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궁아유

장자궁아유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비유설화

• 주제 : 비유
• 국가 : 인도
• 참고문헌 : 법화경

부처님께서 비유품을 설하시자 중근기인수보리, 가전연, 가섭, 목건련이 이 법문을 듣고 매우 기뻐서
자기네가 닦은 불법과 오늘 깨달은 바를 다음과 같이 비유로써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어떤 사람이 어린시절에 아버지를 버리고 도망하여 나가서 다른 지방으로 다니면서 10년 20년 내지 50년을 살았더니, 나이는 늙었고 곤궁하기 막심하여 사방으로 헤매면서 의식을 구하다가 우연히 고향으로 향하였다.
그의 아버지는 아들을 잃고 찾아다니다가 만나지 못하여 중도에서 어느 도시에 머물러 살더니 집이 점점 부유하여져서 재물이 한량없고 금, 은, 유리, 산호, 호박, 진주들이 창고마다 가득 찼으며 노비, 상노, 청지기, 문객들이 많이 있고 코끼리, 말, 수레소, 양이 수가 없으며, 전곡을 빌려주고 받아들이는 일이 다른 지방에 까지 퍼지어서 장사아치와 거간꾼들이 매우 많았다.
그때 빈궁한 아들이 이 마을 저 마을로 두루 다니고 이 지방 저 지방을 다니다가 마침내 아버지가 살고 있는 도시에 이르렀다.
아버지는 늘 아들을 생각하되, 아들을 이별한 지가 벌써 50년이 된 줄은 알지마는 다른 이에게는 한번도 말하지 많았고 마음속에 스스로 한탄하기를,
「나이는 늙었고 재산은 많아서 금, 은 보화가 창고에 가득한데 자손이 없으니 어느 때든지 죽기만 하면 재산이 흩어져서 전할 데가 없겠구나!」
하였다.
그래서 아들을 은근히 기다렸고 또 생각하되,
「내가 만일 아들을 만나서 재산을 전해준다면 무한히 기쁘고 다시는 근심이 없으리라.」
하였다.
이 때에 가난한 아들은 품을 팔면서 이러 저리 다니다가 우연히 아버지가 사는 집에 이르러 대문밖에 머물렀다. 문안으로 바라보니 그 장자가 사좌자에 앉아서 보배로 만든 궤로 발을 받들었고 바라문과 찰제리와 거사들이 공경하여 둘러 모셨으니, 값이 천만냥이나 되는 진주와 영락으로 몸을 장엄하셨고, 시중과 하인들이 흰 불자(拂子)를 들고 좌우에 시위하며 보배 휘장을 치고 번과기(旗)를 드리웠으며, 향수를 땅에 뿌리고 훌륭한 꽃을 흩어 놓았으며, 보물들을 벌려놓고 내어주고 받아들이며 이러한 여러 가지 호화로운 일들이 있어 위엄이 높고 공덕이 훌륭하였다.
가난한 아들이 그 아버지가 큰 세력을 가진 것을 보고는 곧 두려운 생각을 품고 여기 온 것을 후회하면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저이는 아마 왕이거나 혹은 왕족일 터이니 내가 품을 팔고 삯을 받을 곳이 아니다. 다른 가난한 마을을 찾아가서 마음대로 품을 팔아 의식을 구함이 좋으리라. 만일 여기오래 있으면 나를 붙들어다가 강제로 일을 시킬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빨리 그 곳을 떠났다.
그 때 장자는 사좌자에서 아들인 줄을 알아보고 매우 기뻐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창고에 가득한 재산을 이제 전해 줄 데가 있구나. 내가 이 아들을 항상 생각하면서 만날 수가 없더니 이제 스스로 왔으니 나의 소원이 만족하다. 내가 비록 나이 늙었으나 재산을 아끼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
하고 곧 사람을 보내어 데려오게 하였다.
그때 그 사람이 따라가서 붙드니 가난한 아들은 놀라서 원통하다 하면서 크게 부르짖었다.
「나는 아무 잘못이 없는데 왜 붙드느냐?」
그 사람은 더욱 단단히 붙들고 강제로 데려가려고 하자 그는 내가 죄 없이 붙들려 가게 되니 반드시 죽게 되리라 하고 더욱 놀라서 땅에 엎드려 기절하고 말았다.

아버지가 멀리서 이 광경을 보고 심부름꾼에게 말하였다.
「그 사람은 필요 없으니 억지로 데려오지 말고 냉수를 낮에 뿌려서 다시 소생케 하고 더불어 말하지 말라.」
하였다.
그 까닭은 아버지는 아들의 마음이 용렬한 줄을 알았고, 자기의 부귀가 아들에게 두려워함이 되는 줄을 알았기 매문이다.
자기의 아들임을 분명히 알지마는 일종의 방편으로써 자기의 아들이란 말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그 사람을 시켜 말했다.
「이제 너를 놓아 줄 터이니 마음대로 가거라.」
가난한 아들은 좋아라고 기뻐하면서 일어나 가난한 마을을 찾아가서 밥벌이를 하고 있었다.
그때 장자는 그 아들을 유인하여 데려오려고 한 방법을 생각하여 모양이 초라하고 보잘것 없는 두 사람을 가만히 보냈다.
「너희들은 가서 그 사람에게 넌지시 말하라. 저기 품 팔 곳이 있는데 삯을 곱으로 준다고, 그래서 그가 듣고 가자고 하거든 데리고 와 무슨 일을 할 것이냐고 묻거든 거름을 치는 일인데 우리들도 함께 일하겠노라하라.」
그 두 사람은 궁한 아들을 찾아가서 그렇게 말하였다.
그 후부터 궁한 아들은 장자의 집에 가서 삯부터 먼저 받고 거름을 쳤다.
아버지는 아들의 하는 일을 보고 가엾이 여기고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하루는 방 안에서 창틈으로 바라보니 아들의 몸은 야위어 초췌하고 먼지와 거름이 몸에 가득하여 더럽기 짝이 없었다.
그래서 곧 영락과 화사한 의복과 노리개 장식품을 벗어 버리고 때가 묻고 허름한 옷을 입어 흙과 먼지를 몸에 묻히고 오른손에 거름치는 기구를 들고 조심조심 일꾼들 있는 곳으로 가서 말했다.
「그대들은 부지런히 일하고 게으르지 말라.」
그리고 아들에게 가까이 가서 또 말하였다.
「착하다. 이 사람아, 그대는 여기서만 일하고 다른 곳으로는 가지 말라. 품삯도 차츰 올려주고 지내기에 필요한 그릇, 살 밀가루소금, 장 따위도 줄 터이니 걱정하지 말라. 늙은 일꾼이 있어서 달라는 대로 줄 터이니 안심하고 있으라, 나는 너의 아버지와 같으니 염려하지 말라.
왜냐 하면 나는 늙은이요 너는 아직 젊었으며, 너는 일할 적에 게으르거나 속이거나 성내거나 원망하는 말이 없어서 다른 사람처럼 나쁘지 아니하더구나.
이제부터는 내가 나의 친 아들과 같이 생각하겠노라.」
이렇게 장자는 그에게 호의를 베풀며 그에게 이름까지 다시 지어주고 아들이라고 불렀다.
그때 궁한 아들은 이런 대우를 받는 것이 기뻤으나 여전히 머슴살이 하는 사람이라 자처하였다.
그러므로 20년 동안 항상 거름만 치고 있었으며 그 뒤부터는 점점 마음을 믿고 뜻이 통하여 허물없이 드나들면서도 거처하기는 역시 본래 있던 곳에서 하고 있었다.
한번은 장자가 병이 나서 죽을 때가 멀지 않은 줄을 알고 가난한 아들을 불러 말했다.
「나에게는 금은보배가 많아서 창고마다 가득하였으니 그 속에 있는 재산이 얼마인지 네가 알고, 받고 줄 것도 모두 네가 맡아서 처리하라. 나의 마음이 이러하니, 너는 내 뜻을 받들어라.
왜냐하면 이제는 나와 네가 다를 것 없으니 더욱 조심해서 소홀하거나 실수하지 말라.」
비로소 그는 명령을 받고 여러 가지 금, 은, 보배와 창고를 맡았으나 밥 한 때도 그냥 먹을 생각도 없었고 거처하는 데는 본래 있던 곳이었으며 용렬한 마음은 아직도 버리지 아니하였다.
또 얼마 후에 아버지는 아들의 마음이 점점 나아져서 큰 뜻을 가지게 되어 예전에 못났던 생각을 스스로 뉘우침을 알았다.
그러다가 죽을 때가 다달아 아들을 시켜 친척과 국왕과 대신과 찰제리(인도민족의 4성(姓)의 1 귀족)와 거사들을 모이게 하고 이렇게 선언하였다.
「여러분, 이 아이는 내 아들이요. 내가 낳아서 길렀는데 아무 해에 고향에서 나를 버리고 도망하여 여러 곳으로 유랑하기 50여년이었소. 이 아이의 본명은 아무개이고 내 이름은 아무개요.
그때 고향에서 근심이 되어 찾느라고 애를 쓰던 터인데 뜻밖에 여기서 만났소,
이 아이는 참으로 내 아들이고 나는 이 애의 아비요. 이제는 나의 가졌던 모든 재산이 모두 이 애의 소유이며, 예전부터 출납하던 것도 이 애가 알아 할 것이오.」

이때에 가난한 아들은 아버지의 말을 듣고 크게 환희하여 뜻밖의 일이라 하면서 생각하기를.
「나는 본래 이 재산에 대해서는 아무런 희망도 없었는데 이제 이 엄청난 보배광이 저절로 왔구나.」
하고 기뻐하였다.』

이 비유는 불타의 일대 교설을 화엄, 아함, 방등, 반야, 법화 5시로 구분하여 비유 설법한 것인데, 아버지는 여래이고 가난한 아들은 부처님의 제자 <성문 연각>이다.
아버지의 위엄을 보고 두려운 마음을 먹고 도망한 것은 화엄경을 말씀하신 때이고, 다음 다시 돌아와서 거름을 치면서 머슴살이를 하여 삯 받는 것은 아함경을 말씀하신 때이며, 안팎으로 드나들면서 아버지를 자주 만나는 것은 방등부를 말씀하신 때이고, 살림살이를 맡아서 보는 것은 반야경을 말씀하신 때이며, 많은 재산을 물려받아 저절로 백만장자가 된 것은 법화경을 말씀하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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