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마성도

항마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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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 : 비유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불본행집경

부처님은 출가 후 설산에서 6년 동안 고행 수도하였다.
흑산으로부터 대설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행자가 있는 곳은 다 찾아 왕선(王仙) 천선(天仙)의 문을 다 두드리고 나무 밑돌 위 이르는 곳마다 깊은 명상을 거쳐 설산의 신선 생활에 시험하지 않는 것이 거의 없었고, 성전의 마음 고행에 시련하지 않는 것이 없었다.
그러나 그 모든 고행은 다소 마음의 자유는 얻게 한다 하더라도 신체적 자유는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 그는 고행이 성도의 참된 수단이 되지 못함을 느끼고 니련선하로 내려가 목욕하고 선생녀의 유미죽을 받아 기력을 회복한 뒤 다시 가야의 해림, 필발라수 그늘 밑에 금강보좌를 마련하였다.
「내 만일 증오를 얻지 못하면 이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지 않으리라.」
맹세했다.
가야의 달은 숨고 보리도량의 소리는 고요했다. 마음의 물결이 고요하여 새로운 법계정(法界定)에 들어 미간의 백호로부터 휘황한 섬광을 무지개발처럼 쏟아내고 있었다.
대오철저(大悟徹底)의 예감은 벌써 금강보좌에 넘쳐흐르고 있었다.
이에 욕계의 대마왕은 자기에게 큰 위험이 온 것을 예측하고 성도의 방해를 시도하려 애첩 열비(悅妃)와 희심(喜心), 다미(多媚)의 셋을 보내 태자의 定을 깨뜨리도록 명령하였다.

머리에 천관(天冠)을 쓰고 몸에는 하의(霞衣)를 두르고 번갈아 가면서 금강보좌를 둘러싸고 노래와 춤의 묘기로 그를 유혹하기 시작하였다.
그 묘음(妙音), 그 비곡(秘曲), 그 화향을 보고 듣고 동하지 않는 사람은 사람이 아니리라.
그러나 이를 본 태자는 가만히 눈을 뜨고 가볍게 한번 웃었다.
그러자 그 아름다운 마녀들의 미향은 어디론지 간 곳없고 오직 늙은 노파의 추태로 변하여 서로 보고 질색을 한다.
이를 본 마왕은 크게 노하여 이제는 폭력 이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 하고 1억 8천의 마군중을 몰아 대오를 정리하고 창경을 휘두르며 시방세계로부터 쇄도하였다.
우뢰는 울어 벼락을 치고 땅은 흔들리며 진동한다.
천 가지 은하열숙(銀河列宿)이 눈송이처럼 쏟아지고, 검은 구름은 하늘을 감도는데 상마괴수(象馬怪首)들이 화염을 내뿜었다.
천태만상(千態萬象)의 야수들이 아귀와 떼를 지어 표효하고 소리 없는 창칼은 시방에 퍼져 날아왔다.

그러나 태자가 앉은 자리만은 어느 무엇도 전해 들어 올 수 없었다. 무서운 칼날도 독 묻은 화살도 필발라수의 근처에 이르기만 하면 묘화(妙華)의 비가 되어 흩어졌다. 태자는 시종일관 태연히 동요하지 않았다. 그때 마왕은 나무아래 칼을 겨누고,
「비구여, 무엇을 구하는가? 너는 금강보좌에 않을 자격이 없다.」
소리쳤다. 태자는 조용히,
「하늘과 땅을 통해 이 자리에 앉을 자격이 있는 사람은 오직 나 하나뿐이다. 땅의 신이여, 이 일을 증명하라.」
하고, 오른쪽 손으로 대지를 가리키니 자리 아래서 홀연히 천문이 열리며 땅의 신이 출연하여 큰 소리로 마심(魔心)을 깨뜨렸다.
「그렇다. 이 세상에 이 자리에 있으실 수 있는 분은 오직 부처님 한 분 뿐이다.」
마군중(魔軍衆)은 구름같이 흩어지고 천지는 고요해 본래 자연한 상태로 돌아갔다.』
불소행찬권삼佛所行讚卷三, 파마품破魔品>

이것을 불전에서는 보살의 항마라 한다. 이렇게 해서 불타는 그 무서운 마군을 항복받고 다시 정중에 들어가 초야에 숙명 통을 얻고, 중야에 천안통을 얻어 자기 생명의 경과를 알고 모든 생류에 운명을 통달하였으나, 마지막으로 누진통(濕盡通)을 얻어 고집의 현실과 멸도의 이상을 개오(開悟)하였다.
그러면 여기서 말하는 마군(魔軍)이란 무엇인가.
실제 욕계의 마왕이 1억 8천의 군대를 거느리고 부처님 앞에 나타났던가?

이것은 비유다. 마왕은 탐욕의 왕이고 마왕의 첩들은 애욕의 생물로 여인의 3태(喜, 慌, 媚)에 비유한 것이며, 1억 8천의 마군들은 기갈, 한열, 수면 등 정신적 육체적 갈등에 비유된 것이다.
사람들은 한열옥초(寒熱獄焦)에 시달리고 목마르고 배고픈 고통이 극심하면 목은 바싹바싹 타고 배에서 쫄쫄 뇌성벽력이 일어나며, 눈에서는 空華가 천 가지 은하열숙(銀河列宿)처럼 쏟아진다.
상마괴수(象馬怪首)는 코끼리 머리에 말 모습을 한 괴수이고, 夜叉는 악독한 귀신이며, 아귀는 주린 귀신이다.
배는 항아리만큼 커도 목구멍은 바늘귀만한 귀신, 이것이 아귀요, 봉두난발(違頭亂髮)로 칼날과 같은 이빨을 가진 마귀가 야우(夜又)이다.
다 이들은 천태만상한 탐욕, 성냄, 우치의 상호에 비유된 것이다.
무서운 칼날, 독 묻은 살은 번뇌의 독, 살, 망상의 칼에 비유된 것이고 지신은 양심, 본래 자연한 상태는 무명(無明) 이전의 진실여상(進實如常)한 보리자성의 본 자연한 모습에 각각 비유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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