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의 비유

화살의 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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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 : 비유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전유경

『부처님 제자 가운데 이러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
「이 세상은 항상 됨이 있는가, 항상 됨이 없는가?」
「이 세상은 끝이 있는가, 없는가?」
「진리는 하나인가, 둘인가?」
또「몸과 마음은 다른 것인가, 같은 것인가?」
하는 생각들 때문에 공부가 되지 않아,
「만일 오늘도 부처님께서 이 일을 가르쳐주지 않으면 나는 출가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리라.」
하고, 사위국 기수급 고독원에 계신 부처님을 찾아갔다.
「세존님, 이 세상은 끝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그리고 진리는 하나입니까? 하나가 아닙니까?」
「동자여, 너는 언제 여래께서 세상은 무상하고, 몸과 마음은 둘이 아니며 진리는 다르지 않다 하시는 말들을 듣고 출가하였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럼, 이 세상은 끝이 있고 저 세상은 끝이 없으며, 이 세상은 괴롭고 저 세상은 즐겁다는 말을 듣고 출가하였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왜 그대는 그러한 일을 가지고 여래를 괴롭히려 하는가? 있고 없고 둘이고 하나고 같고 다르다는 모든 사상은 오직 그대의 생각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어찌 출가 환속을 그런 것에 연결시키려 하는가?」
동자는 말이 없었다.
부처님은 다시 말했다.
「동자야, 너는 활촉을 아느냐?」
「예, 그것은 참으로 무서운 독이 있습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몸에 그 독한 화살을 맞아 심히 고통을 받고 있을 때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뽑아줄 생각을 하지 않고, 이 화살은 누가 쏘았을까?
그 사람은 어떻게 생겼을까? 무슨 직업을 가지고, 나이는 얼마고, 얼굴빛은 어떻고 종족은 무엇이며 성명은 무엇일까? 뽕나무로 만들었을까, 물푸레로 만들었을까?
그리고 그 줄은 고래 심줄일까, 상아 심줄일까. 그렇지 않으면 면화나삼으로 만든 것일까? 하고 생각하고 있다면 화살 맞은 사람은 어떻게 되겠는가?」
「곧 죽고 맙니다.」
「그렇다. 동자여, 그 사람은 곧 죽고 만다. 마찬가지로 너의 생각도 꼭 그렇다.
이세상의 모든 것이 인연소생인 것을 알고도 그 인연은 오직 내 한마음을 떠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곧, 그 연기를 마음속으로부터 관하여 볼지언정 딴 생각만 하고 있느냐? 만일 네가 그런 생각을 버리지 못한다면 너는 그 생각 속에서 목숨을 마치고 말 것이다.」
하였다.』 전유경<箭喩經>

그렇다. 인생은 실로 이러한 생각 속에서 망해가고 있는 것이다. 세상에 하는 일이 끝이 없거늘 오늘은 이것만 하는 식으로 하다가 오늘 이것 사이에서 인생은 죽고 만다.
그러므로 원효대사가 일렀으되,
「일은 다 함이 없으니 세상일을 버리지 못하고, 제 1이 끝이 없으니 끊을 마음을 내지 못하며, 이 생각이 다함이 없으니 탐착하기를 마지않고, 제 2가 다함이 없으니 애착을 끊지 못한다.
오늘 일이 끝마쳐지지 않으므로 날로 악을 많이 짓고 내일 일이 끝이 없으니 날로 선 짓기를 작게 한다. 금년이 다함이 없으니 한없이 번민하고 내년이 다함없으니 보리음에 나아가지 못한다.
때때로 옮기고 옮겨 빨리도 낮과 밤이 지나고, 나날이 옮기고 옮겨 보름과 그믐이 지나며, 다달이 옮기고 옮겨 잠깐 동안에 죽음의 문에 이른다.」
하였다.
부서진 수레는 행치 못하고 사람은 늙으면 닦지 못한다. 누워 게으름만 피우고 앉아 어지러운 생각만 일으킨다. 일생이 얼마나 되기에 닦지 아니하고 방일할 것인가, 해가 뜨고 해가 지는 것은 늙은이들의 명을 재촉하는 것이고 달이 커졌다 적어졌다 하는 것은 세월을 재촉하는 것이다.
괴롭고 즐거운 것은 저녁연기와 같고 명예를 얻고 이익을 구하는 것은 아침 이슬과 같다.

그러므로 옛 사람들이 은근히 착한 도를 닦기 권유하였던 것이니 속히 불과(佛果)를 이루어 미륜을 건저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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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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