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뚝이의 등불

팔뚝이의 등불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비유설화

• 주제 : 비유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법화경

석존께서 탄생하신 시대보다 훨씬 이전의 일이다. 그런 시대에, 일월 정명덕여래(日月淨明德如來)라는 부처님이 계셨다.
이 부처님에게는 八천억의 대보살중(大菩薩衆)과 수많은 대성문중(大聲聞衆)이 따르고 있었다. 그리고 부처의 수명은 四만 二천겁, 보살의 수명도 또한 부처와 마찬가지로 四만 二천겁이었다.
또 이 부처의 나라에는 여인 · 지옥 · 아귀 · 축생 · 아수라는 것은 없고, 유리로 되어 있는 땅은 손바닥처럼 평평하였으며, 그 땅 위는 보배나무(寶樹)로써 장식되고, 보배 휘장(寶帳)이 그 위를 덮고, 꽃기(花氣 )가 드리워 있으며, 보배병(寶甁) 향기는 나라 안에 가득하였다. 한 그루의 보배나무가 있으면 반드시 한 채의 보배궁전(寶殿)이 있다.
그리고 그 보배궁전은 칠보로 만들어진 장엄한 것이었다. 다시 보배나무 아래에는 보살과 성문중(聲聞衆)이 앉아 있고, 각 보매궁전 위에는 백억의 여러 하늘이 있어, 하늘 풍악을 울리고, 부처님의 덕을 기리고, 자비를 찬송하여 공양을 게을리하지 아니하였다.
그 때, 일월정명덕여래(日月淨明德如來)는 일체 중생 희견보살(一切衆生喜見菩薩)을 비롯하여, 여러 성문중을 위하여 법화경을 설법하였다. 이 일체 중생 희견보살은 스스로를 구하기 위해 고행을 하고, 일월 정명덕불의 법에 따라 골똘히 부처를 찾고, 정진하여 一만 二천년을 지나 한 가지의 선정(禪定)을 체득할 수가 있었다.
그 보살은 선정을 얻고 크게 기뻐하며,
(이렇게 된 것도 결국은 법화경을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일월 정명덕여래와 법화경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공양하리라.)
이렇게 생각하자마자 그 자리에서 곧 선정에 들어가, 공중에서 만다라화(曼陀羅華)·마하만다라화(摩詞曼陀羅華)와 전단( 檀)을 뿌렸는데, 그것이 공중에 가득하여 마치 구름인양 의심할 정도였다. 또 그 위에 해차안전단(海此岸 檀)의 향기를 뿌렸다. 그 향의 극소량에 값어치는 이 세상 전체에 상당할 만큼 비싼 것이다. 그 값비싼 향을 아낌없이 부처님께 공양하였다.
그러나 아무리 공양해도 희견보살(喜見菩薩)의 즐겁고 기쁜 마음이나 선정을 얻은 감사의 마음은 암만해도 채워지지가 아니하였다.
(나는 신통력으로써 마음뿐의 공양을 해 보았으나 그것은 몸을 바쳐 공양하는 것만 못하리라.)
이렇게 생각함과 동시에 여러 가지 향전단(香 檀)·훈육(薰陸)·침수(沈水)등을 먹고, 또 향유(香油)를 마시기 꼭 천 二백년, 그 뒤, 몸에 향유를 바르고 하늘의 옷을 걸치고, 이 옷에도 향유를 뿌려 안팎을 깨끗이 하고, 일월 정명덕불 앞에 나가 신통력으로 불을 붙여서 스스로 그 몸을 불살라 공양하고 감사의 정성을 나타내었다.
그 육체가 타는 광명은 두루 八십만억 항사(恒沙)의 세계를 비추었다. 그 때, 광명에 의해 비추어진 여러 세계의 많은 부처들은 이구동성으로 희견보살을 찬미하였다.
『선남자(善男子) 희견보살이여, 그래야만 참된 정진이다. 참된 법으로써 여래를 공양한다고 할 것이다. 비록 화향(華香)·영락(瓔珞)·소향(燒香)·말향(抹香)·도향(塗香)·천회(天繪)· 번개( 蓋) 및 해차안 전단향(海此岸 檀香), 이런 각가지 물건을 공양하여도 이 소신(燒身) 공양에는 비교도 안 된다. 또 비록 나라나 처자 등, 온갖 것들은 다 바쳐도 멀리 미치지 못할 것이다. 선남자여, 너의 공양이야말로 갖가지 보시(布施) 중에서 가장 거룩한 최고의 보시인 것이다.』
희견보살은 시방(十方)의 여러 부처로부터 넘치는 찬사를 받았다. 그 광명은 밤낮을 가림없이 천 二백년 동안을 타서 육체는 마침내 다 없어지고 있다.
그리고 다음 세상에는 또 일월 정명덕불의 나라에 태어나고 정덕왕(淨德王) 집에 화생(化生)하여 아버지를 위하여 게(偈)로 깨우쳤다.

『아십시오 대왕이시여,
내 사랑하는 몸을 버려
정진 수행의 덕을 쌓고
삼매를 한 자리에서 얻었노라.』

게송(偈頌)이 끝나자 다시 말을 이었다.
『대왕이시여, 일월 정명덕불은 지금도 아직 현조하고 계십니다. 저는 이 부처님을 공양하여 법화경을 듣고, 또 갖가지 공덕을 얻었습니다. 대왕이시여, 나는 지금부터 또 가서 그 부처님을 공양하려고 생각합니다.』
그는 곧 칠보 덩에 앉아 약 서른 다섯길쯤 되는 공중에 올라가 부처님의 발에 절하고 손을 모아 찬탄하였다.

『얼굴 모습 참으로 신묘하시여,
비추는 광명 시방 세계에
비치는 모습 그리워라.
지난날 생각하니 이 몸 또한
공양의 정성 다하였으나,
또다시 가까이 모시옵니다.
세존이시여, 변함없고 거룩하신 그 모습 뵙게 되어,
진심으로 기쁘옵니다.』

『보살이여, 내가 열반할 때가 왔다. 이승을 떠날 때가 온 것이다. 원컨대, 나에게 최후의 침상을 마련해 줄 수는 없겠느냐, 나는 오늘 밤에라도 열반에 들어가려고 생각한다.』
일월 정명덕불은 더욱 목소리에 힘을 주어 희견보살에게 말하였다.
『보살이여, 나는 나의 교법(敎法)을 그대에게 물려주노라. 또한 여러 보살 대제자(大弟子) 및 삼천대천(三千大千)의 칠보의 세계, 여러 보배나무, 보배궁전 및 다른 보시는 제천(霽天)도 모조리 물려 주노라. 또 나의 유골도 부탁하니 그대는 그것을 세상에 퍼뜨려 공양을 위하여 몇 백천의 탑을 세우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일월 정명덕불은 희견보살에게 유언을 남기고 그날 밤 열반에 드시었다. 희견 보살은 눈앞에 부처님의 열반을 당하여, 새삼스럽게 슬픔의 눈물에 잠겨, 쓸쓸함과 그리움에 한참 동안은 북받쳐 오르는 이별의 슬픔에 정신을 잃고 하염없이 울었다.
그러나 아무리 슬퍼하고 운다고 해서 부처님을 열반에서 다시 불러올 수는 없는 일, 해차안(海此岸)의 전단을 장작더미로 하여 부처님의 주검을 그 위에 안치하고 다비(茶毘)에 붙였다.
그리고 뼈를 주워 그것을 八만 四천의 단지에 담고, 八만 四천의 탑을 세워, 가지각색 번개( 蓋)를 드리우고, 보배풍경(寶鈴)을 달아 공양공경(恭敬)의 정성을 다하였다.
그러나 이 정도의 공양과 정성으로서는 보살의 마음은 만족하지가 아니하였다. 그러므로 여러 보살과 대제자들을 향하여, 다시 불사리(佛舍利) 공양을 위하여 다른 방법을 쓸 것을 서원하였다.
그와 동시에 八만 四천의 탑 앞에서 삼시이상장엄(三十二相莊嚴)의 팔에 불을 붙였다. 그 불은 七만 二천년 동안 끊임 없이 계속되어 마음껏 불사리 공양의 정연(淨緣)에 이바지 하였다.
이 일로 말미암아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도를 구하는 마음을 일으켰다. 희견보살의 두 팔은 七만 二천년 동안에 완전히 다 타 버렸다. 이 일을 보고 가장 가슴 아파한 것은 희견보살의 제자들이었다.
그들은 타고난 것도 아닌 불구자가 된 스승의 팔을 보고, 슬픔의 눈물을 흘리며,
『우리들의 희견보살, 우리들을 교화하신 희견보살은 팔을 불태워 불구자가 되었다.』
그들은 저마다 이렇게들 이야기하면서 근심과 번뇌를 더하는 것이었다. 이것을 알아차린 희견보살은 어느 날 대중을 모아 놓고 하나의 서원을 하였다.
『나는 나의 두 팔을 버림으로써 반드시 부처의 금빛 몸을 얻기를 기대한다. 만일에 이 예기 하는 일이 진실이라면 나의 두 팔은 멀지 않아 전과 같이 될 것이다.』
이 서원이 끝나자마자 불탄 두 팔은 저절로 회복되었다.
이 때, 삼천 대천(三千大千) 세계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여 하늘에서 꽃비를 내리고, 모든 사람들은 기적적인 상서로운 일에 일찍이 맛보지 못하였던 감명을 얻었다.

이 일체 중생 희견보살(一切衆生喜見菩薩)은 지금의 약왕보살(藥王菩薩)이시다.
(法華經 第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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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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