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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비유설화

• 주제 : 비유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법화경

법화경 종지용출품 중에 타방국토에서 온 8항하사 보살들이 부처님 열반하신 뒤에 이 경을 널리 선포하겠다고 청하니, 부처님은 이 사바세계에도 6만항하사 권속들이 있어 이 경을 호지하고 읽고 외우리라고하시자, 이때에 사바세계의 국토가 찢어지면서 그 가운데서 한량없는 보살이 솟아올라왔는데, 그 중에는 상행(上行)보살, 무변행(無邊行)보살, 정행(淨行)보살, 안립행(安立行)보살이 우두머리가 되어 석가여래와 다보여래께 예배하고 허공에 머물렀다.
이때 미륵보살은
「이 많은 보살들이 어디서 왔느냐.」
고 부처님께 물었고, 부처님은
「내가 오랜 옛적부터 이들을 교화하였노라.」
고 대답하셨다.
이 말씀을 들은 미륵보살과 여러 보살들은
「부처님이 성불하신 지가 40여년인데 그 동안에 어떻게 저 많은 보살들을 교화하였는가. 마치 25살된 청년이 백살된 노인을 보고 아들이라 함과 같아서 믿을 수없다.」
고 부처님께 해설하기를 청하였다.
부처님은 미륵보살 등의 의심에 대하여 수량품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세간의 모든 중생들은 내가 석가씨의 궁중에서 나와 도량에 앉아서 성불하였다 하지마는, 내가 참으로 성불을 한 지는 한량없고 그지없는 백천만억 나유타겁이며, 그 때부터 사바세계와 다른 세계에서 중생을 제도하면서 혹 연등불의 일을 말하기도 하고 열반에 든다고도 하거니와 이것은 방편으로 분별을 하는 것이며 여래가 연설하는 경전은 모두 중생을 제도하기 위한 것이니라.』
고 하시고 다음과 같은 비유를 말씀하셨다.

『마치 훌륭한 의사가 있는데 지혜 있고 총명하여 약방문과 약을 분명하게 알아 모든 병을 잘 치료하여 쓰며, 그 의사에게 아들이 많아서 열, 스물, 백에 이르더니, 볼일이 있어 다른 나라에 간 동안에 그 아들이 그의 독한 약을 먹고 독기가 발작하여 정신이 없고 혼란하게 되어 땅에 엎드려 있었느니라.
이 때 그 아버지가 집에 돌아와 보니 아들들이 독약을 먹고는 혹 본 마음을 잃어버리기도 하였고, 혹 아주 잃어버리지 않은 이도 있다가 멀리서 아버지를 보고 모두 반가워서 절하고 꿇어 않아 문안하고 말하였다.
「안녕히 다녀오셨습니까. 저희들이 미련하여 잘못 독약을 먹었사오니 바라옵건대 구원하시어 목숨을 살려 주소서.」
아버지는 아들들이 고통 함을 보고 약방문에 의지하여 빛과 향기와 좋은 맛을 구비한 약재를 구하여 찧고 치고 화합하여 아들에게 주고 먹으라 하면서 말하였다.
「이 훌륭한 약은 빛깔과 향기와 아름다운 맛을 모두 갖춘 것이니, 너희들이 먹으면 속히 약의 독기가 풀리고 다시 걱정이 없으리라.」
그 아들 중에 본심을 잃지 많은 이는 이 약의 빛과 향기가 훌륭함을 보고 곧 먹어서 병이 나왔지마는 본심을 잃어버린 이는 비록 아버지가 온 것을 보고 기뻐서 문안하고 독기를 풀어 달라 하면서도 그 주는 약을 먹으려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독기가 깊이 들어가 본심을 잃었으므로 그 좋은 빛과 향기가 갖춘 약을 좋지 못하다 생각하는 연고이니라.아버지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자식들이 가엾은 일이다. 독약에 중독이 되고 마음이 뒤집혀서 나를 보고 기뻐하며 독기를 풀어 달라고 하면서도 이렇게 좋은 약을 먹지 않으니 내가 방편을 내어 이 약을 먹게 하리라.>
그리고 이렇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분명히 알아라. 내가 지금 늙어서 죽을 때가 가까웠다. 이 훌륭한 약을 여기 두는 터이니, 너희가 가져다 먹으면 차도가 없다고 걱정할 것이 아니니라.」
이렇게 일러두고 다시 다른 나라에 가서 사람을 보내어 말하기를,
「너의 아버지가 벌써 죽었다」고 하였다. 이 때 아들들은 아버지가 죽었단 말을 듣고 크게 걱정하면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아버지가 계셨으면 우리를 어여삐 여겨구해 주시겠지만, 이제 우리를 버리고 타국에서 상사 나셨으니 우리는 외로운 고아로서 의지할 부모가 없도다.>
하는 항상 비통해 하다가 이에 본심을 회복하였다.
그래서 이약의 빛과 맛이 향기롭고 아름다운 줄을 알고 가져다 먹고 중독 되었던 병이 아주 나았다.
그 아버지는 아들들의 병이 쾌차하다는 말을 듣고 돌아와서 아들들로 하여금 보게 하였느니라.』
고 부처님께서 비유를 말하시고,
「선남자들아,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떤 사람이 이 의사의 거짓말한 죄를 능히 말할 이가 있느냐.」
고 하시자,
「그렇지 않나이다. 세존이시여.」
하고 대답하였다.
부처님은 다시 말씀하시기를,
「나도 그와 같아서 성불한 지가 한량없고 그지없이 백천만억나유라 아승지겁이지만, 중생을 위하여서 방편으로 마땅히 열반하리라고 말하거니와 아무라도 나의 허망한 허물을 분명하게 말할이가 없느니라.」

이 비유설 가운데 의사는 부처님이시고 약방문은 교리(敎理)이다.
아들의 열 스물은 화택유에서 말한 3승이고 백에 이르는 것은 중생을 말함이다.
독한 약을 먹음은 사법(邪法)을 이름이며 정신없이 땅에 뒹굴고 있음은 모든 악취에 떨어진 것이다.
부처님께서도 세간의 아버지시라 모든 고뇌중생을 위하여 세간에 출현하서서 많은 법을 설하시니, 근기(根機)가 날카로운 자는 믿어 가지기(受持) 때문에 제도가 되지만은 죄장(罪障)이 두터워 근기가 둔한 자는 부처님께서 설하시는 법을 믿지도 않거니와 오히려 부처님이 세간에 상주(常住)해 계시면 오만스럽고 방자하여져서 악도에 떨어질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이미 무량겁전에 성불하신 구원의 본불(永遠本佛)로, 한량없는 법을 설하시고 열반에 드심은 하근(下根)중생을 위하심이니, 왜냐하면 부처님을 연모(戀慕)하고 갈앙심(渴仰心)을 내게 하여 도(道)에 들어가서 하고자 하심이다.
이는 마치 약을 먹지 않은 아들을 위하여 아버지께서,
「내가 나이 늙어서 죽을 때가 가까웠기로 이 훌륭한 약을 여기 두는 터이니, 너희가 먹으면 차도 있을 것이다.」
라고 일러두고, 다른 나라에 가서는 죽지 않았으면서 죽은 양하여 먹지 않는 약을 아들에게 먹도록 하기 위한 방편과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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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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