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모가섭의 전생이야기

다모가섭의 전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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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 : 본생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본생경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본래 아내의 유혹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부처님께서 물었다.
『비구여, 너는 매우 고민하고 있다는데 사실인가.』
『사실입니다.』
『무엇 때문에 고민하는가.』
『부처님, 사실은 본래 아내 때문에 고민하고 있습니다.』
『사문아, 그 여자가 너를 괴롭히는 것은 지금만이 아니다.
전생에도 너는 그 여자 때문에 사군(四軍)을 버리고 설산에 있으면서 3년 동안 큰 고뇌를 받은 일이 있다.』
하고 그 과거의 일을 말씀하셨다.

『옛날 범여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보살은 가시국 어떤 마을의 바라문 집에 태어났다.
그는 성장하자 득차시라에 가서 온갖 기예를 배운 뒤에 선인의 도에 들어가 풀뿌리와 나무열매를 먹으면서, 신통의 힘과 선정의 힘을 얻고 해탈하여 설산에 살고 있었다.
그 때에 복덕을 겸비한 어떤 사람이 33천에서 죽어 거기 내려와, 어떤 연못에 있는 한 연꽃의 꽃받침에서 여자로 태어났다.
다른 연꽃은 다 시들어 떨어질 때에도 그것만은 크게 봉오리져서 있었다.
그 때 그 고행자(보살)는 목욕하러 와서 그것을 발견하고
「다른 연꽃은 다 시들었는데 저 연꽃만은 크게 봉오리져서 있다. 대체 무슨 까닭일까.」
하고 수영복을 입고 건너가 그 연꽃을 벌려보았다. 그 속에는 사랑스런 소녀가 있었다.
그는 자기 딸과 같은 느낌으로 소녀를 데리고 초막으로 돌아와 길렀다.
그녀가 16세 되었을 때에는 그 자태는 더욱 아름다워 아직 천녀의 자태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인간 처녀로서는 가장 뛰어났었다.
그 때 제석천이 보살에게 봉사하려고 거기 왔다.
그는 그녀를 보고 그 여자가 누구냐고 보살에게 물었다.
보살은 그녀를 얻은 내력을 말하였다. 제석천은 보살에게 물었다.
「저 여자는 무엇을 얻고자 합니까.」
「벗이여, 저 여자는 주택과 옷과 장식품(裝飾品)을 얻고자 합니다.」
「좋습니다. 현자님.」
하고, 그녀를 위해 수정궁을 짓고는 천인의 자리, 천인의 의복 및 장식과 천인의 음식을 준비하였다.
그 수정궁은 그녀가 오르고자 하면 마음대로 내려와 땅에 머무르고 그녀가 오르고 나면 다시 허공으로 을라갔다.
그녀는 그 수정궁에 있으면서 보살을 위해 갖가지로 봉사했다.
어떤 등산지기가 그것을 보고 보살에게 물었다.
「현자님, 저 여자는 누구입니까.」
「저 애는 내 딸이다.」
이 말을 듣고 그 동산지기는 바라나시로 가서 왕에게
「대왕님, 나는 설산에서 그처럼 아름다운 고행자의 딸을 보았습니다.」
하고 자세히 그 사정을 아뢰었다.
왕은 이 말을 들고 마음이 매우 끌려, 그 동산지기를 길잡이로 삼아 사군(四軍)을 거느리고 그곳으로 갔다.
어느 자리에 진을 치고 그 동산지기와 대신들을 데리고 초막으로가 말했다.
「현자여, 여자란 실로 수행인에게는 장애가 되는 것이오. 당신 딸은 내가 보호하지요.」
하였다.
보살은
「저 연꽃은 무엇일까.」
하고 의심을 품고 물을 건너가 데리고 왔으므로 그녀의 이름을 의희(疑姬)라 하였다.
그래서 그는 왕에게
「그러면 데려가시오. 만일 대왕님께서 저 여자의 이름을 알아맞히면 데려가도 좋습니다.」
「그대가 그 이름을 일러주시오.」
「나는 그것을 말하지 않겠습니다. 당신이 생각해 알아내어 데리고 가십시오.」
왕은 그러리라 승낙하고는 곧 대신을 모으고 그 여자의 이름이 무엇일까 머리를 모아 의논하였다.
왕은 어려운 많은 이름을 세어 기억하고 보살에게 가서 말했다.
「그런 이름이 아닙니다.」
하고 거절하였다. 이렇게 왕이 그 이름을 생각하는 동안 1년이 지났다.
그 동안에 사자와 그 밖의 들짐승들이 코끼리와 말과 사람들을 많이 해쳤다.
또 독사·파리 등에 등의 고난도 많았다.
또 추위에 괴로워하다가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그리하여 왕은
「나는 이제 저 여자에게 무엇을 구하겠는가.」
하고 보살에게 알리고는 돌아가려 하였다.
그 때 의희는 수정궁의 창문을 열어놓고서 있었다. 왕은 그녀를 보자 말했다.
「우리는 네 이름을 알 수 없었다. 언제든지 이 설산에 살아라.우리는 지금 돌아간다.」
「대왕님, 만일 대왕님이 돌아가고 마신다면 나와 같은 왕비를 얻을 수 없을 것입니다.
33의 심라원(心羅圓)에는 아사바티라는 덩굴풀이 있고 그 열매 속에는 신주(神酒)가 있습니다.
그 술을 한 번 마시면 4개월 동안 취해 신상(神床)에 잘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열매는 천년 만에 한 번 맺는 것입니다.
저 신의 아들들은 술에 취해 <우리는 멀리 않아 저 열매를 얻을 것이다.> 하고 신주의 갈증을 참으면서 천년 동안 지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대왕님은 겨우 1년에 권태를 느끼십니다.
희망의 열매를 얻는 것은 참으로 행복입니다. 결코 지치지 마십시오.」
왕은 그녀의 말을 들고 마음이 끌려 다시 대신들을 모아 놓고, 그 해가 다할 때까지 의논하여 겨우 열 개 이름을 얻었다.
그러나 그 열 개 중에도 맞는 이름은 없었다.
「그런 이름은 아닙니다.」
하고 보살은 언제나 거절하였다. 왕은 낙심하고 돌아가려 하였다.
그 때에 의희는 또 창 앞에 서서 그 모습을 나타내었다. 왕이 먼저와 같이 말하자 의희가 말했다.
「대왕님, 왜 내 이름을 모르십니까. 희망이란 실로 그 결과 없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한 마리 왜가리까지도 산꼭대기에 서서 제 희망을 채울 수 있었는데, 하물며 왕으로서 어째 그 희망을 이를 수 없겠습니까. 굳게 참고 버티십시오.
어떤 왜가리 한마리가 연못에서 먹이를 찾다가 어떤 산꼭대기에 날아올라가 서 있었습니다.
그는 그날도 그 이튿날도 거기서 생각 했습니다.
만일 이 뒤라도 여기서 내려가지 않고 항상 여기 앉아 있으면서도 먹이를 먹고 물을 마시며 나날을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모든 하늘의 왕인 제석천이 아수라들을 항복받고 33의 패권을 쥔 뒤에
<이제 내 마음의 희망은 충족되었다. 그러나 저 숲 속의 누가 그 희망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가>
생각하면서 둘러보았습니다.
그 때 그는 그 왜가리를 보고는 <나는 지금 저것의 희망을 채워 주리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마침 그 때 그 왜가리가 앉아 있는 나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조그만 개울이 있었습니다.
제석천은 그 개울물을 불려 산꼭대기까지 가득 차게 했습니다.
그래서 그 왜가리는 앉은 그 자리에서 고기를 잡아먹고 물을 마시며 지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물이 차츰 줄어들었다 합니다.
이와 같이 대왕님, 그 왜가리는 그 자신의 희망에 의해 그 결과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하물며 대왕으로 어찌 그 결과를 얻을 수 없겠습니까.」
왕은 이 말을 듣고 그 자태에 홀리고 그 말에 끌리어 그만 떠날 수 없었다.
그는 다시 대신들과 의논하여 백 개의 이름을 지었다.
그리고 그 백 개의 이름을 짓기 위해다시 1년을 허비했다.
그는 이렇게 3년을 지낸 뒤에 보살에게 가서 물었다.
「이 백개의 이름 가운데 그 이름이 있습니까.」
「대왕님, 당신은 아직 모르고 계십니다」
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답하였으므로, 왕은
「그렇다면 나는 이제 돌아가야 하겠습니다.」
하며 보살에게 인사하고 떠났다. 의희는 또 수정궁 창 가까이 서 있었다. 왕은 그녀를 보고 하직했다.
「대왕님, 왜 돌아가십니까.」
「너는 말로 나를 충족시키고 애정으로는 충족시키지 않는다. 나는 너의 달콤한 말에 유혹되어 3년이란 세월을 부질없이 보내었다. 이제 나는 돌아가려 한다.」
하고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었다.

「내 군사들은 모두 다 지쳤고
준비한 양식도 떨어졌다.
내 세상의 파멸을 의구(疑懼)할 뿐
이제 떠나리 떠날 때가 왔거니」

의희는
「대왕님. 당신은 내 이름을 알았습니다. 당신은 바로 그것을 말했습니다.
그 내 이름을 아버지께 알리고 나를 데려가 주십시오.」
하며 다음 게송을 읊었다.

「대왕님 당신이 부른 그 이름이야말로
그것이 바로 내 이름 입니다
이리 오시오 대왕님
아버지는 나를 허락하리라.」

왕은 보살에게 가서 경례하고
「현자님, 당신 딸 이름은 의희 입니다.」
고 하였다. 보살은
「그 이름을 알았으니 데려가도 좋습니다.」
왕은 그녀를 데리고 바라나시로 돌아가 많은 자녀를 낳고 평화롭게 살았다.』

부처님은 이 이야기를 마치고
「그 때의 그 의희는 지금의 저 본래 아내요, 그 왕은 고뇌하는 비구며, 그 고행자는 바로 나였다.」
하였다.

<본생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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