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 코끼리

효자 코끼리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본생설화

• 주제 : 본생
• 국가 : 인도

이 전생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그 어머니를 봉양하는 비구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옛날 범여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보살은 설산지방의 코끼리로 태어나 온 몸이 새하얗고 아름다우며 8만의 코끼리를 거느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 어머니가 장님이었으므로 그는 갖가지 맛난 과일을 부하들에게 주어 그 어머니에게로 보내었다. 그러나 부하들은 그것을 그 어머니에게는 주지 않고 저희끼리 먹고 말았다.
그는 조사해 그 사실을 알고는
「나는 저 코끼리들을 버리고 우리 어머니를 받들어야 하겠다.」
생각하고, 밤중에 다른 코끼리들 몰래 어머니를 데리고 챤두라나 산기슭으로 가서, 어떤 못가에 있는 굴속에 그 어머니를 두고 봉양하였다.
그때에 바라나시에 사는 어떤 임무관(林務官)이 길을 잃고 방향을 정할 수 없어 큰소리로 울고 있었다.
보살은 그 소리를 듣고도
「저 사람은 길을 잃고 있다. 그러나 내가 있는 이상 절대로 저 사람을 멸망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하고 그 가까이 가자 그는 두려워 달아났다.
보살은 그것을 보고 물었다.
「벗이여, 조금도 나를 두려워 할 것 없습니다. 달아나지 마시오. 당신은 왜 울며 돌아다닙니까.」
「나는 길을 잃었습니다. 오늘이 이레째입니다.」
「벗이여, 두려워하지 마시오. 나는 당신을 사람이 사는 길로 데려다 드리겠습니다.」
하고는 그를 자기 등 위에 앉히고 숲 속을 빠져나와 데려다 주었다. 그러나 그 사내는 악인이었다.
그는
「나는 왕성으로 돌아가 이 코끼리 있는 곳을 왕에게 알리리라.」
하고 나무와 산에 눈표를 붙여 두었다가 숲을 나와서는 바라나시성으로 갔다.
마침 그 때 왕이 타고 다니는 코끼리가 죽었다. 그래서 왕은
「만일 누구나 내가 타기에 적당한 코끼리를 본 사람이 있으면 신고하라.」하고 북을 치면서 포고하였다. 그 사내는 왕에게 가서
「대왕님, 나는 대왕님이 타시기에 적당한 코끼리를 보았습니다.
그것은 전신이 새하얗고 계덕(戒德)을 갖추어 있었습니다. 나는 그 길을 인도하겠습니다.
나와 함께 상사(象師)들을 보내어 그를 잡도록 하십시오.」
하였다. 왕은 승낙하고 임무관과 함께 많은 사람을 딸리어 상사를 보냈다.
상사는 임무관과 함께 가서 보살이 못에 들어가 먹이를 먹고 있는 것을 보았다. 보살도 상사를 보자.
「이 위험은 다른 사람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니라 저 임무관 때문에 일어난 것이리라. 그러나 나는 힘이 세어 천 마리 코끼리도 당적 할 수 있다. 그리고 만일 내가 성을 내면 왕국의 군사를 태우는 모든 짐승들을 다 무찌를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성을 낸다는 것은 내 덕을 손상시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칼에 맞아 죽는 한이 있더라도 결코 성내지 않을 것이다.」
고 결심하고 머리를 숙인 채 꼼짝 않고 서 있었다.
상사는 연못으로 내려가 그의 구족한 상호(相好)를 보고
「이리 오너라, 내 아들아.」
하고는 은 밧줄과 같은 코끼리의 코를 붙잡아 이렛만에 바라나시 성으로 향했다.
보살의 어머니는 그 아들이 오지 않기 때문에
「내 아들은 왕의 위대한 관리들에게 붙들려 갔을 것이다. 이제는 그가 없으므로 이 숲의 나무들은 성장할 것이다.」
생각하고 비탄에 잠기면서 다음 게송을 읊었다.

「내 아들이 여기 있지 않으므로
살락키도 쿠타쟈도 쿠루빈다도
카들비라도 비사도 사마도 성장하고
카니카라는 안전한 곳에서 꽃을 피우리.

어디선가 황금으로 몸을 꾸민 사람들은
단식(團食)으로 코끼리 왕을 데려갔으므로
왕이나 왕자가 그것을 타면 두려움 없이
적의 무기를 쳐부술 수 있는 그 코끼리 왕을.」

상사는 도중에서 왕에게 편지를 보냈다.
왕은 서울을 장엄하였다. 상사는 보살 몸에 향을 뿌리고 훌륭히 장식된 코끼리 집에 그를 데리고 가서 온갖 빛깔의 천막을 둘러친 뒤에 왕에게 그 사실을 알렸다. 왕은 갖가지 아주 맛난 음식을 가지고 가서 보살에게 주었다.
그러나 보살은 그 어머니가 없다하여 그 단식을 먹지 않았다.
때에 왕은 그에게 먹기를 청하면서 다음 게송을 외웠다.

「이 먹이를 먹어라 코끼리야,
여위지 말라, 코끼리야
코끼리야, 네가 해야 할
왕의 많은 할 일이 있다.」

이 말을 듣고 보살은 다음 게송으로 답하였다.

「그 여자는 참으로 가엾게도
장님인데 또 봉양할 이도 없이
챤드라 산기슭에서 슬퍼하면서
나무 그루터기들을 발길로 차리.」

그때에 왕은 물었다

「그 여자란 네게 누구냐?」
「그이는 바로 내 어머니이다.」
왕은 이 말을 들어 그 사정을 알고 명령했다.
「어머니를 봉양하는 이 큰 코끼리를 놓아 주라. 이 코끼리로 하여금 그 어머니 모든 친척을 다 만나게 하라.」
결박에서 풀려나고 결박에서 해방된 코끼리는 어느새 원기 회복하여 저 산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는 밝고 시원한 못으로 가서 코로 그 물을 빨아들여 그 어머니 몸에 뿌려 주었다는 다.
보살의 어머니는 또 비가 온다 생각하고 다음 게송으로 비에 대해 불평했다.

「때도 아닌데 비를 내리는
이 우매한 천신(天神)은 누구냐
나를 모셔 받들던
내가 낳은 내 아들은 떠나갔거니.」

그래서 보살은 그 어머니를 기운 차리게 하기 위해 다음 게송을 읊었다.

「어머님, 일어나시오.
어머님, 왜 누워 계십니까.
어머님이 낳으신
그 아들 나는 돌아왔나니
나는 명성이 높은 저 가시국의
비제하에 의해 놓여났나니.」

그 어머니는 왕에 대해 감사하면서 다음 게송을 외웠다.

왕은 보살의 덕을 기뻐하여 못에서 멀지 않은 곳에 마을을 만들고 그것을 보살의 어머니와 보살에게 영구한 영지(領地)로 주었다.
「언제나 봉양하기 게으르지 않는 내 아들을 놓아 주신 저 왕은 가시국을 길이 번영하게 하고 그 수명 영구히 보전하기를」
그 뒤에 보살은 그 어머니가 죽었기 때문에 그 장례를 치르고 카란다카라는 숨어 사는 지방으로 갔다. 거기는 설산에서 내려와 있는 5백 선인이 살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그들에게 그 영지를 주었다. 왕은 돌로 보살의 초상을 만들고 못내 존경하였다.
전 세계의 백성들은 해마다 거기모여 코끼리의 제전(祭典)이라는 것을 거행했다.』

부처님은 이 이야기를 마치고
『그 때의 그 왕은 지금의 저 아난다요, 그 어머니 코끼리는 저 왕비 마하마야요, 어머니를 봉양한 그 코끼리는 바로 나였다.』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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