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생사자의 전생이야기

의생사자의 전생이야기

분류 문학 > 불교설화모음 > 본생설화

• 주제 : 본생
• 국가 : 인도

이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적을 섬긴 어떤 비구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
『옛날 범 여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보살은 사자로 암사자와 함께 살면서 아들 딸 두 마리를 남았는데 그 아들은 이름을 의생(意生)이라 하였다.
그는 성장하여 젊은 암사자에게 장가들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모두 다섯 마리가 되었다.
의생은 물소 등 짐승을 죽여 그 고기를 가지고 와서 양친과 여동생과 그 아내를 길렀다.
어느 날 그는 목장(牧場)에 있는 기리야라는 승냥이가 달아나지 못해 머리를 숙이고 있는 것을 보고
「벗이여, 너는 왜 그러고 있느냐.」
고 물었다. 승냥이는
「주인님, 나는 당신을 섬기고 싶습니다.」
고 하였다. 의생은 좋다 하고 그를 데리고 제가 사는 동굴로 돌아왔다. 보살은 그를 보고
「의생아, 승냥이란 품행이 나쁘고 또 나쁜 버릇이 있어 나쁜 일만 권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을 가까이 두어서는 안 된다.」
고 말했으나 그는 그 말을 듣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승냥이는 말고기가 먹고 싶어 의생에게 말하였다.
「주인님, 우리가 지금까지 먹어보지 못한 것은 말고기뿐입니다. 말을 잡아 먹읍시다.」
「그러나 말이 어디 있어야지」
「저 바라나시의 강가에 있습니다.」
사자는 그 말을 따라 나가, 강물에 목욕하고 있는 말 한 마리를 잡아 등에 지고 그 동굴로 빨리 돌아왔다. 그래서 보살도 그 고기를 먹고는
「의생아, 말은 왕의 재산이다. 왕은 갖가지 마술(魔術)을 부리거나 노련한 활꾼을 시켜 활을 쓴다. 그러므로 말고기를 먹는 사자는 오래 살지 못한다. 지금부터는 절대 말을 잡지 말아라.」
고 하였다. 그러나 의생은 그 아버지 말을 듣지 않고 계속 말을 잡아 먹었다.
왕은 사자가 말을 잡아간다는 말을 듣고 성내에 말목욕장을 만들었다. 그 뒤에도 사자는 가서 말을 잡아 왔다. 왕은 마구를 만들고 그 안에서 꼴과 물을 주어 말을 길렀다. 사자는 울타리를 뛰어 넘어 마굿간에까지 들어가 말을 잡아 갖다.
왕은 번개처럼 빨리 활을 쏘는 활꾼을 불러와
「너는 사자를 쓸 수 있는가.」
고 물었다 그는 할 수 있다 하고 울타리가까이 사자가 다니는 곳에 망루(望樓)를 만들고 사자가 오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사자는 와서 승냥이를 묘지 밖에 세워 두고 말을 잡으러 위세 좋게 왔다. 활꾼은 사자가 올 때의 그 맹렬한 기세를 알기 때문에 그가 올 때에는 쓰지 않고, 말을 잡아 가면서 그 짐이 무거워 속력이 둔해졌을 때 그 뒤에서 예리한 활을 쏘았다. 화살은 사자를 꿰뚫고 앞을 지나 공중으로 날아갔다. 사자는 화살에 맞은 줄 알고 큰 소리로 외쳤다. 활꾼은 천둥소리같이 활시위를 울렸다.
그 때 승냥이는 사자 소리와 활시위 소리를 듣고
「내 벗은 화살에 맞아 죽을 것이다. 죽은 자와는 벌써 우정이란 없는 것이다. 이제는 본래 살던 숲 속으로 가자.」
사자는 빨리 달아나다가 그 말을 동굴 입구에 떨어뜨리고 그 자리에 쓰러져 죽었다.
그 친족들은 나와 그가 피투성이가 된채 상한데서 피를 흘리며 나쁜 놈과 친했기 때문에 죽은 것을 보았다. 그리고 아버지 · 어머니 · 여동생 · 아내의 순서로 다음 게송을 읊었다.』

「악한 자와 사귀는 이는
끝내 번영을 얻지 못한다.
저 횡사(橫死)한 의생을 보라.
그것은 기리야의 유혹이니라.

나쁜 벗을 둔 자식 때문에
어미는 기쁨을 얻지 못한다.
저 흐르는 피에 덮이어
뜻밖에 죽은 의생을 보라.

미래의 행복을 아는 사람과
그 친구의 말을 듣지 않는 이,
그는 바로 악한 곳에 들어가
그 재앙을 끝내 받으리.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 밑의
자리에 있는 이 섬기면
그 사람은 저보다 더욱 나쁘다.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 밑의
자리에 있는 이 섬기다가
예리한 화살에 맞아 죽은
짐승의 왕인 저사자 보라」

부처님은 이 이야기를 마치고
「그 때의 그 승냥이는 저 제바달다요, 그의 생은 적을 섬긴 저 비구이며, 그 여동생은 저 연화 색 비구니요, 그 아내는 저 케마비구니이며 그 어머니는 저 라후라 어머니요. 그 아버지는 바로 나였다.」
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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