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제태자 본생

수천제태자 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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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 : 본생
• 국가 : 인도

비바시부처님 당시 바라나국에 나사라는 왕이 있었다.
세 왕자에게 각각 작은 왕국을 맡겨 정치를 하는데 그의 신하 가운데 나후박이란 불량한 권신이 있어 첫째와 둘째태자의 왕국을 치고 마지막 셋째왕자의 나라를 치려하였다.
셋째태자는 얼굴이 단정하고 성품이 착하여서 말을 할 때마다 밝은 웃음을 머금고 남을 괴롭히지 아니하였다.
정법으로 나라를 다스려 매년 풍년이 들었으므로 백성들은 안락하고 평화하였다.
그의 문하에서 수천제란 태자가 있었다.
나이 7세가 되어 이러한 난을 당하게 되니 왕과 신하들이 모두 이삿짐을 싸고 이웃나라로 피난을 가게 되었다.
피난길은 한 달만에 도착할 수 있는 길과 두 달만에 도착 할 수 있는 길이 있었는데 너무 성급히 굴다가 두달만에 도착할 수 있는 길로 잘못 들어가 한 달만에 식량이 다 떨어지고 사람들은 지쳐 모두 길가에 쓰러져 죽고 왕자와 왕과 부인 몇 사람만 살아남았다.
그러나 길은 멀고 몸은 지치고 먹을 것이 없어 더 이상 나아 갈 수 없었다.
그때 대왕이 생각했다.
「이 여자를 죽여 우리 부자가 먹고 살리라.」
갑자가 눈빛이 달라진 대왕을 보고 수천제가 말했다.
「대왕마마 대왕마마께서는 어찌하여 그런 생각을 하십니까? 자식은 낳으면 또 자식이지만 부모는 한번 가면 다시 자식을 낳을 수 없읍니다. 황공하오나 이 몸은 살아나도 아직 군대를 일으킬 만한 힘이 없으므로 대왕께서 이 몸을 양식 삼아 불쌍한 백성들을 구원하소서.」
대왕은 눈물을 흘리며
「부자는 천륜이거늘 어떻게 내가 네 살을 먹는다는 말이냐?」
반대하였다. 그러나 태자는
「이대로 가다가는 나라도 망하고 백성도 죽이고 우리까지도 모두 죽고 맙니다.」
굳이 강권하므로 하는 수 없이 왕은 그의 말을 듣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하루 세근의 살을 베어 각기 한 근씩으로 연명을 부지하였다.
그렇게 이틀을 가고 나니 애기 태자가 아주 죽게 되었다. 태자가 말했다.
「이런 몸으로 부모님을 따라간들 무엇하겠습니까? 저를 버리고 빨리 가셔서 소망을 달성하소서.
소자는 몸을 바꾸어 저는 무상도를 구하겠습니다.」
하고 손수 남은 살을 베어 부모님께 주었다.
부모는 통곡을 하고 서로 눈물로서 헤어졌다.
왕은 급히 자식을 양식 삼아 목적지에 도달하니 이웃 나라 대왕께서 혼연히 영접하고 또 많은 군대를 주어 반란을 평정하였다.
한편 태자는 오직 뼈만 앙상하여 더운 날씨에 썩은 살결이 누덕누덕 문드러지니 파리 모기가 떼를 지어 모여들었다.
그러나 태자는 조금도 화를 내지 않고 말했다.
「내가 오늘날 이 몸으로 부모께 공양하고 남은 피와 살로서 많은 모기와 파리들께 공양하노니 너희들은 즐겨 배부름을 얻고 내세에는 같이 법식을 나누도록 하자,」
이 말이 끝나자 천지가 진동하더니 갑자기 큰 호랑이와 사자 떼가 달려들었다.
그것은 바로 하늘의 천인들이 그의 마음을 시험코저 내려온 것이었다.
태자는 혼연히 그 뼈대를 가리키며
「이것밖에 줄 것이 없으니 이것이라도 먹을 수 있으면 먹으라. 나는 무상도를 얻기 원하노라,」
하였다. 이 말에 감동된 사자 왕이 갑자기 천인으로 변하여 여러 가지 선약으로 그의 아픔을 씻어주고 다시 몸에 살이 옛과 같이 붙게 하였다.
「천상에 나시기를 원하십니까? 우리가 함께 모시겠습니다.」
「나는 하늘의 즐거움을 원하지 않는다. 오직 불도를 성취하여 3계 중생을 구제코저 하노라.」
이 말을 들은 천인은
「장하십니다. 용맹 정진하여 대도를 성취하면 먼저 저를 구해주소서.」
하고 사라졌다.
그때 이웃나라의 군정들을 빌려 나라를 평정한 대왕이 그의 뼈라도 주워서 탑을 세우고저 그곳을 찾아 왔다가 본래의 모습으로 단정히 3매에 들어있는 태자를 보고 부둥켜안으니 하늘도 울고 땅도 울었다.
대왕은 태자가 겪은 그동안의 일을 자세히 듣고 그의 발에 엎디어 절하였다.
새들은 노래하고 짐승들은 춤을 추었다.

거룩하다 수천제 태자여.
한 사람의 청정한 보신가
만사람을 살리고 또 나라를 구했도다.
도심이 지극하면 천지가 능히 감동하도다.

부처님은 이 설화를 마치시고
『그때의 부왕은 오늘의 정반왕이고 어머니는 지금의 마야 부인이며 수천제는 석가이고 제석천은 아야교진녀, 나후박은 데바라 하였다.』

<본생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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