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차왕의 전생이야기

십차왕의 전생이야기

[ 十車王- ]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본생설화

• 주제 : 본생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본생경

이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아버지를 잃은 어떤 지주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옛날 바라나시성에서 십차(十車)라는 왕은 악행을 버리려고 정의로 나라를 다스리고 있었다.
그 때 1만 6천의 부인 중에서 제일 나이 많은
첫째 왕비는 두 사람의 왕자와 한 사람의 왕녀를 낳았다 맏아들을 라마라 하고,
둘째를 락카나라 하며 왕녀를 시타라 하였다.
그 뒤에 첫째 왕비가 죽었다. 왕은 그 때문에 언제나 비탄에 잠겨 있다가 대신들의 주의를 받고는 비로소 그녀의 장례를 치른 뒤에 다른 부인을 첫째 왕비의 지위에 두었다.
그녀는 왕의 마음에 들어 왕의 총애를 받게 되었다.
그 뒤에 그녀도 아이를 베어 왕자를 낳았는데 그 이름을 바라타 동자라 하였다.
왕은 그 왕자를 못내 사랑하기 때문에 그녀에게
「여보, 나는 그대에게 무엇이나 줄 것이니 말해 보시오.」
하였다. 그러나 그녀는 그 말을 듣고도 그대로 두었다.
그리하여 아이가 일곱 살이 되었을 때에 그녀는 왕에게 가서 청했다.
「대왕님, 당신은 이 아기에게 무엇이나 주신다 하였습니다. 이제 이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십시오.」왕은 손가락을 튕기며 꾸짖었다.
「안 된다. 여자야, 내 두 왕자는 불덩이처럼 번쩍이고 있다.」
하며 몹시 꾸짖었다.
그녀는 두려워 제 방으로 돌아갔으나 그 뒤에도 몇 번이고 왕에게 왕위를 요구하였으나 왕은 그녀의 요구를 들어 주지 않았다. 그리고 왕은
「여자란 은혜를 모르고 벗을 배반하는 물건이다. 이 여자는 내 거짓 편지나 거짓 뇌물로 저 왕자들을 죽일 것이다.」
고 생각하고 그의 왕자를 불러 그 사정을 이야기 하고는
「왕자들아, 너희들이 여기 살면 반드시 위험이 있을 것이다.
너희들은 이웃나라나 혹은 숲 속에 들어가 살다가 내가 죽어 연기가 되었을 때에 돌아와 우리 가족에 속해있는 왕위를 계승하는 것이 좋다.」
하고 또 관상사(觀相師)들을 불러 자기 수명의 기한을 물은즉, 그는 아직 12년의 수명은 있다 하였다.
왕은 이 말을 듣고 아들에게
「아이들아, 지금부터 12년 뒤에 왕의 천개(天蓋)를 올려라.」
하였다.
그들은 알겠습니다 하고, 아버지를 하직한 뒤에 울면서 궁전을 내려와 집을 떠났다. 시타 왕녀도
「나도 오빠들과 함께 가겠습니다.」
하고 아버지를 하직한 뒤 울면서 집을 떠났다.
그들 세 사람은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이어 왕성을 나와 사람들을 돌려보낸 뒤에 차츰 설산으로 들어갔다.
그리하여 물도 있고 갖가지 과일을 얻기 쉬운 곳에 암자를 짓고 과일을 먹으면서 생명을 이어갔다.
락카나 현자와 시카는 라마 현자에게 말하였다.
「형님은 우리들의 아버지의 지위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암자로 오십시오.
우리는 갖가지 과일을 가져와서 형님을 봉양하겠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형의 승낙을 얻었다.
그 뒤로 라마 현자는 거기 있었고, 다른 자들은 갖가지 과일을 가져와서 그를 봉양하였다.
이렇게 그들이 갖가지 과일로 살아가고 있을 때, 십차대왕은 왕자를 걱정한 나머지 9년 만에 죽고 말았다.
왕비는 왕의 장례를 마치고는 자기의 아들 바라타 동자에게 천개를 올리게 하였다. 대신들은
「천개의 주인은 지금 숲 속에 살고 있습니다.」
하고 왕위를 주려 하지 않았다. 바라타 동자는
「우리 형님 라마 현자를 숲 속에서 모시고 나와 천개를 들게 하리라.」
생각하고 왕의 다섯 가지 표장(標章)을 들고 네 가지 군사를 거느리고 그 주소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거기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진영(陣營)을 두고 몇 사람의 대신과 함께 갔다.
마침 그 때 락카나 현자와 시타는 숲으로 가 있었다.
그는 암자의 경내에 들어가 그 문 앞에 서서, 라마 현자가 잘 앉혀진 황금의 상(象)처럼 아무 두려움 없이 안락하게 앉아 있는 것을 보고 가까이 가서 절한 뒤에 한 쪽에 앉았다.
그리하여 왕의 죽음을 알리고 대신들과 함께 쓰러져 울었다.
그러나 라마 현자는 결코 슬퍼하거나 울지도 않을 뿐 아니라 5관의 변화조차 없었다.
바라타가 저녁때까지 울면서 앉아 있을 때, 다른 두 사람은 갖가지 과일을 가지고 왔다. 라마 현자는
「저들은 아직 젊어 나처럼 사물을 이해하는 지혜가 없다.
그러므로 갑자기 부왕이 돌아가셨다는 말을 들으면 슬픔을 견디지 못해 심장이 터질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방편으로 저들을 못가에 세워 두고 이 사실을 이야기하리라.」
하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그들에게 앞에 있는 못을 가리키면서
「너희들이 너무 늦게 돌아왔으므로 이것은 너희들에게 주는 벌이다.
너희들은 못에 내려가서 있어라.」
하며 다음 반게를 읊었다.

「자 락카나와 시타여
너희들은 다 저 물에 내려서라」

그들은 이 말을 듣자 곧 내려가 섰다.
때에 그는 그들에게 그 사실을 알려 다음 반게를 외웠다.

「십차왕은 이미 세상을 떠났다고 이렇게 저 바라타는 말하였다.」

그들은 아버지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기절하였다.
그는 다시 그들에게 말하였다. 그들은 또 기절하였다.
이렇게 세 번 기절해 쓰러진 그들을 대신들은 물에서 건져 내어 땅에 앉혔다.
그들이 다시 살아나자 사람들은 모두 서로 붙들고 울다가 비탄에 잠겨 앉아 있었다.
그 때 바라타 동자는
「내 형과 여동생은 아버지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모두 슬픔을 견디지 못했다.
그런데 라마 현자는 슬퍼하거나 울지도 않는다. 그가 슬퍼하지 않는 것은 대체 무슨 까닭인가.」
고 묻자 다음 게송으로 대답했다.

아무리 많이 비탄해 보아도
어떻게 하기 어려운 것을
무엇 때문에 지혜로운 사람이
슬픔으로 자기를 괴롭힐 것인가.

젊은 사람도 늙은 사람도
우치한 사람도 현명한 사람도
부유한 사람도 빈한한 사람도
모든 사람은 죽어 가는 것이다.
한 사람은 죽고
한 사람은 그 일족(一族)에 나나니
일체의 중생은 진실로
제 일의 (第一義)에 의하면
서로 관련해 함께 사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명한 사람은
이 세상 저 세상을 밝게 살피어
아무리 그 슬픔을 크다고 해도
법을 알아 마음을 괴롭히는 일 없다

나는 친족에게 보시 행하고
즐거움 밝게 하고 그들을 봉양하며
다른 이름은 다 잘 보호하리
이것이 나의 행할바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 설법을 듣고 모두 슬퍼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바라타 동자는 라마 현자에게 예배하고 말했다.
「형님, 바라나시 수도의 왕위를 받아 주십시오.」
「아우야, 네가 저 락카나와 시타를 데리고 가서 정군을 삼아라.」
「아니, 형님이 잡아야 합니다.」
「아우야, 아버지께서 내게, 12년 뒤에 가서 정치하라 하셨다.
만일 내가 지금 가면 아버지 말씀을 어기는 것이 된다. 지금부터 3년 뒤에 가겠다.」
「그 동안에는 누가 정치를 맡아야 합니까.」
「네가 하면 되지 않느냐.」
「아닙니다. 우리는 할 수 없습니다.」
그 때에 라마 현자는
「그렇다면 내가 돌아갈 때까지 이 신발이 다스릴 것이다.」하고 자기가 신은 짚신을 벗어 주었다.
그들 세 사람은 저 신발을 받고 현자에게 예배한 뒤에 많은 사람들에게 둘려, 이어 바라나시 수도로 돌아왔다. 3년 동안은 그 신발이 정치를 맡았다.
대신들은 그 신발을 봉련에 모셔 두고 소송을 결정하였다.
만일 그 판결이 잘못 되었을 때에는 그 신발은 서로 부딪쳐 소리를 내었으므로 그 소리를 듣고는 다시 판결을 고쳐했다. 만일 그 판결이 옳을 때에는 신발은 소리를 내지 않고 잠자코 있었다.
3년이 지난 뒤에 현자는 숲 속에서 나와 바라나시의 수도로 돌아가 동산으로 들어갔다.
그가 돌아온 줄을 알고 다른 왕자들은 대신들에게 둘러싸이어 동산으로 가서 시타를 첫째 왕후로 정하고 그들의 관정식(灌頂式)을 행했다.
그리하여 왕위에 나아간 보살은 장엄한 수레를 타고 대중에 둘러싸이어 수도로 들어가 오른쪽으로 도는 예를 마치고는, 선월왕궁(善月王宮)의 큰 방으로 올라갔다.
그 뒤로 그는 1만 6천년 동안 정의로써 정치를 행하다가 죽어서는 천상에 났다.』

부처님은 이 이야기를 마치고『그 때의 그 십차 대왕은 지금의 저 정반대왕이요, 그 어머니는 저 마야 부인이며, 그 시타는 라후라의 어머니요, 그 바라라는 저 아난다이며 락카나는 사리불이 많은 무리들은 내 제자들이며, 그 라마 현자는 나였다.」고 말씀하셨다.

<본생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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