 어떤 부자 장자였다.
그 아내는 아들을 낳았다. 같은 날 그 집의 여자종도 아들을 낳았다.
그들이 함께 자라날 때에 장자의 아들이 글을 배우러 갈 때에는 그 증의 아들은 석판(石版)을 들고 따라가 그와 함께 글을 배웠다.
또 두 세가지의 일도 맡아 하였다.
그는 차츰 공부에도 익숙해지고 얼굴이 빼어나고 고와 이름을 카타카라 하였다.
그는 장자의 재산을 관리하게 되어
「나는 언제나 남의 재산을 관리만하고 있을 수 없다.
만일 조그만 허물이라도 있으면 주인은 나를 때리고 묶거나 도적이라는 표를 지르고 노예가 먹는 음식을 줄 것이다. 마침 이 장자의 친우가 있다. 나는 지금 이 장자의 편지를 가지고 가서, 장자의 아들이라 거짓으로 일컬어 그 딸과 결혼하여 안락하게 살자.」
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곧 종이에다
「나는 아무입니다. 내 아들을 당신에게 바칩니다. 결혼에 의한 친척 관계는 우리에게 어울리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당신은 내 아들에게 딸을 주어 두 사람이 거기서 살게 해 주십시오.
나도 때를 보아 한 번 찾아뵙겠습니다.」
고 쓰고 도장을 찍었다.
그러고 마음대로 용돈과 화장품 의복 등을 가지고 그 장자에게 가서 인사하고 서있었다.
그 때에 그 장자는 그에게 물었다.
「당신은 어디서 왔습니까?」
「바라나시에서 왔습니다.」
「누구 아들입니까?」
「바라나시 장자의 아들입니다.」
「무슨 일로 왔습니까.」
그 때에 카타하카는
「이것을 보십시오.」
하면서 편지를 내주었다. 장자는 그것을 보고
「이제야 내가 산 보람이 있다.」
하고 기뻐하면서 그 딸을 주어 거기서 살게 하였다.
그 주택은 꽤 큰 것이었다.
그는 죽·밥 등 음식과 옷·향료(香料) 등이 그 앞에 나오면
「이렇게 죽 밥 등 음식을 만들지만 이것은 시골 요리다.」
하고 그 음식을 멸시하였다. 그리고
「이들은 춘뜨기이기 때문에 옷을 지을 줄도 모르고 향료를 만들거나 꽃 냄새를 맡을 줄도 모른다.」
하면서 그 사람들을 멸시하였다.한편 보살은 카타하카가 보이지 않으므로
「카타하카가 보이지 않는다. 어디로 갔을까. 그를 찾아오라.」
하고 사방으로 사람을 보내어 찾았다.
그들 중의 한 사람이 마침 거기 갔다가 그를 확인한 뒤에 가만히 돌아와 그 사실을 보살에게 알렸다.
보살은 이 말을 듣고, 못된 놈이다. 그를 잡아 오리라 생각하고, 왕의 승낙을 얻어 많은 종자를 데리고 길을 떠났다. 장자가 이웃 고을로 간다는 소문이 사방에 퍼졌다.
카타하카는 장자가 온다는 말을 듣고 생각하였다.
「반드시 그는 다른 일로 오는 것이 아니다. 그는 틀림없이 내 일 때문에 오는 것이다.
만일 내가 지금 도망쳐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면 어찌 될 것인가.
아니, 여기 좋은 수가 있다. 주인이 오는 길에 나가 종의 행세를 하여 사죄(赦罪)하리라.」
그는 곧 대중 앞에 나가 이렇게 말했다.
「어리석은 사람은 제가 어리석기 때문에 부모의 덕을 모른다.
그들은 식사할 때에 경례도 하지 않고 부모와 함께 식사한다.
그러나 나는 부모가 식사할 때에는 그릇을 받쳐 들고 타구(唾具)를 곁들어 받들며 밥상을 받들고 물과 부채를 준비해 가지고 앉는다. 쉬실 때에도 물병을 가지고 그늘로 간다.」
이렇게 종이 상전(上典)에게 하여야 할일을 모두 설명하였다.
그는 이렇게 사람들을 가르친 뒤에 보살이 가까이 오자 그 장인에게 말하였다.
「장인님, 아버지가 장인님을 만나러 오신다 합니다. 장인님은 죽과 밥 등 음식을 준비해 주십시오.
나는 예물(禮物)을 가지고 길에 나가 맞이하겠습니다.」
그 장인은 승낙하였다. 카타하카는 예물을 가지고 올렸다.
보살은 예물을 받고 아침식사를 마치고는 쉬기 위해 나무 그늘 밑으로 갔다.
그는 종자들을 돌려 보낸 뒤에 물병을 들고 보살 앞으로 나가 물로써 할일을 모두 마치고 꿇어앉아 절하고는
「주인님, 나는 당신에게 당신이 원하는 만큼 보물을 드리겠습니다.
부디 내 명예만은 잃지 않도록 해 주십시오.」
하였다. 보살은 그가 몹시 애쓰는 것을 보고 마음이 누그러져
「두려워할 것은 없다. 나는 너의 방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하고 그를 위로한 뒤에 마을로 들어갔다. 거기서의 대우는 대단한 것이었다.
그러나 카타하카는 쉬지 않고 그의 종으로서의 일을 다 하였다.
보살이 우선 자리에 앉자 이웃 장자는 말하였다.
「대 장자님, 나는 당신 편지를 받고 아들에게 내 딸을 주었습니다.」
보살은 카타하카를 아들인 듯 적당한 말로 그를 만족시켰다.
그러나 그는 카타하카가 보기 싫어졌다.
그런데 어느 날 보살은 그 장자의 딸을 불러 놓고
「아가, 내 아들은 괴로울 때나 즐거울 때나 항상 친절하던가. 너희들은 늘 평화롭게 지내는가.」
「그이에게는 다른 결점은 없습니다마는 식에 대해서 늘 불평이므로 곤란합니다.」
「아가, 언제라도 그것은 나쁜 습관이다.
그러므로 나는 그 짓을 못하게 할 방법을 가르쳐 줄 것이니, 너는 그것을 잘 기억해두었다가 음식을 먹을 때 불평하거든 그 앞에서 이렇게 말하여라.」
그리하여 보살은 그녀에게 다음 게송을 가르쳐 주고 며칠 묵은 뒤에 바라나시로 돌아왔다.
카타하카도 갖가지 음식을 준비하고 따라가 많은 보물을 예물로 드리고 예배하고 돌아왔다.
그런데 보살이 돌아간 뒤로 그는 극도로 오만해졌다.
어느 날 그 장자의 딸이 갖가지 맛난 음식을 준비해 내왔을 때 그는 또 불평하기 시작했다.
장자의 딸은 보살이 시킨 대로 다음 게송을 읊었다.
「만일 다른 나라에 가서 갖가지로 허풍을 떨면 그는 돌아가 멸망하리니 이 음식을 들라, 카타하카여」카타하카는
「저 장자는 반드시 내 이름을 이 여자에게 알리고 모든 사정을 다 말했으리라.」
생각하고, 그 뒤로는 다시 음식에 대해 불평하지 않고 주는 대로 먹었다.
부처님은 이 설법을 마치시고
「그 때의 그 카타하카는 지금의 저 허풍떠는 비구요. 그 바라나시의 장자는 바로 나였다」
고 말씀하셨다.』

<본생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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