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루 사슴의 전생이야기

루루 사슴의 전생이야기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본생설화

• 주제 : 본생
• 국가 : 인도

이 이야기는 부처님이 죽림정사에 계실 때, 제바달다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옛날 범 여왕이 바라나시에서 그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80구지라는 막대한 재산을 가진 어떤 상인은 외아들을 얻어 이름을 마하다나카라 하였다. 그는
「학문을 하면 내 아이는 게을러질 것이다.」
하고 아이에게는 아무 공부도 시키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노래 부르고 춤을 추며 마시고 먹고 하는 외에는 아무 것도 아는 것이 없었다.
그가 성장하자 그 양친은 그에게 적당한 아내를 맞이해 죽은 뒤에는 몇 해를 지나지 않아 저 세상 나그네가 되었다.
그 양친이 죽자 그는 호색가와 주정뱅이와 도박꾼들에 둘러쌓이어 갖가지 돈을 쓴 끝에, 결국은 재산의 탕진과 그리고 빚뿐이었다.
그러나 그는 빚을 갚을 수 없었으므로 채권자들로부터는 빚 독촉이 화살처럼 왔다. 그리하여 아주 곤란해진 그는 생각했다.
「내가 더 살아 있은들 무엇 할 것인가, 이 세상에 내가 살고 있는데, 그런데 완전히 다른 세상에 바꿔나 있는 현상이 아닌가.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
그래서 그는 채권자들에게 말했다.
「그 증서들을 가져오시오. 저 항하 가에 우리 일족의 보물이 묻혀 있습니다. 그것을 드리겠습니다.」
그들은 이 사내와 함께 항하 가로 나갔다. 그는
「여기 보물이 있습니다. 저기도 있습니다.」
하며, 마치 참으로 보물이 매장되어 있는 것 가리켰다. 그러다가 항하에 뛰어들어 자살하려고 사람들의 틈을 엿보아, 드디어 달려나가 항하 복판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그는 급류(急流)에 밀리어 흘러가면서 큰소리로 구원의 비명을 울렸다.
그 때 보살은 루루라는 종류의 사슴으로 태어나 있었다.
그는 무리를 떠나 혼자 항하의 굽어진 곳, 사라나무를 섞은 알라 숲의 한창 꽃이 핀 한적한 곳에 살고 있었다.
그 몸에 난 털은 깨끗이 닦은 황금 쟁반처럼 빛나고 손발은 우유를 사슬 빛에 비쳐 있고 눈은 보배 구슬의 목걸이를 간 것처럼 아름다우며 그 입은 열면 빨간 털 공처럼 고왔다.
그는 깊은 밤중에 그 구원의 비명을 들었다.
「오오, 사람 소리가 들린다. 내가 살아있는 이상 결코 저를 죽이지 않으리라. 나는 저 사람의 목숨을 구해 주자.」
그는 이렇게 생각하고 우거진 덤불 속에 있는 그 잠자리에서 일어나 강가로 달려갔다.
「어이, 걱정 마시오. 내가 도와 드리겠습니다.」
그는 우선 그를 이렇게 안심시켜 두고는 물 속으로 풍덩 뛰어들었다.
그는 물결을 끊고 헤엄쳐가서, 빠져 있는 그 사내를 등에 업어 물가의 안전한 곳으로 헤엄쳐 나왔다.
그리고 다시 그를 그 집까지 데리고 와서 갖가지 과일을 먹었다. 2, 3일이 지난 뒤에 그는 그에게,
「보십시오. 나는 당신을 업고 이 숲을 빠져나가 바라나시로 가는 길에까지 데려다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당신은 안전히 돌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재물을 탐내어 여기 황금 사슴이 있더라고 왕이나 대신들에게 결코
가르쳐 주어서는 안됩니다.」
하였다. 그는 결코 가르쳐주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보살은 그의 약속을 받았기 때문에 그를 등에 태우고 바라나시로 가는 길에 까지 데리고 와서 내려놓았다. 그리고 보살은 돌아갔다.
그는 바라나시에 도착한 그 날, 케마라는 왕의 첫째 왕비는 이른 아침에 황금 사슴이 그녀에게 설법해 주는 꿈을 꾸었다. 왕비는 잠을 깨어 혼자 생각했다.
「그런 사슴이 이 세상에 있지 않다면 나는 그런 꿈을 꿀 도리가 없다. 확실히 있을 것이다. 왕에게 한번 물어 보자.」
그리하여 왕비는 왕에게 가서
「대왕님, 황금 사슴의 설법을 듣고 싶습니다. 될 수 있을런지요. 만일 내 원을 들에 주시면 나는 살겠습니다마는, 이 원을 들어주시지 않으면 나는 죽고 말 것입니다.」
하였다
왕은 그 말을 받아들여
「만일 이 세상에 그런 사슴이 있다면 물론 들어주지.」
하였다. 그리하여 바라문들을 불러들여 물었다.
「황금빛을 가진 사슴이 과연 이 세상에 있을까,」
「있읍지요, 대왕님.」
왕은 이 말을 듣고는 아름답게 장식한 코끼리 등에 황금상자를 싣고 그 안에 천금이든 부대를 넣었다. 그리고
「누구나 황금 사슴이 있는 곳을 가르쳐주는 이가 있으면 그에게 이 천금이 든 부대를 넣은 상자와 함께, 이 코끼리나 이보다 더 좋은 코끼리를 주리라.」
는 게문(揭文)을 금판(金板)에 새긴 뒤에 대신 한 사람을 불러
「그대는 가서 성내 사람들에게 이 게문을 내 말이라 하여 포고하라.」
명령하였다. 그리고 다시 다음 게송을 외웠다.

「나는 누구에게 이런 것 주리
훌륭한 마을을, 아름답게 꾸민 여자를
그 사슴, 사슴 중의 사슴 최상의 사슴
그것 있는 곳 누가 내게 알리리.」

대신은 그 황금 판을 가지고 나가 성내에 포고했다.
그 때 그 호상의 아들은 바라나시의 성내에 들어왔다가 이 말을 들었다. 그리고 빨리 대신에게 가서
「나는 대왕님께 그런 사슴 있는 곳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대왕님을 만나게 해 주십시오.」하였다.
대왕은 코끼리에서 내려 그를 왕의 앞으로 데리고 가서
「대왕님, 이 사내가 그 사슴 있는 곳을 알려 드리겠다 합니다.」
왕은 그에게
「너는 그것이 참말인가.」
고 하였다. 그는 왕에게
「대왕님, 참말입니다. 대왕은 그 영광을 내게 주시겠지요.」
하고 다음 게송을 외웠다.
「내게야말로 그것을 달라 훌륭한 마을을 아름답게 꾸민 여자를 그 사슴, 사슴 중의 사슴 최상의 사슴 그 있는 곳 알릴 사람 바로 나이네.」
왕은 이 친우를 배반하는 부덕한(不德漢)의 이 말을 듣고 기뻐하여
「오, 그 사슴은 지금 어디 있는가.」
고 물었다. 그는 이러이러한 곳에 있다고 대답하므로, 왕은 그를 길잡이로 하여 많은 종자를 데리고 그 장소로 갔다.
때에 그 부덕한 이 왕에게 군대를 정지시키라 하여 군대가 정지하자 그는
「대왕님, 저것이 그 황금 사슴으로 지금 저기 있습니다.」
하고 팔을 펴서 가르치면서 다음 게송을 읊었다.

「우거진 저 숲, 암라・사라의
그 나무들은 꽃 피어 향기롭고
연지벌레처럼 빨갛게 물든 곳
저기에 그 사슴 산다.」

왕은 이 말을 듣고 대신들에게 명령했다.
「저 사슴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빨리 무기를 들고 저 우거진 숲을 포위하라.」
사람들은 시키는 대로 포위하여 큰 소리로 외쳤다.
왕은 몇 사람의 신하와 함께 어떤 장소에, 그리고 그 사내도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 서 있었다.
보살은 그 외치는 소리를 듣고
「오, 상당히 많은 군대 소리다. 그렇지, 저 인원수로 나를 위협하려는 것이다.」
하고 일어나, 사방에서 포위해 오는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그러다가 왕이 서 있는 것을 보고
「왕이 있는 곳은 나의 안전한 장소다. 나는 저리로 가자.」
하고 왕의 앞으로 내달렸다. 왕은 그가 달려오는 것을 보고
「코끼리만큼 억센 사슴이다. 사진(沙塵)을 날리면서 달려온다. 활을 당겨 위협하자, 그래도 달려오면 활을 쏘아 꺾은 뒤에 잡자.」
하고 빨리 활을 잡아 보살을 향해 겨누었다.

이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 부처님은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활을 잡아 화살을 대고
그 왕은 달려 나갔다.
그 사슴은 이 왕을 보고
멀리서 큰 소리로 외쳤나니

나를 쏘지 말라, 조어자(調御者)의 주인이여
누가 그것을 대왕께 말했는가
여기에 이 사슴이 살고 있다>고」

왕은 사슴의 이 아름다운 말에 감격하여 활을 내리고 존경하는 생각으로 서 있었다. 보살은 왕에게로 가까이 갔다. 그리하여 아름다운 우정을 표하면서 왕의 곁에 섰다. 사람들도 모두 무기를 버리고 왕 곁으로 와서 그것을 둘러쌌다.
보살은 마치 조그만 황금 방울을 흔드는 듯한 아름다운 소리로 왕에게 물었다.
「대왕님, 이 사슴이 여기 있다고 누가 왕에게 가르쳐 주었습니까.」
그 때 그 악인은 조금 뒤로 물러서 겨우 말소리가 들릴 만한 곳에 서 있었다. 왕은
「저기 있는 저 사내가 네 있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하며 다음 게송을 외웠다.

「그대여, 저 나쁜 사나이
저기 떨어져 서 있는 사나이
그가 그것을 내게 알렸다.
여기에 디 사슴이 산다고」

보살은 이 말을 듣고 그 반역자를 꾸짖었다. 그리고 다음 게송으로 왕에게 말하였다.

「진실로 사람들의 이런 말은 진리다
어떤 종류 사람들이 이 세상에 있어서
어면 나쁜 한 사람 구하기보다는
흘러가는 목재를 건지는 것이 낫다.」

이 말을 들은 왕은 다시 다음 게송을 외웠다.
「루루 사슴아, 그대 꾸짖는 그것은 무엇인가,
짐승인가, 새들인가, 혹은 저 인간인가
실로 나는 내 자신에 많은 공포 가지나니
사람 말로 말하는 그대 말을 듣고는」

그래서 보살은
「대왕님, 내가 꾸짖는 것은 짐승도 아니요, 새들도 아닙니다. 나는 바로 인간을 꾸짖는 것입니다.」
하고 다음 게송을 읊었다.

「항하의 큰 물 넘쳐 빨리 흐르는
그 물에 빠지려는 이 구제해 주었나니
그 때문에 이 위해(危害)가 내게 미쳤네.
실로 왕이여, 그 마음 친한 이와 사귀는 것 고통이네.」

왕은 이 말을 듣고 그 사내에 대해 격분했다.
「그처럼 갖가지로 도와 준 그 은혜 있는 큰 덕을 조금도 느끼지 못하다니, 나는 이 활로 저 녀석을 죽이리라.」
하고 다음 게송을 외웠다.

「나는 네 개의 날개 가진 저 새마저를
그 가슴 꿰뚫어 산산 조각을 내고 말리라
나는 저 못할 짓을 한, 배반한 저 사내를 죽이고 말리니
그런 선업에 조금도 느낌 없는 저 사내를」

그러나 보살은
「저 사내를 나 때문에 죽여서는 안 된다.」생각하고 다음 게송을 읊었다.

「어리석은 자는 실로 혐오(嫌惡)해야 할 것, 그러나 왕이여
어진 이는 실로 살생하는 것 칭찬하지 않나니
저 나쁜 사내는 제 하고픈 대로 제 집에 가게 하라
그에게는 포상 그것을 주고
그리고 나는 왕의 뜻대로 하라」

왕은 매우 기뻐하여 다음 게송으로 보살 칭찬했다.

「루루 사슴아, 너는 참으로 많은 현자 중의 한 사람이다.
저 속이는 사내, 어떻게 사람인들 속이지 않으리.
그러나 저 나쁜 사내는 제 마음대로 집으로 가게 하리
그의 포상, 그것은 이 자에게 주리라.
그러고 나는 너를 네 마음대로 가게 하리라」

보살은
「대왕님, 인간이란 면전에서 말하는 것과 다른 데서 행하는 일은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하고 이 사실을 왕의 마음에 파악시키기 위해 다음 게송을 읊었다.

「승냥이와 이리, 혹은 매와 독수리의 외침
그것은 그대로 그 뜻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왕이여, 인간들의 외침은
저것에 비해 이해하기 더 어렵다.

우리는 누구나 생각해야 하나니
저 이는 내 혈연(血緣), 저이는 내 벗
그러나 먼저는 기쁘게 서로 만나
나중에는 원수가 되고 만다는 것을」

이 말을 들은 왕은
「사슴의 왕이여, 나까지도 그러한 자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나는 이 왕국을 잃는 일이 있더라도 결코 네게 약속한 혜여(惠與)는 저버리지 않으리라 나를 믿어다오.」
하여 혜여를 받게 하였다.
보살은 왕이 이루어 준다는 혜여 가운데서, 자신을 비롯해 일체 중생에게 무외(無畏)를 이루어 준다는 혜여를 택했다. 왕은 그것을 이루어주겠다고 약속한 뒤 보살을 수도로 안내하였다.
그리고 사람들을 시켜 수도와 보살을 모두 장식하게 하였다. 그리하여 왕비 앞에서 설법하게 하였다.
보살은 왕비를 비롯해 왕에게도 그 신하들에게도 그 아름다운 인간의 소리로 설법했다.
그리고 왕에게는 열 가지 왕법을 가르치고 왕비 앞에서 설법하게 하였다.
보살은 왕비를 비롯해 왕에게도 그 신하들에게도 그 아름다운 인간의 소리로 설법했다.
그리고 왕에게는 열 가지 왕법을 가르치고 또 대중에게도 설법한 뒤에, 다시 숲 속으로 돌아가 사슴패들의 호위 받는 생활로 들어갔다.
왕은 일체 중생에게도 무외를 주라고 온 나라에 복을 쳐 포고했다.
그 뒤로는 지은농사를 마구 먹었으나 아무도 그것을 막지 못했다.
사람들은 왕정(王庭)으로 몰려와 큰 소리로 비난하였다.

이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 부처님은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마을 사람들도 도시의 사람들도
모두 함께 모여와 진정하였다.
우리 곡물들을 사슴 떼가 다 먹나니
왕이여, 부디 그것을 금하시오」

이 말을 듣고 다음 게송을 외웠다.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잃고
또 이 나라를 다 잃은 일 있어도
나는 저 루루 사슴을 속이지는 않으리.
무외의 혜여를 약소한 나이거니.
어떻게 거짓으로 그를 속이리」

대중은 왕의 이 말을 듣고는 어떻게 할 수 없어 돌아갔다. 이 소문은 곧 퍼졌다.
이 말을 들은 보살은 사슴 떼를 모아 놓고, 지금부터 인간이 지은 곡물을 먹어서는 안 된다 가르치고 다시 사람들에게는, 각기 자기 밭 주위에는 나뭇잎을 매어 표를 해 두라고 부탁했다.
사람들은 그대로 실행했다.
그래서 표한 일에 의해 그 때부터 지금까지 사슴은 곡물을 먹지 않게 된 것이다.』
부처님은 이 법화를 마치고
『그 때의 그 상인의 아들은 지금의 제바달다요, 그 왕은 저 사리불이며, 그 루루사슴은 바로 나였다.』
고 말씀하였다.

연관목차

139/1978
본생설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