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귀의 전생이야기

나귀의 전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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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 : 본생
• 국가 : 인도

이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본래 아내의 유혹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옛날 세나카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보살은 제석천으로 있었다.
그 때 세나카왕은 어떤 용왕과 친하게 사귀고 있었다.
그 용왕은 그 세계에서 나와 인간 세계에 와서 먹이를 찾았다고 전해진다.
그 때 어느 마을의 아이들은 그 용왕을 보고
「이것은 뱀이다.」
하고 외치면서 돌 따위로 그를 때렸다. 왕은 궁원(宮苑)을 산책하다가 그것을 보고 물었다.
「저 애들은 왜 저러느냐.」
「뱀을 때리고 있습니다.」
「그 뱀을 맞게 해서는 안된다. 빨리 놓아 보내도록 하라.」
고 명령하여 그것을 달아나게 하였다.
용왕은 목숨이 구제되어 제 세계에 돌아가 많은 보옥(寶玉)을 가지고 밤중에 왕의 침실에 와서 그것을 왕에게 바치면서
「나는 당신의 덕행으로 목숨이 살아났습니다.」
고 하였다. 그 뒤로는 왕과 더욱 친하게 되어 자주 와서 왕을 뵈었다.
그는 많은 용녀 중에서 가장 정력이 센 용녀 한 마리를 뽑아 왕을 모시게 하고 또 보호하게 하였다.
그리고 또 왕에게
「만일 그 용녀가 보이지 않을 때에는 이 주문을 자꾸 외우십시오.」
하고 주문 하나를 주었다.
왕은 어느 날 그 용녀와 궁원에 나가 연못에서 목욕하고 있었다.
그 때 용녀는 물뱀 한 마리를 발견하고 곧 그 뱀으로 형상을 변해 물뱀과 다정스레 속삭이고 있었다.
왕은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으므로 어디로 갔을까 하고 주문을 되풀이해 외웠을 때, 그녀가 물뱀과 음행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대막대기로 그녀를 세게 때렸다.
그녀는 매우 화를 내어 곧 제 나라로 돌아갔다. 용왕이 물었다.
「당신 친구는 주인 명령을 듣지 않는다하여 내 몸을 세게 때렸습니다.」
하고 대답하면서 그 자국을 보였다 용왕은 그 사정을 모르기 때문에 네 마리 젊은 용에게
「너희들은 가서 그 세나카왕의 침실에 들어가 콧김으로 저 왕겨를 불어 날리는 것처럼 그를 날려버려라.」
하고 그들을 명령해 보내었다. 그들은 가서 왕이 침실에서 있을 때 가만히 들어갔다.
그 때 왕은 그 왕비를 보고 물었다
「여보, 오늘 용녀가 돌아간 줄을 아오.」
「아니요, 전혀 모릅니다.」
「오늘 우리가 연못에서 놀고 있을 때, 그녀는 그 형상을 변해 물뱀 한 마리와 상음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나는 그런 짓을 하면 못 쓴다고 징계하는 의미로 대지팡이로 세게 때려 주었다.
그런데 그녀가 돌아가 내 벗 용왕에게 무슨 거짓말을 하여 우리 우정을 다치지 않을까, 그것이 걱정이다.」
하며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젊은 용들은 이 말을 듣고 곧 거기서 떠나 용왕의 나라로 돌아와서 그 사실을 용왕에게 아뢰었다. 용왕은 매우 후회하고 곧 왕의 침실에 가서 사정을 자세히 이야기하여 용서를 빌었다. 그리고
「이것이 내 속죄의 표입니다.」
하고 모든 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는 주문을 주면서
「이것은 매우 귀중한 주문입니다. 만일 당신이 이것을 남에게 주면 당장 불 속에 빠져 죽게 될 것입니다.」
고 하였다. 왕은 좋다 하고 그것을 받았다. 왕은 그 뒤로 개미 소리까지 알 수 있었다.
어느 날 왕은 큰 다라나무 그늘에 앉아 꿀 과자와 사방과자를 먹고 있다가 그 한 조각을 방에 떨어뜨렸다. 개미 한 마리가 그것을 보고
「대왕님이 큰 다라나무 그늘에서 꿀 항아리를 깨뜨려 꿀 과자와 사탕과자 큰 덩이가 떨어졌다.
자, 모두들 빨리 와서 이것을 먹어라.」
하고 떠들며 돌아다녔다. 왕은 이 소리를 듣고 갑자기 웃음이 터져 나왔다. 왕의 곁에 앉았던 왕비는
「왕은 무엇을 보고 저렇게 웃으실까.」
고 가만히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대로 잠자코 과자를 먹고 목욕한 뒤에 가부하고 앉아 있었다.
마침 그 때 파리 한 마리가 그 아내를 보고
「여보, 빨리 오오, 우리 정다운 이야기합시다.」하자 그 아내는
「잠깐 기다립시오, 주인님 저 시신들은 바르는 향을 가지고 오겠지요.
왕은 그 향을 바르다가 발아래 떨어뜨리겠지요. 나는 거기서 그 향기에 취하겠소.
그 때 우리는 왕의 등 뒤에 앉아 즐깁시다.」
하며 속삭였다.
왕은 그 소리를 듣고 또 실소(失笑)하였다. 왕비는 또
「왕은 무엇을 보고 웃으실까.」
고 생각하였다. 다음에 왕은 저녁을 먹다가 밥 한 덩이가 땅에 떨어졌다. 개미들은
「밥을 실은 수레가 왕궁들에서 부숴졌다. 그것을 먹은 사람이 아무도 없다.」
하며 서로 외치고 있었다.
왕은 그 소리를 듣고 또 실소하였다.
그때 왕비는 황금 숟갈을 들고 왕의 음식을 분별하고 있다가 그것을 보고
「이것은 반드시 나를 보고 웃으시는 것이다.」
고 생각하였다.
왕비는 왕과 함께 침실에서 쉬고 있다가 물었다.
「대왕님, 아까는 무엇 때문에 그렇게 웃으셨습니까.」
「아니, 당신 보고 웃은 것이 아니오.」
그러나 자꾸 되물어 묻기 시작했기 때문에 끝내 그 사실을 이야기하였다.
「당신이 알고 계시는 그 주문을 내게도 가르쳐 주십시오.」
하고 굳이 청했다. 그러나 왕은
「아니, 이것은 아무에게도 가르쳐 줄 수없는 것이오.」
하고 거절했다. 그러나 왕비는 간청하여 마지않았다. 그래서 왕은
「만일 내가 이 주문을 그대에게 가르쳐주면 나는 죽어야 한다.」
고 하였다. 그러나 왕비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나도 그것을 알고 싶습니다.」
하고 간청하였다.
왕도 여자의 힘은 당적 할 수 없어 끝내 승낙하고는
「이 주문을 가르쳐 주면 나는 내 자신을 불 속에 던지게 될 것이다.」
하고 마차를 몰아 궁원으로 나갔다.
그 때에 모든 신의 왕 제석천은 멀리 자상을 굽어보다가 그 왕을 보고
「저 우치한 왕은 한 여자의 힘에 못 이겨 스스로 불속에 뛰어들려고 죽음을 재촉하고 있다.
나는 지금 저이를 구원하지 않으면 안된다.」
하고 아수라의 말인 그의 아내 수쟈를 데리고 바라나시로 갔다.

그는 숫산양이 되고 그녀는 암산양이 되어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도록 방법을 생각하면서 왕의 마차 앞을 달려갔다.
그리하여 왕과 그 마차를 끄는 말만이 그들을 보고 다른 사람은 아무도 보지 못했다.
그는 이야기를 끌어내기 위해 그 암산양과 정답게 속삭이는 체하였다.
수레를 끌고 가던 말 한 마리는 그것을 보고 말하였다.
「어이, 산양아, 우리는 이전에 산양은 미련하여 부끄럼을 모른다고 듣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을 보지는 못하였다. 그런데 지금 너희들은 남 몰래 숨어서 가만히 할 일을 여러 사람 앞에서 감히 행하면서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
이전에 들은 말과 지금 현전의 사실이 일치하구나.」
이 말을 듣고 산양은 다음 게송으로 답하였다.

「너도 또한 우리처럼 우둔하여라
둔한 나귀 새끼야, 너는 잘 알라
고삐에 매이고 재갈 물리고
그 눈은 언제나 땅바닥에 쏟는다.

벗이여, 벗어날 수 있을 때 벗어나지 않으면
그보다 더한 우둔은 없다
그리고 네가 끌고 가는 세나카왕은
벗이여, 보다 더 어리석은 사람이다」

왕은 그들의 이야기 뜻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그 때문에 그 말을 듣자 더욱 빨리 수레를 몰았다.
나귀는 이 말을 듣고 다시 다음 게송을 외웠다.

「산양아, 내가 어리석은 것
너는 그것을 잘 알지만
세나카왕은 어째서 우둔한가
너는 그것을 내게 말하라」

「위없는 묘한 보배를 얻었다가
그 아내 때문에 그것을 잃고
또 스스로 그 목숨 끊고
그 여자도 그 아내 되지 못한다」

왕은 이 게송을 듣고
「산양의 왕이여, 너는 반드시 우리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지금 어쩌면 좋을런지 말해다오.」 하고 애원하였다. 그러나 산양의 왕은 그에게
「대왕님, 모든 생물 중에 자신처럼 귀중한 것은 없습니다.
한 사람의 애인을 위해 자기 목숨을 버리고 얻었던 명성을 잃는다는 것은 칭찬할 일이 아닙니다.」
하고 다음 게송을 읊었다.

「그것이 사랑스럽다 하여, 사람의 왕이여, 너처럼
자기를 버리며까지 사랑하는 것 좋지 못하다
자기야말로 최승(最勝)이요 최상이다
위대한 사내는 끝내 사랑 얻으리.」

이렇게 보살은 왕을 훈계했다. 왕은 매우 만족하여 산양의 거처를 물으니, 산양이 대답했다.
「대왕이여, 나는 제석천입니다. 나는 당신을 가엾이 여긴 나머지 당신을 죽음에서 구제하기 위해 여기 온 것입니다.」
그래서 왕은
「천왕님, 나는 그녀에게 이 주문을 주기로 약속했습니다. 나는 지금 어쩌면 좋겠습니까.」
「지금 당신은 죽을 필요가 없습니다. 당신은 그녀에게 그것을 요술이라고 말하시오. 그리고 그녀를 채찍으로 때리시오. 이 방법에 의해 당신은 그녀의 청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고 가르쳐 주었다. 왕은 매우 기뻐하며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보살은 이렇게 왕을 훈계하고 천상으로 돌아갔다.
왕은 궁원으로 가서 왕비를 불러 물었다.
「여보, 그대는 그 주문을 가지고 싶은가.」
「그렇습니다. 대왕님」
「그렇다면 그것을 얻을 수 있는 예법을 따라야 한다.」
「예법이란 어떤 것 입니까.」
「그 등덜미를 백번 맞는 것이다. 그러나 소리를 질러서는 안 된다.」
그녀는 주문을 얻고 싶었기 때문에 좋다고 승낙하였다.

왕은 종을 시켜 채찍으로 그녀의 두 어깨를 세게 때리게 했다. 그녀는 두세 번까지는 맞고 있었으나 더 견딜 수 없어
「나는 이제 그 주문을 가지고 싶지 않습니다.」
고 하였다. 그래서 왕은 그녀에게
「내가 죽어도 그 주문을 가지고 싶다고 너는 말하지 않았던가」
하고 그녀의 등가죽이 벗겨질 때까지 때린 뒤에 용서해 주었다. 그 뒤로 그녀는 다시 그 주문에 대한 말을 하지 않았다.』

부처님은 이이야기를 마치고
『그 때의 그 왕은 지금의 저 고민하는 비구요, 그 왕비는 저 본래의 아내며 그 나귀는 저 사리불이요, 그 제석천은 바로 나였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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