캉하디파야나 도사의 전생이야기

캉하디파야나 도사의 전생이야기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본생설화

• 주제 : 본생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본생경

이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어떤 비구에 대해 말씀하셨다.
『옛날 반사국의 교상미에 교상미가라는 왕이 나라를 다스리고 있었다.
그 때 어느 거리에 8억의 재산을 가진 두 사람의 바라문으로서 친한 벗이 있었다.
그들은 애욕의 병폐를 인정하고 큰 보시를 행한 뒤에, 슬피 우는 대중을 버리고 설산지방에 들어갔다.
거기서 초막을 짓고 이삭을 줍거나 숲 속의 과일을 먹으면서 50년 동안 살았다.
그러나 그들은 끝내 선정을 얻지 못했다.

그들은 거기서 50년을 지낸 뒤에 소금과 식초를 구하기 위해 지방으로 여행하다가 가시국에 도착하였다. 그곳의 어느 거리에 디파야나라는 도사의 속인 친구인 만다부야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그에게로 갔다.
그는 그들을 보자 만족하여 초막을 지어 주고 또 그들에게 사의(四依)를 대어 주었다.
그들은 거기서 3, 4년을 지낸 뒤에 그에게 하직하고 다시 행각을 떠나 바라나시로갔다.
그리하여 이제목다가나무가 우거진 어느 묘지에 살고 있었다.
다파야나는 거기서 마음대로 살다가 다시 그 친구에게로 갔다. 거기는 만다부야 도사가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낱 한 사람의 도적이 그 거리의 어떤 집에서 많은 물건을 훔쳐 가지고나오다가, 잠을 깬 그 집주인과 경관들에게 쫓기어 하수구로 빠져나와 빨리 묘지로 들어갔다.
그리하여 그 도사 초막 곁에 그 물건을 버리고 달아났다.
물건 주인은 그것을 보고 그 도사를 붙들어
「이 나쁜 놈, 밤에는 도둑질하면서 낮에는 도사인 체하고 돌아다닌다.」
하면서 그를 위협하기도 하고 고문하기도한 뒤에 그를 붙들고 왕에게 데리고 갔다.
왕은 신문해 보지도 않고
「이놈을 끌고 가서 말뚝으로 찔러 죽여라」
고 하였다. 그들은 그를 묘지로 데리고 가서 카디라나무의 말뚝으로 찔렀다.
그러나 말뚝은 도사의 몸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서 임바나무의 말뚝을 가져왔으나 그것도 들어가지 않았고 또 쇠말뚝을 가져왔으나 그것도 들어가지 않았다.
그러자 도사는 전생을 기억하고 그것은 자기가 전생에 흑단 꼬챙이로 파리를 찔러 죽인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의 말대로 흑단 꼬챙이로 그를 찌르고 망지기를 시켜 보게 하였다.
「만일 나를 죽이려거든 흑단 말뚝을 가져오라.」하였다.
그 때 그의 친구 디파야나가 물었다.
「사랑하는 벗이여, 대체 너는 어찌 된 일인가.」
「나는 아무 일도 한 것이 없다.」
「지금 너는 악의 (원한)를 억제할 수 있는가.」
「사랑하는 벗이여, 나는 지금 나를 붙잡은 이나 또 왕에 대해 조그만 악의도 가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덕행을 갖춘 이런 사람의 그림자는 행복한 것이다.」
하고 밤새껏 거기 앉아 있었다.
이튿날 망지기들이 그 사실을 왕에게 알리자 왕은 자기가 너무 등한한 짓을 했다 생각하고 빨리 그 장소에 가서 디파야나에게 물었다.
「도사여, 그대는 왜 여기 앉아 있는가.」
「대왕님, 나는 이 도사를 보호하기 위해여기 앉아 있습니다.
그런데 대왕은 이 사람 품행의 좋고 나쁜 것을 다 알고서 이런 짓을 하였습니까.」
왕은 그의 소행을 조사하지 않았다고 말하였다. 그 때 디파야나는 왕에게
「대왕님, 왕이 된 사람은 무슨 일이나 주의해 처리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애욕을 향락하는 속인은 좋지 않습니다.」
하며 여러 가지로 설법했다. 왕은 만다부야의 무죄임을 알고 말뚝을 빼라고 명령하였다.
그러나 말뚝은 빠지지 않았다. 그래서 만다부야는
「대왕님은 나는 전생에 지은 죄업 때문에 이런 일을 당하는 것이므로 내 몸에서 말뚝이 뽑히지 않는 것입니다. 만일 나를 살려주시려거든 톱을 가져와 이 말뚝을 내 몸에 닿는 쯤에서 베어버립시오.」
하였다. 왕은 그대로 하였다. 그래서 말뚝은 몸속에 남았다.
그것은 마치 그가 전생에 작은 꼬챙이로 파리 항문을 찔러 그 꼬챙이가 파리 몸속에 남아 있었으므로 파리는 죽지 않고 그 목숨이 다하기를 기다려 죽은 것처럼 그도 아직 죽지는 않았다.
왕은 도사들에게 경례하고 용서를 빌고는 그들을 그 동산에 살게 하고 여러 가지로 돌보아 주었다.
그 뒤로 만다부야는 아니만다야(나무 못의 만다부야)라고 불리었다.
그는 왕을 모시고 있었다.
그런데 디파야나는 만다부야의 상처가 다 나았을 때 자기의 속인 친구인 만다야에게로 갔다.
그가 초막에 들어갔을 때, 그를 본 사람은 그 벗 만다야에게 알렸다.
이 말을 듣고 그는 기뻐하면서 그 처자와 함께 많은 향·화만·기름·사탕 등을 가지고 초막으로 가서 디파야나에게 경례한 뒤에 발을 씻어 주고는 향유를 바르고 물을 마셔주었다.
그리고 아니만다부야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자리에 앉았다.
그 때에 그 아들 제시(祭施) 동자는 그 초막 복도 끝에서 공놀이를 하고 있었다.
동자의 놀잇공은 개미둑 구멍으로 굴러 들어가 뱀 머리 위에 떨어졌다.
동자는 그런 줄도 모르고 구멍에 손을 넣었다.
그러자 성난 뱀은 그 손을 물었다.
동자는 뱀독으로 빳빳하게 되어 그 자리에 쓰러졌다.
그 부모는 뱀에 물린 동자를 안고 도사에게로 가서 그 발치에 눕혔다. 그리고
「존자님, 도사는 약이나 호부(護符)를 알고 계신다는데 이 아이를 살려 주십시오.」
하였다.
「나는 약도 모르고 치료하는 법도 모릅니다.」
「당신은 도사입니다. 존자님, 이 아이에게 자비를 베풀어 진언(眞言)을 외워 주십시오.」
「좋습니다. 진언을 외우지요.」
하며 동자 머리 위에 손을 얹고 다음 게송을 읊었다.
「이렛 동안 나는 깨끗한 마음으로 덕을 구하여 법행을 닦았네.
그리고 나는 다시 50여년을 계속 살면서 아무 즐거움 없이 행각하였네.
이런 진실로 내게 행복 있으라. 독은 풀리고 아이는 살아나라.」
이렇게 진언을 외우자 곧 동자의 가슴 부분에서 독이 치솟아 땅에 떨어져 스며들었다.
아이는 눈을 떠 그 부모를 보고 어머니하고는 돌아누웠다. 디피야나는 그 아버지에게
「나는 내 힘을 다했습니다. 당신도 당신 힘을 보이시오.」
하였다. 그 아버지는
「나도 진언을 외우지요.」
하며 아이 가슴에 손을 없고 다음 게송을 읊었다.

「행각하는 이 보아도, 갈 곳을 찾아왔을 때에도
나는 일찍이 의사하지 않았다 많이 아는
사문이나 바라문은
내 불쾌함을 알지 못했다.
나는 즐거움 없이 보시했나니
이 진실로 내게 행복 있으라
독은 풀려라, 아이는 살아나라.」
이렇게 진언을 외우자 아이 허리에서 독이 높이 솟아 땅에 떨어져 스며들었다.
아이는 일어나 앉았다. 그러나 서지는 못했다.
그 때 그 아버지는 그 어머니에게
「여보, 나는 내 힘을 다하였소. 당신도 진언을 외워 이 아이가 서서 다니도록 하시오.」
하였다. 그녀가 말했다.
「내게도 진언은 있지마는 당신 앞에서는 외울 수 없습니다.」
「여보, 사실 그대로 외워 이 아이를 건강하게 하시오.」
「그러면 좋습니다.」
하고 다음 게송으로 진언을 외웠다.

「내 아들아, 저 힘센 독사는
갈라진 땅, 개미둑 구멍에서 올라와 너를 물었다.
지금 그 독사에 대한 내 불쾌한 것은
너의 아버지에 대한 그것과 다르지 않다
이 진실로 내게 행복 있으라
독은 풀려라 아이는 살아나라.」

이렇게 진언을 외우자 아이 몸에서 모든 독이 다 솟아나와 땅에 떨어져 스며들었다.
아이는 독이 다 풀린 몸을 일으켜 놀기 시작했다.
이렇게 아이가 일어섰을 때 만다부야는 디파야나에게 다음 게송으로 그 뜻을 물었다.

「청정하고 자제(自制)하는 이는 집을 떠난다.
캉하 이외에 불쾌한 모습 없다.
디파야나여, 왜 고행을 꺼리면서
즐거움 없이 범행 닦는가.」

「믿음으로 집을 떠나 되돌아오는
그는 실로 장님이나 바보 같아라
이런 말 때문에 그것을 꺼리면서
즐거움 없이 나는 범행 닦노라
성인의 칭찬 받고 이 집은 좋나니
그러므로 나도 또한 선행자(善行者) 되리.」
그는 이렇게 자기 의향을 말한 뒤에 다시 다음 게송으로 만다부야에게 물었다.

「사문이나 바라문의 행각하는 이들에게
그대는 음식으로 공양하나니
갖가지 음식이 구비해 있으므로
그대의 이 집은 여의당(如意堂)과 같거니
어떠한 말 때문에 꺼려하면서
즐거움 없이 보시를 행하는가.」

「내 아버지·할아버지는 믿음 바르고
시주(施主)로서 또 자비심 있었다.
가정을 잘 지키는 이 나를 두고
우리 집의 찌꺼기 되지 말아라
나는 이 말 때문에 꺼려하면서
즐거움 없이 보시 행한다.」

「아직 철이 나지 않은 어린 처녀를
나는 그대 집에서 데려왔노라
너는 내게 사랑 없음 알리지 않고
그리움도 없으면서 가까이 모시나니
여보, 그대는 무엇 때문에
이런 나와 이렇게 함께 사는가.」

「오랫동안 나는 사방 모르고
이 집에 두 남편 만날 줄이야
가정의 의무를 지키는 나를
이 집의 찌꺼기 되지 말아라
나는 이 말 때문에 꺼려하면서
즐거움 없이 당신과 사네.」

그러나 이렇게 말한 뒤에 그녀는
「나는 남편 앞에서 일찍이 말하지 않았던 비밀을 말하였다. 이 때문에 그는 성낼 것이다.
나는 우리 집의 벗인 도사 앞에서 그의 용서를 빌리라.」
생각하고 그 용서를 빌었다.

「만다부야여, 말하지 않을 것을 나는 말했네
우리 아들을 위해 나를 용서하시오
아들의 사랑보다 귀한 것 없네
우리 아들 제시(祭施)는 살아났나니.」

「여보, 일어나시오. 나는 당신을 용서하오. 그러나 지금부터는 그런 매정한 마음을 내어서는 안 되오.
나는 그대를 사랑하지 않지는 않을 것이니까.」
하였다. 보살도 만다부야에게
「벗이여, 그대는 얻기 어려운 재물을 모으기도 하고 또 선업과 과보를 믿지 않으면서 부당하게 보시를 행하였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신심으로 보시를 행하오.」
하였다. 만다부야는 찬성하고 다시 보살에게
「존자여, 당신은 우리 공양을 받을 때에도 부량하게 즐거움도 없이 법행을 닦았소.
지금부터는 업을 따라 큰 과보가 있는 것처럼 마음을 진정하고 청정한 마음으로 선정에 의한 기쁨에 충만하여 법행을 닦으시오.」
하였다. 그들은 보살에게 경례하고 떠났다. 그 뒤로 아내는 남편을 사랑하였다.
만다부야는 청정한 마음으로 인과를 믿고 보시를 행하였다.
보살은 불쾌한 마음을 떨어버리고 선정에 의한 신통력을 나타내어 범천세계에 갈 수 있었다.』

부처님은 이 이야기를 마치고
『그 때의 그 만다부야는 지금의 저 아난다요, 그 아내는 저 비사카이며, 그 아들은 저 라후라요, 그 아니만다부야는 저 사리불이요, 그 킹하디파야나는 바로 나였다.』고 말씀하셨다.

<본생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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