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의 전생이야기

구경의 전생이야기

[ 球莖- ]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본생설화

• 주제 : 본생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본생경

이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아버지를 부양하는 어떤 우바새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어떤 가난한 집에 태어난 그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에 아침 일찍 일어나 밭도 갈고 품도 들어 번 돈으로 아버지를 부양하였다.
그래서 그의 아버지는 말했다.
『사랑하는 아들아, 너는 혼자서 안팎일을 다하고 있으므로 너를 결혼시켜야 하겠다.
그렇게 하면 며느리가 가정 일을 맡아하게 될 것이다.』
『아버지, 여자가 가정에 들어오면 내게도 당신에게도 결코 마음 편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런 생각은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나는 일생 동안 아버지를 봉양하겠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는 다시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러나 그가 바라지도 않는데 아버지는 어떤 처녀를 며느리로 데려왔다.
그녀는 시아버지와 남편을 잘 돌보기는 하였으나 성질이 하천하였다.
남편은 또 그녀가 아버지를 잘 돌본다 하여 기뻐하면서 구할 수 있는 좋은 것은 다 구해 그녀에게 주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을 시아버지에게 올렸다. 그 뒤에 그녀는
「내 남편은 구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아버지에게는 주지 않고 내게만 준다.
저이는 확실히 아버지에 대한 애정이 없다. 나는 한 방편으로 남편에게 거역하고 저 노인을 이 집에서 쫓아내버리자.」
하고 생각하였다.
그 뒤로 그녀는 너무 뜨겁거나 너무 찬물을, 너무 짜거나 너무 싱거운 음식을, 나아가서는 너무 되거나 너무 싱거운 죽을 그 시아버지에게 주었다.
이런 수단으로 그 시아버지를 화내게 하는 원인을 만들었다. 그리하여 그가 화를 내면
「누가 이 늙은이를 보살피겠는가,」
하며 난폭한 말로 떠들어대었다.
그리고 여기 저기 가래와 침을 뱉기까지 하면서 남편을 괴롭혔다. 그리고는
「저 아버지 소행을 보십시오. 즉 이래서는 안 됩니다. 저래서는 안됩니다고 하면 그는 곧 화를 냅니다. 그러므로 아버지가 나가든지 내가 나가든지 해야 하겠습니다.」
「여보, 당신은 아직 젊었으니 어디로 가나 살 수 있을 것이오.
그러나 아버지는 노인이니까 만일 그대가 보살피지 못하겠다면 그대가 이 집을 나가시오.」
하였다. 그녀는 놀라면서
「지금부터는 그런 말을 하지 않겠습니다.」
하고 시아버지 발아래 엎드려 사죄하고는 보통 때와 같이 시아버지를 돌보았다.
전부터 그녀의 소행에 괴로워하던 그는 설법을 들으려 부처님께 가지도 않았는데 그녀가 본래의 성질로 돌아왔을 때 그는 다시 부처님께 갔다. 그 때 부처님은 그에게
『우바새여, 그대는 왜 7, 8일 동만 설법을 들으러 오지 않았는가.』하고 물으셨다.
그는 그 까닭을 설명하자부처님은 다음과 같은 설화를 들려주었다.

『옛날 범여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가시국 어떤 촌의 어떤 가정에 바시타카라는 외아들이 있었다.
그는 위의 내용처럼 부모를 봉양하고 있었다. 단 여기서는 그때 그녀는
「아버지 소행을 보십시오. 그래서는 안 됩니다, 이래서는 안 됩니다 하면 곧 화를 냅니다.」
하고 또
「여보시오, 아버지는 사납고 거칠어 항상 싸움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늙고 병들어 얼마 안 있으면 죽을 것입니다. 나는 그런 사람과 한 집에서 같이 살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이는 2,3일 안에 죽을 것입니다. 당신은 그이를 묘지로 데리고 가서 구덩이를 자고 그를 묻은 뒤에 삽으로 그 머리를 때려죽이고 그리고는 흙을 그 위에 덮어 두고 오십시오.」
하였다. 이렇게 졸라대자 그는
「여보, 사람을 죽인다는 것은 중대한 일이오. 어떻게 아버지를 죽이겠소.」
하였다.
「내가 그 방법을 당신에게 가르쳐 드리지요.」
「그래, 그러면 말해 보라.」
그녀는
「새벽에 아버지 침실로 가서 여러 사람들이 듣도록 큰 소리로
「아버지, 저 아무 마을에는 아버지의 채무자가 있는데 그는 내가 가도 돈을 돌려주지 않습니다.
그런데 만일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면 결코 돌려주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내일 아침에 수레를 타고 거기 갑시다.」
하고, 그 시간이 되거든 자리에서 일어나 아버지를 수레에 태우고 묘지로 데리고 가서 구덩이에 묻고는, 도둑에게 약탈당했다 하고 그를 죽여 흙으로 덮은 뒤에 세수하고 돌아오십시오.」
하였다. 바시타카는 그 방법에 찬성하고 수레를 준비 하였다.
그런데 그에게 일곱 살 된 현명하고 영리한 아들이 있었다. 그는 어머니 말을 듣고
「우리 어머니는 나쁜 생각을 가졌다. 아버지를 시켜 할아버지를 죽이려 한다.
나는 그것을 찬성할 수 없다.」
고 생각하고는 가만히 가서 할아버지 곁에 누웠다. 바시타카가 시간이 되어 수레를 준비한 뒤에
「아버지, 빚 받으러 가십시다.」
하고 그 아버지를 수레에 태웠다.
그런데 이가 먼저 수레에 올라탔다.
바시타카는 이를 제지할 수 없어 묘지로 같이 가는 아버지와 아이를 수레에 태운 채 그대로 두어 기다리게 하고는, 자기 혼자 내려가 삽과 삼태를 가지고 으슥한 어떤 장소에 네모난 구덩이를 파기 시작했다. 아이는 수레에서 내려 그 곁에 가서 아무 것도 모르는 체 다음 게송을 외웠다.

「공 모양의 뿌리나 줄기는 없고
또 비라리도 카란바도 없는데
혼자서 무덤 사이의 숲 속에서
아버지, 왜 구덩이를 파는가.」

그 아버지는 다음 게송으로 답하였다.

「네 할아버지는 매우 쇠약하였고
또 온갖 병으로 괴로워 한다
나는 지금 그를 구덩이에 묻으리
나는 그의 생존을 좋아하지 않나니.」

이 말을 듣고 아이는 다음 반게(半偈)를 읊었다.

「품은 그 생각은 삿되고 악한 것
가련하게 당신은 나쁜 업을 짓는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아버지 손에서 삽을 빼앗아 그 가까이 다른 구덩이를 파기 시작했다.
그때 아버지는 그에게 가서 물었다.
「사랑하는 아들아, 너는 왜 구덩이를 파는가.」

「아버지, 아버지도 이런 벌을 받으리.
만일 이 다음에 아버지가 늙어
우리 집 의무를 다하지 못하면
나는 아버지를 이 구덩이에 묻으리.」
아버지가 말했다.

「아들아, 너는 내게 말했다
그런 나쁜 말로 타박을 주며
너는 진실로 내 아들이다
그러나 너는 무자비한 아들이다.」

「아버지, 나는 무자비하지 않고
차라리 아버지께 자비가 많네
아버지가 잔인한 그런 짓 할 때
나는 실로 그것을 말려야 하네.

아버지나 어머니 어느 쪽이나
죄 없이 죽이면 그것은 비법이네
몸이 무너지고 목숨 끝날 그 때에는
그는 틀림없이 지옥에 떨어지리.」

「무자비가 아니다 사랑하는 아들아
너는 아버지에게 자비가 많다
그런데 나는 네 어미 말을 따라
이렇게도 참혹한 이런 짓 한다.」

이 말을 듣고 아이는
「아버지, 여자란 죄를 범했더라도 비난을 받지 않으면 나쁜 짓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시는 이런 짓을 못하도록 어머니를 굴복시키지 않으면 안 됩니다.」
하며 다음 게송을 읊었다.

「우리 어머니는 하천한 여자
그러나 내 어머니, 낳아 준 어머니
그녀를 우리 집에서 쫓아냅시다.
아버지께 다른 고통 불러오리니.」

바시타카는 현명한 아들의 말을 듣고 만족하여
「귀여운 아들아, 집으로 가자.」
하고는 아들과 아버지를 수레에 태우고 떠났다. 그런데 파렴치한 그녀는
「불길한 사람이 우리 집을 떠났다.」
생각하고 기뻐하면서 습기 있는 쇠똥으로 집을 청소한 뒤에 쌀죽을 끓이고 있었다.
그러다가 멀리서 그들이 돌아오는 것을 보고
「가 버린 불길한 사람을 다시 데리고 왔다.」
하고 화를 내어 남편에게
「아아, 운수 나뿐 사람아, 그 불길한 사람을 왜 다시 데리고 왔느냐.」
하고 소리쳤다.
그러나 바시타카는 아무 말도 않고 수레에서 멍에를 풀고
「이 나쁜 파렴치 여자야, 무슨 잔소리야.」
하면서 한 차례 되게 때렸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이 집에 들어오지 못한다.」
하고 그녀의 발을 잡아 내던졌다.
그리고 아버지와 아들을 목욕시킨 뒤에 자기도 목욕하고 씻어서 쌀죽을 먹었다.
나쁜 그녀는 며칠 동안 남의 집에 머물러 있었다. 그 때 아들은 아버지에게
「아버지, 저 어머니는 아직 완전히 회개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저 어머니를 괴롭히기 위해
저 여자를 데리고 오자> 하면서 화환과 향수를 가지고 수레로 떠나 아무데서고 배회하다가 저녁때에 돌아오십시오.」
하였다. 아버지는 그대로 하였다.
근처의 여자들이 그녀에게 당신 남편은 다른 아내를 데려오려고 저 아무 마을로 떠났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녀는
「나는 이제 망했다. 내게 다시는 기회가 없다.」
하고 두려워 떨었다. 그리하여 그 아들에게 사정하려고 빨리 아들에게 가서
「아들아, 너 이 외에 내 피난처는 없다. 지금부터 나는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장엄한 사탕처럼 모시겠다. 나를 다시 이 집에 들여다오.」
하였다. 그는
「어머님, 좋습니다.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않는다면 나는 그 청을 듣겠습니다.
이제 조심 하십시오.」
하고 그 아버지가 돌아 왔을 때 다음 게송을 읊었다.

「아버지, 아내는 하천한 사람
그러나 내 어머니 낳아 준 어머니
길든 코끼리처럼 굴복했나니
어머니의 나쁜 성질 안돌아 오리라.」

그는 이렇게 아버지에게 말하고 나가 어머니를 데리고 왔다.
그녀는 남편과 시아버지에게 사과하였다.
그리고 그 뒤로는 순종하고 바로 법을 갖추어 남편 시아버지와 아들을 잘 돌보았다.
그들 부부는 아들의 훈계를 따라 보시 등 깨끗한 업을 닦아 천상에 갈 몸이 되었다.』

부처님은 이 이야기를 마치고『그 때의 아버지 아들·며느리는 지금의 저들이요, 그 지현 동자는 바로 나였다.』하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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